2003년 프로입단을 해서 13년차 기사생활을 하는 제가 볼때 요즘 입단하는 후배들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신예프로기사는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졌기 때문이죠. 제가 189번째 프로기사인데 2003~2009년 당시 속된말로 시합장에 앉아만 있어도 1000만원 정도의 수입이 보장 됐습니다. 시합도 많았고 대국료도 있었죠. 성적이 괜찮은 신예기사는 1년기준 30승 이상씩 했습니다. 성적이 괜찮다면 특별히 상금을 받지 않아도 2~3천은 보장이 됐습니다. 하지만 6월23일 현재 바둑리거도 올해 20승이 아닌 20판을 못둔 사람이 허다합니다. 바둑리거가 아니라면 말할 것 조차 없겠죠. 거기에 대국료는 없다고 봐야겠죠. 밑에 600만원의 대국료를 이야기 했는데 바둑리그와 퓨처스리그를 제외하면 적은 대국료가 아닙니다. 오히려 많은편에 속할 거에요. 이건 프로바둑계 전체가 겪는 현실이기에 신예기사들만 안됐다 말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신예기사들을 안타깝게 보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최근 입단자 동향을 살펴보면 영재 입단대회를 제외한 나머지 입단자가 대부분 20세~20세 이상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시합을 나가서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가치를 증명할 시합이 없다는 문제가 신예기사들을 안타깝게 생각하게 만듭니다. 최근 신예대회는 대부분 입단연차가 아닌 나이로 제한을 짓습니다. 여기서 20세 이상의 입단자는 신예대회 출전 자격을 잃어버립니다. 그리고 전체기전 자체가 많이 줄어 들었기 때문에 나갈 시합이 없습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기존의 프로를 제치고 퓨처스나 바둑리그에 선발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나마 오더에 포함되어 나갔다 하더라도 1~2패쯤 당하면 더 이상의 출전기회를 잡기도 어렵습니다. 본인의 능력을 어필할 시합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정체되어 갑니다. 그리고 이 신예기사들은 도장사범이나 방송 등 기타 활동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선배기사들의 커리어에 밀려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죠. 애초에 커리어를 쌓을 기회가 없다시피 한 탓이죠. 제가 작년에 한 일을 보면 퓨처스리그 방송, 메지온배 해설, 열린바다 어린이대회 해설, 손근기의 포석완전정복, 개인지도 평균2.5명, 다문화센터 강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저보다 10년 정도 후배가 10년 뒤에 저만큼 활동 하기는 더 어려울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사들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은 나중에 적도록 하겠습니다. 쓰다보니 길어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