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메이저 세계대회가 같은 국가 선수끼리 대진을 최대한 피하는 방식으로 토너먼트 대진표를 만들고 매 라운드마다 계속 재추첨해서 같은 국가 선수끼리 대진을 최대한 줄이고 있음. 아마 다른 나라 선수들과 경기하는게 관객들이 보기에 더 재미있으니까 그러는 것이겠죠. 과거 응씨배에서는 처음 대진표를 정하고 재추첨 없이 끝까지 갔었는데 언젠가부터 응씨배도 똑같아지더라구요.

그런데 주로 초일류들 숫자가 많은 중국에게 너무 유리한 방식입니다. 반대로 한, 일을 비롯한 다른 국가 선수들에게는 불리하다고도 할 수 있고요.

예를 들어 딩하오가 LG배에서 첫 우승을 할 때 결승전에서 양딩신을 만나기 전까지 당시 GoRatings 20위 이하인 한국 선수만 3명 이기고 결승전에 올라갔죠. 또 최근 제 10회 응씨배에서 셰커가 결승전에 갈 때 초일류라고 부를 만한 선수를 만나지 않고 결승전까지 올라가서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9회에서 준우승하여 16강부터 시작하는 혜택이 있긴 했지만요.

그래서 GoRatings같은 세계랭킹을 활용하여 재추첨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 32강부터 시작하는 대회라면 상위 랭킹인 16명이 나머지 16명과 만나도록 추첨을 하고, 16강에서는 상위 8명이 나머지 8명과 대국하도록 재추첨을 하는 식으로 라운드마다 상위 절반 vs 하위 절반 이런식으로 계속 대진표를 짜는 것입니다.

기존에 있던 방식은 아니지만 세계랭킹 1, 2위가 결승전에서 만나게 되는 확률이 가장 높은 방식이라, 정말 대진운이 아닌 실력으로 최강자를 가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정당성이 부여되고 한 세계대회에서 일단 이 방식을 시도하면 다른 세계대회들도 따를 것입니다.

또한 초일류 강자끼리 상위 라운드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커지므로 흥행면에서도 좋으니 바둑팬이나 후원 기업 입장에서도 기뻐할 것입니다.

꼭 중국을 의식해서 억지로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앞서 말한 대로 대진운이 아닌 실력대로의 결과를 추구하고 보기에 따라서 흥행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서 아이디어를 말씀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