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창호키즈였고, 공부를 구십년대 중후반에 잠깐 집중적으로 했었다.

재능한계를 깨닫고 접었지만 ㅎㅎ

어쨌든 그 당시 월간 바둑 해설 보면

"백14는 취향" "흑19의 협공은 이채롭다" 같은 말 자주 봤는데

그래서 보통 잘 이루어지지 않는 진행으로 흘러가는 기보도 많았었다

포석의 바리에이션이 훨씬 폭넓던 시기였다

연구부족이었을수도 있을 거다.

어느게 좋은지 나쁜지 명확히 가려내지던 때는 아니었으니..

00년 이전의 이세돌은 목진석한테 좀 자주 졌던거로 기억하는데

진짜 쉬운 길은 다 갖다버리고 이상하게 꼬고 또 꼬면서 무리하다가

두 수 늘어진 패 억지로 만들고 동에번쩍 서에번쩍 마구 붙여대면서 팻감 만들러다니고

또 어찌어찌 패 이겼지만 집부족 걸리니까 미생마 냅두고 집빨면서 버티고 ㅋㅋ

잡으러 오니까 그 타개승부로 바둑을 끝장보는 내용이 진짜 재밌긴 했다

'보통은 다들 a가 낫다고 주장하지만 이세돌은 b를 고집한다. 둘 수 있다고 여기는 듯 하다"

라는 문장도 기억남.

국면해석력이나 판단, 감각 등에서도 이세돌은 아예 다른 눈을 가지고 있는 걸까

바둑 잊어버리고 살고 있다가

최근 결승5번기가 좀 화제가 되길래 옛날 생각하며 써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