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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 보이스피싱 당했는데 너무 힘드네요.

ㅇㅇ(118.32) 2022.09.07 23:31:22
조회 112 추천 1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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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보이스피싱 당한 지 벌써 1주일째네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이스피싱 당해서 254만원정도 잃었습니다.

지난 1주일동안 250만원이나 잃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이걸 딱히 하소연할 곳도 없어서 여기에라도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1주일전쯤에 점심 먹고 졸려서 낮잠 자는데 갑자기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전화가 오더군요. 받으니까 여성 한 분이 자기는 서울지방지검의 김현경 검사인데 제 OOO(이름) 씨 맞나요? 라면서 이상진 이라는 사람과 이 일당들이 당신 명의로 대포폰을 개설했다. 이 대포폰을 추적해서 일당을 잡으려 하니 협조 해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저한테 카톡으로 본인 프로필이랑 검찰청 서류를 보여주는데 너무 진짜처럼 생긴거예요. 네이버에 김현경이라고 쳐보니까 검사라고 바로 나오길래 철썩같이 믿고 수사에 협조한다고 했습니다.

하.... 웃긴건 혹시 몰라서 통화하는 내내 제가 이걸 녹화를 했다는 겁니다... 그렇게 2시간동안 통화했는데 처음에 상대방이 저보고 서울중앙지검이 서초구에 있는데 직접 와서 수사를 받을거냐 아니면 지금 통화로 할거냐 뭐 이런 식으로 묻더군요.

하...진짜 이 때 그냥 직접 간다고 했으면 좀 나았을텐데 하필 제가 그 때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때라 집안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었어요.

머릿속에서는 검찰에서 전화가 왔으니 엄청 중요한거 같은데? 내 명의로 대포폰이 개설됐으면 위험한거 아닌가? 근데 지금 코로나 격리 중인데 어떻게 하지?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군요. 어쨌든 해결은 해야 할 거 같으니 그 자리에서 바로 통화로 하자고 했습니다.

하면서 그 검사라는 년이 경기도 광명시? 에서 제3금융권을 쓴 적이 있냐 중고나라에서 사기를 친 적이 있냐, 금감원을 아냐 이것저것 묻는데 전 또 뭐에 홀린거 마냥 계속 듣다가 자금추적을 해야 하니까 바로 인터넷뱅킹 들어가서 천만원단위까지의 돈이 있는지 확인하고 상품권 결제 후 핀 번호를 보내라고 하더라구요.

그걸 또 보내야 하는 줄 알고 하라는 대로 열심히 한 제가 부끄럽네요;;; 아무튼 사이트 3개를 통해서 구글 기프트카드, 컬쳐랜드로 254만원 정도를 보내게 되었고 그 뒤로 연락이 뚝 하고 끊기더라구요.

저는 그 때까지도 뭐지??? 이 생각만 하다가 그 뒤에서야 네이버에 찾아보고 보이스피싱이란걸 깨달았습니다.

바로 멘탈이 나가면서 머리가 새하얘지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일단 경찰에 신고부터 했는데 경찰은 이건 경찰서 가서 사건접수를 하셔야겠다고 했는데 제가 자가격리 중이라 못 간다고 하니 격리 끝나고 오라고 하더군요.

진짜 마음이 존나 착잡한 상황이었는데 그대로 하루가 지나고 아침에 일어나서 상품권 결제한 사이트들의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사정을 다 설명하고 핀 번호를 다 받아적어놨습니다.

이용하고 있던 은행 고객센터에도 전화해서 사정을 설명하니까 계좌 지급정지부터 해주고 결제 승인번호를 다 알려주더라구요.

경찰서에 갈 때 최대한 준비를 해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될 수 있는 한 다 준비를 했었어요.

상품권 핀 번호, 결제 승인번호, 카톡 대화내용 캡처, 카톡 대화내용 내역, 통화 녹음 파일, 보이스피싱 전화번호, 사기범이 나한테 보낸 프로필 사진이랑 검찰청 서류 등등...

다 챙겨서 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이라는 곳에 갔더니 형사 한 분이 친절히 안내해주더군요.

사정을 다 설명해드리고 준비해온 증거 자료 다 드리고 진술서 썼어요.

형사 분이 핀 번호랑 결제 승인 번호를 줘야 할거 같다 라고 해서 준비해왔다고 하니 잘하셨다고 하셨는데 그 외에 준비해온 것들도 다 드리니까 표정이 '이렇게 준비 잘하는 사람이 왜 당했지?' 라는 표정이더라구요.

