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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5.01.11 23:42:36

조회 15 추천 0 댓글 0

은밀한 밀회

어느 날 늦은 밤, 온라인 학습 커뮤니티에서 서로를 자주 보던 두 인물이 있었다. 닉네임만 보자면 꽤 독특한 취향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수특성애자"**와 **"여중딩애호가"**였다.

둘은 평소엔 다른 사람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댓글과 글로만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비밀리에 다이렉트 메시지로 소통을 이어가고 있었다.

"수특성애자 님, 이번 수학 특강 문제 푸셨나요? 너무 어려운 거 있던데요."

"아, 그거요? 어렵긴 했죠. 근데 저한테는 이런 고난도 문제가 오히려 재미있더라고요."

사소한 문제 풀이로 시작된 대화는 점점 다른 주제로 옮겨갔다. 둘은 각자 사소한 관심사와 취향을 털어놓으며 예상치 못한 공통점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사실 저는 고전 미스터리 소설도 좋아해요. 닉네임 때문에 오해받긴 하지만요."

"하하, 저도 그래요. 닉네임은 그냥 웃기려고 지은 건데요."

대화는 그렇게 깊어졌고, 결국 둘은 만나기로 했다. 장소는 동네의 한 작은 독서 카페. 카페의 한쪽 구석에는 오래된 책들이 쌓여 있고, 은은한 커피 향이 가득했다.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단서는 오직 책 한 권. **"수학의 정석"**을 들고 있을 사람이 **"수특성애자"**일 것이고, 고전 미스터리 소설을 읽고 있을 사람이 **"여중딩애호가"**일 터였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혹시…"

"네, 저예요."

서로 웃으며 다가가 앉은 둘은 닉네임이 주는 인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진지한 토론과 농담이 섞인 대화로 밤은 깊어갔고, 그들만의 공통된 세계가 하나 둘 열렸다.

그날 밤, 별다른 약속 없이도 둘은 앞으로도 계속 대화하고 만날 것을 암묵적으로 확신했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인연이 오프라인에서도 이어질 줄은 상상도 못 했지만, 그들은 알고 있었다. 닉네임 뒤에 숨겨진 진정한 자신을 서로 알아봐 준 상대가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특별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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