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박종훈(30)과 문승원(32·이상 SSG 랜더스), 백정현(34·삼성 라이온즈)이 친정팀과 동행을 이어간다. 이제 각 구단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발 보강 카드는 양현종(33)만 남았다.

삼성은 15일 "FA 백정현과 계약을 체결했다"며 "백정현은 4년간 계약금 14억원, 연봉 합계 20억원, 인센티브 합계 4억원 등 최대 총액 38억원에 사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SSG는 지난 14일 2022년 스토브리그 FA 선발투수 박종훈, 문승원과 KBO리그 최초로 비 FA(자유계약선수)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박종훈은 5년 총액 65억원(연봉 56억원, 옵션 9억원), 문승원과는 5년 총액 55억원(연봉 47억원, 옵션 8억원)이다. 박종훈과 문승원은 당초 2022시즌 후, FA 선발투수 최대어로 예상됐지만 일찌감치 SSG 잔류를 선택했다. 이로써 향후 2년간 FA 시장에 대어급 투수 자원은 양현종만 남게 됐다.

반면 양현종은 원소속팀인 KIA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지난 14일 KIA와 협상에서 보장액수에 큰 이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과는 '양현종은 KIA맨'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벗어나게 해줬다. KIA를 제외한 9개 구단의 관심이 일거에 높아졌다.

물론 양현종의 시장 가치는 예전보다 떨어져 있다. 2019시즌 16승 8패 평균자책점 2.29로 맹활약을 펼친 양현종은 2020시즌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어 2021시즌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지만 뚜렷한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2015시즌부터 2019시즌까지 5시즌 연속 180이닝 이상을 던진 점도 2022시즌 만 34세에 접어드는 양현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소다. 이런 상황에서 양현종의 높은 몸값과 46억원에 달하는 보상금을 지불할 팀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KBO리그 대부분의 팀들은 선발 로테이션에서 외국인 투수에게 의존하고 있다. 국내 선발투수에 대한 목마름이 있는 상태다. 최근 KBO리그 유망주 투수들의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처럼 수요는 확실한데, 시장에 남아있는 대어급 선발투수는 향후 2년간 양현종 밖에 없다. 희소성이 생긴 양현종에 대한 시선이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원소속팀 KIA와의 협상에서 삐걱거리고 있는 양현종. 때마침 백정현부터 예비 FA 박종훈, 문승원까지 구단들의 시선에서 사라졌다. FA 선발투수 단독 후보로 올라선 양현종이 달라진 가치 속에 KIA가 아닌 타팀 유니폼을 입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