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坂田 수필 31, 32

SGm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9.13 00:26:49
조회 255 추천 10 댓글 0

<바둑의 예법>


전문기사의 대국에서는 명인, 본인방 등의 타이틀 보유자가 상좌에 앉도록 되어 있다.

또 단위의 차이가 있는 경우는 고단자가, 단위가 같을 경우는 선배가 상좌에 앉도록 미리 좌석이 정해져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돌을 가려야 할 때는 상좌의 기사가 돌을 쥐는 것으로 되어 있다.

아마추어의 대국에서는 그리 유별나게 구별되는 일도 없겠지만 돌을 쥐는 것은 특히 기력의 차이가 확실할 경우,

예를 들면 두 점, 석 점 바둑을 정하는 경우에는 상수가 쥐는 편이 좋을 것이다.


쥐는 돌의 수는 한 손으로 한 줌 정도가 좋다.

많이 쥘 필요도 없으나 두 세 개 밖에 쥐지 않는 것도 이상하게 여겨 진다.

전문기사들 가운데서도 그러한 사람은 있지만 손을 펴자마자 헤아릴 것도 없이 알고 만다.

하나 밖에 쥐지 않은 일도 있었다고 하지만 이 따위는 양심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쥔 사람도 그 수를 알 수 없는 것이 좋지 않을까.


스물 이상은 좀 무리를 하지 않으면 쥘 수 없으므로 열에서 스물 사이가 적당할 것이다.

지금의 기사 가운데서 많이 쥐는 사람은 기다니 9단으로서 때로는 두 번이나 쥐어 반상에 산처럼 쌓는 일도 있다.

하야시 유타로 8단도 많이 쥐는 편이다.

적은 편으로는 다카가와 9단으로서 나와의 대국에서 세 개 밖에 쥐지 않은 일이 있다.

보통은 흰 돌을 쥐지만 확실한 규정은 없다.


돌을 쥐지 않은 기사가 '정, 반' 또는 '짝수, 홀수'를 알아 맞히게 된다.

가령 '짝수, 선'이라고 말하여 짝수가 나오면 그렇게 말한 쪽이 흑을 갖는 것이다.

'정, 반' 같은 말은 도박 용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지만 그렇게 마음을 쓸 필요는 없다.

그런데 지금의 젊은 기사들 사이에선 '짝수, 홀수'라고 말하는 쪽이 많을 것이다.


돌을 잡는 법은 검지와 중지 끝에 끼워 잡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렇게 잡지 않는다고 해서 실례가 된다는 것은 아니다.

아마추어 가운데서는 잡는 법이 서투르지만 잘 두는 사람도 많다.

그래도 잡는 법이 능숙한 사람은 대체로 기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두고 있는 돌의 소리를 듣기만 해도 그 사람의 기력을 대충 알 수 있다는 사람도 있다.

나 따위는 본래 손재주가 없어서 지금도 잡는 법은 서투른 편이다.

돌의 소리가 산뜻하게 울려 퍼지지가 않는다.


그런데 누구나 할 것 없이 그 때 그 때의 기분으로 돌의 소리는 달라진다.

'이곳인가' 하는 승부수 때에 돌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자연스런 기세라고 할 것이다.

신문기전의 대국장으로 지정되는 어느 여관의 주인의 얘기로는, 돌의 소리로서 내가 승부수를 두었다는 것을 아는 모양이다.

그 돌 소리에는 살기가 넘친다고 할까, 상대에게 일격을 가하지 않으면 마음이 풀리지 않는 기합이 사무쳐 있다고 하는 것이다.

바둑은 단 한 수도 느슨하게 둘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계속 힘을 실어 두고 있었다면 

상대도 익숙해지기 때문에 정작 승부수를 둘 때 기합으로서 상대를 압도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야구에서 투수의 결정구 비슷한 것인지도 모른다.

언제나 똑같은 투구를 하고 있어서는 효과가 없어지고 만다.


얘기가 샛길로 흘렀지만 덧붙여 말하면 전에 오사카의 한다도겐 9단과 전보 바둑을 두었는데 상대가 눈 앞에 없으니 착수에 기분이 나지 않는 것이 아쉬웠다.

나의 성격은 물이라고 하기 보다 불에 속하는 편이라 훨훨 타오르는 무엇이 없어서는 아무 것도 안 되는지도 모른다.


제 1착은 보통 우상귀에 두는 것으로 되어 있다.

쭉 오른손을 뻗어서 두는데 알맞는 곳이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겠지만 그러한 관습은 몸에 배도록 해야 할 것이다.

왼손잡이로서 왼손으로 두는 사람은 좌상귀에 둘지도 모르지만 이것도 어쩔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바둑은 삼십대부터>


나는 1963년 여름 후지사와 명인에 도전해서 4:3의 접전끝에 명인위를 수중에 넣어

본인방 슈사이 명인 이래 처음으로 명인, 본인방을 한 몸에 지닌 행운을 얻었다.

또 왕좌전, 일본기원 제1위전에서도 우승하고 1964년 초에는 일본기원 선수권자 다카가와 9단에 도전하여 이것도 3연승으로 타이틀을 차지했다.


1964년은 나 개인으로서 최고의 해가 된 것 같다.

40세를 넘어서 전성기를 맞이한 것은 바둑의 세계에서 극히 드문 일이라며 바둑사(史)에 밝은 분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그러나 실은 바둑이 잘 될 때, 이른바 전성기는 다소 개인의 차는 있으되 

30 혹은 40세 정도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나는 평소에 생각하고 있다.

고금의 명인, 상수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은 가장 충실하게 강한 경지에 이른 시기가 거의 30세를 지나서였다.


장기의 세계에서는 20대에서 영웅이 나오는 예가 많은 것 같다.

기무라 명인은 20대 때 벌써 견줄만한 사람이 없었고 가토, 후타가미 8단 등은 20대의 반에도 도달하지 않은 젊음으로 일류에 올랐다.

물론 이것은 게임의 수준에 관계되는 일은 아니지만 내 생각으로는, 장기는 승부가 좁고 준엄하다.

따라서 수법의 천재적인 개발이 즉각 승부에 결부되어 그것으로 천하를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바둑의 승부는 넓고 완만하다. 몇 수의 호착만으로는 쉽게 이길 수 없다.

복잡한 변화, 수많은 기복이 종국까지 계속된다.

그 변화는 복잡다단해서 완전히 읽을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러한 곤란을 견디어 나가려면 무엇보다 인간적인 강인함과 심오함이 필요하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장기는 기술우선, 바둑은 인간우선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바둑의 전성기는 30대를 넘어서부터'라는 나의 지론은 이와같은 근거에 의한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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