저도 준비해온 자료들 내밀면서 '준비 되게 잘했네... 근데 왜 당했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진짜 쪽팔리고 부끄럽네요;;;

진술서까지 다 쓰고 마지막에 그 형사 분이랑 대화 잠깐 했는데 상품권 보이스피싱같은 경우 저같은 사회초년생에게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본인 24세)

저처럼 젊은 애들 상대로는 상품권 나이든 사람들 상대로는 대출로 유도를 해서 보이스피싱을 한다는데 그 형사 분 말로는 이게 한 번은 당해도 두 번은 안 당한다. 이번에 본인이 당한 건 검찰이라는 단어에 겁을 먹어서 당한거지 절대 멍청하고 못나서 당한게 아니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라 이렇게 위로를 해주더군요.

나말고도 당하는 사람이 많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경찰서를 나왔고 집에 와서 보이스피싱에 대한 피해가 얼마나 많은가 싶어 인터넷에 찾아보니까 수두룩 하더라구요. 41억 피해본 의사부터 광주 시장이 당했다는 사례, 보이스피싱 때문에 자살한 20대 청년, 자기 아는 옆집 의대생이랑 수십년째 자영업하고 있는 사람들도 당한다는게 보이스피싱이라던데 동질감이 느껴지더라구요...

전 보이스피싱이라 하면 개인사칭해서 할 줄 알았지 국가기관을 사칭할 줄은 진짜 생각도 못했었어요. 평소 뉴스에 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좀 찾아보니까 국가기관 사칭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솔직히 저는 이전까지 보이스피싱을 당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거 왜 당함?', '당하는 쪽이 바보 아님?'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제가 겪고 나니까 생각한 것보다 위험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한테는 이런 일 안 일어나겠지' 라는 생각도 있었는데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니까 매우 당황스럽고 오만한 내 자신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렇게 계속 마음이 먹먹한데 이게 한 번 사기를 당하고 나니 그 뒤에는 뭘 봐도 사기 관련된 것 밖에 눈에 안 들어오더라구요...

그 전까지 관심도 없었는데 직접 겪고 나서야 이러니 제 자신이 역겹기도 하고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인가 싶고 자책을 많이 하게 되더라구요.

그러다가 TV나 인터넷에서 어릴 때 수천만원 빚에 시달리며 살다가 어른 되서 산에 들어가서 사는 자연인, 3억 5천만원의 빚을 갚기 위해 10년 동안 일만 하다가 빚 다 갚고 건강악화로 사망한 사람, 보험금 때문에 몇 억을 손해보고 살해당한 사람 등등 이런 사람들을 보게 됐는데 굉장히 막막하더라구요.

'250만원이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그래도 수천만원, 수억원에 비하면 굉장히 적은 돈이고 그 돈을 잃은 사람들에 비하면 나는 양호한 상황인데 내가 지금 고작 254만원 잃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힘들어하는게 맞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런 건 모르겠고 지금 돈을 잃어서 존나 짜증나고 마음이 아프다' 라는 생각이 번갈아가면서 들었는데 후.... 진짜 어지럽네요;;; 이걸 어찌해야 하나...

이 뒤에 유튜브에서 보이스피싱 관련된 영상들 많이 찾아봤는데 진짜 제가 당했던 그 상황이 떠오르면서 부끄럽고 쪽팔리더라구요 근데 돈 잃은 것도 마음이 아픈데 사람들 반응을 보니 '저런 거에 걸리는 사람이 있음?', '걸리는게 바보 아님?' 라는 반응이 상당히 많더라구요. 예전에 저도 생각했던 것들인데 참 미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돈 잃은 것도 마음이 아프지만 이런 사기 수법에 걸렸다는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병신같아서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실제로 걸리는게 이상하다는 사람들도 많아서 진짜 제 잘못인거 같다는 생각도 여러 번 들고 진짜 막막하기만 합니다.

이걸 떨쳐버리고 잊고 살고 싶은데 마음대로 잘 안 되서 문제입니다.

잃었던 254만원은 제가 군생활하면서 모은 군 적금의 일부분이었는데 그래서 더 신경이 쓰이기도 해요.

하...진짜 잔혹한 세상이네요;;;

진짜 쪽팔린 얘기라고 생각해서 가족들이랑 친구들한테도 얘기 못해서 디시에라도 글을 썼는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사례를 보고 여러분은 보이스피싱 안 당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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