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쯤에 초등학교 때 잠깐 배웠던 바둑이 왜 갑자기 그렇게 끌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2년 정도 사귀던 여자 친구랑 헤어지고 잠깐 몰두 할 곳이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네요.

학교 에서 성적 때문에 크게 엿 먹고는.(총 맞았어요.)그런 저런 일들 때문에..그럴지도..

초등학교 때 배울 때는 14급 정도에서 그만 뒀었는데

어쩌다 한번 아버지랑 두게 되었는데 아버지(강3급)가 14급보다는 잘 두네 이러시면서,

11급 정도로 놓고 하시라고 했었거든요..

솔직히 호선바둑은 잘 못 두니까 . 그냥 14급 놓고 시작 했었는데..

그런데 이게 그게 아닌 겁니다.

인터넷 바둑 상대들이 무섭던데요..

정석이고 뭐고 아무도 안두고……. 축 장문 안 되면 (될 때도 가끔) 무조건 끊고 …….

세칸 벌리면 무조건 중간에 뛰어들고..(세력이고 뭐고 신경 안 쓰고...)

어어? 하다 보니 계속 잡히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16급이 되었더라고요.. 결국 경험이 중요한 건지..

무리수를 차근차근 응징하면서 한급 한급 올라오니 어느새 벌써 11급..

사실 약간 사기급수죠. 술 먹고 두지만 않으면 거의 이기니까..

제가 대국보다는 관전, 책 , 강의 공부를 더 많이 하는 편이라서 그런가 보네요.

(어느 날은 일어났더니 바둑판 앞에 두고 바둑책 베고 잘 때도 있던데요..)

여기 바갤도 처음에는 그냥 스갤 다니다가 가끔 들려서 리플 한줄 다는 정도였죠..

게다가 익숙하지도 않은 반말 쓰려니까.. (첨엔 디씨 분위기에 맞춰볼라고)

ㅋ 이젠 그냥 제 말투로 돌아왔습니다.

요새는 점점 여기 사람들도 익숙하고! 두 자리 급수 라이벌들도 있고!
즐거운 곳으로 점점 변해 가더니만.......전적도 400국 넘게 쌓였고...

이젠 인터넷 키기만 하면 바둑 갤러리 한 번씩을 들리게 됐네요..

어느새 그 때 헤어졌던 여자 친구도 다시 만나고...

성적도 어영부영 조금씩 오르네요..(여전히 출석률은 안 좋지만..)

삶이 조금씩 궤도를 찾아가는데
어느새 이놈의 바둑하고 바둑갤이 제 삶 한구석에 떡하니 자리 잡아 버렸네요..

어쩌실 겁니까!? 책임지세요!

허허, 어쨌든 앞으로도 즐거운 만남 가지고.. 즐거운 대국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뱀다리. 이제 넷마블에서 10급 거의 찍었습니다! 곧 타이젬으로 옮길게요!

뱀다리2. 사실 여기 바둑갤에서 저희 학교 선배님을 만났지요~ (실수카고님)

뱀다리3.짤방은 제방에 있는 바둑판이에요~ ㅎㅎ 작은 상을 받쳐서 다리있는 바둑판인척 하고 쓰고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