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껏 타이젬 승단을 총 4번 겪음.

그럴때마다 승단판에 들어가기앞서
이게 승단판이란 사실을 알고 두었기에 판판이 깨졌다
내 멘탈이 굉장히 약하단단 걸 알았다
나에게 실질적 득도 없고
그저 주위사람들에게나 으쓱으쓱 하는 거 외에는
별다른 의미도 없는 그 승단에 내가 이토록 흔들리는구나
새삼 몇억원짜리 판 앞에서 아무렇지않게 잘두는 프로들이 대단해보였다
3년 전 모 대학 기우회랑 5:5교류전을 한 적이 있는데
지는 쪽이 술사기였다
대국 시작부터 끝까지 심장이 너무 빠르고 세게 뛰었다.
레드불 5캔 마신 느낌
이기긴 이겼는데 개고생했고 끝나고 상대한테 물어보니
나보다 타이젬 단수가 세 단계 아래였다
와 이런 상대에게 긴장해서 이런 개고생을?
그럴리도 없겠지만 나한테 기재가 있어서 설령 입단을 한다고 해도
나는 승부를 할 체질은 아니라고 느꼈다
승부 앞에서 담대하지 못하면 끝이다
그깟 술사기가 뭐라고 그토록 떨면서 두었을까 ㅋ


옛날에 6단에서 하도 깨지다보니 짜증나서 전적을 안 보게 되었다
그저 계속 두었는데 꽤 많이 뒀음에도 안 떨어진다
그래서 슬쩍 확인해봤다
3연승을 해야만 강단을 면하는 구간이 있었는데
이걸 해낸거다
만일 3연승 해야한단걸 알고뒀으면
나는 첫판부터 졌을거다
이건 7단 승단할때도 똑같았다
6단이 어느덧 쉬워져서 자신감은 있었는데
승단판까지 가서 엄청 많이 졌다
반집지고...
그래서 다시 6승정도 더 해야하고...
승단직전 만들어놓고 승단판에서 다시 반집진적 있다
이때 바둑 일주일 접음 ㅋㅋ
근데 어느날 어느 한판을 이기니까 내 아이디옆에 7단이 써있는거다
엥? 승단판인줄도 몰랐는데?
나는 몰랐었기에 이길 수 있었던걸로 본다
모르는게 약이다
이 한판에 무언가 걸려있다고 생각하면
욕심이 앞서고 바둑은 꼬이고 초조해진다
승부를 빨리 결정짓고 싶기에
유리한 상황에서 \'아씨 왜 안 던지지\' 하는 생각이 앞서고
결국 승부를 서두르는 쪽은 질 확률이 높다
욕심버리기가 진짜 힘들다
승단, 강단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서는 곤란할 거 같다
재밌게 뒀으면 그걸로 된 거다. 그게 아마추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