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어머니는 박정희 정권 때 대령의 딸로 태어나 많은 혜택을 받으며 살아왔고, 한평생을 '나는 보수' 라고 칭하던 분입니다. 박정희가 최고의 대통령이고, 박근혜 불쌍하다며 대통령 한 번 해야하지 않겠냐 말하곤 했죠.



하지만 이랬던 어머니의 세계가 최순실 국정농단 이후 무너졌습니다. 처음에는 현실을 부정했지만 이내 모든 사실을 받아들였습니다.






"내가 무식하고 멍청해서 내 아들 딸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려 했구나. 미안하다."





어머니는 아직도 스스로를 진보라 칭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보수라 칭하지도 않죠. 나는 나라가 잘 되기를 바라는 국민일 뿐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하게 지지합니다.(태극기 부대와 국짐당에 대해서는 치를 떨며 극혐합니다.)





뉴스공장, 다스뵈이다를 꼬박 꼬박 챙겨보고, 유독 재밌게 본 회차가 있다면 제게 꼭 보라고 친히 링크까지 보내주시곤 합니다. (엄마! 난 다 봤지롱~) 보수 유튜버 링크를 공유하는 이모에게는 "언니 그런 거 계속 보면 사람이 이상해지는거야. 뉴스공장 들어!" 라고 한소리 했다며 씩씩거리는데 울 엄마가 어찌나 멋져보이던지요.






기레기들이 쏟아내는 쓰레기 기사에는 염병 천병 한다 화내시고, 그 밑에 달린 댓글들 때문에 심난해합니다. 알바인 건 알지만, 정말로 댓글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까봐 걱정된다고.




그래서 클리앙을 추천해드렸죠. 이후 엄마가 별 말이 없길래 아무래도 60대에게 커뮤니티는 좀 낯선가 싶어 잊어버리고 있었는데요. 최근 엄마가 클리앙 게시물들을 가족 단톡방에 올리기 시작하길래 물어봤죠.





"엄마 클리앙 재밌지?""응 재밌다~"






어제는 혼자 힘으로 바탕화면에 클리앙 바로가기를 만들었다고 자랑하시던데 ㅎㅎ 울 엄니 새로운 즐거움을 찾은 것 같아 기쁘고 뿌듯합니다 ^______^ ㅋㅋㅋ







코로나 빨리 잠잠해지면 좋겠습니다. 어머니랑 팔짱 끼고 벙커 가게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