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미국프로농구) 하부리그 NBDL에서 뛰고 있는 방성윤(23ㆍ로어노크)은 요즘 살 맛이 난다. 　올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자신을 지명한 부산 KTF의 지극정성 때문이다. KTF의 김기택 사무국장과 정선재 홍보팀장은 최근 미국으로 건너가 방성윤의 근황을 살펴보고 왔다. 　미국 방문 첫 날부터 김 국장과 정 팀장은 입이 떡 벌어졌다. 팀 동료와 함께 기숙사같은 방을 쓰고 있는 방성윤의 세간이 너무 형편없었던 것이다. 이른바 밥 숟가락 하나만 달랑 있다고 할 정도. 　그래서 주뼛주뼛거리는 방성윤을 억지로 끌고 근처 대형 할인점에 가서 식기세척제부터 목욕수건에 이르기까지 세간을 장만해 줬다. 여기에 달리 KTF인가. 김 국장은 공짜 휴대폰을 쥐어주고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하라"고 격려하고 나서야 발길을 돌릴 수 있었다. 　이후 방성윤은 틈만나면 정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경기결과를 보고하거나 수다로 객고를 풀기도 한다. 그러던 지난 주말 정 팀장은 방성윤으로부터 눈물겨운 전화를 받았다. 전기밥솥 하나 갖는 게 소원이라는 말이었다. 가공된 즉석쌀밥에 물려서 직접 지은 밥을 먹고 싶기 때문이란다. 　정 팀장은 "비쌀 것 같고, 염치도 없어 보일 것 같아 진작에 말을 못했다"는 방성윤의 사정설명에 그만 눈시울이 붉어지고 말았다. 더구나 부모님이 만리타향의 자식 걱정하실까봐 집에다가는 무조건 잘 지내고 있다고 한 데다 직접 장만하려고 해도 숙소가 외진 곳에 있어 시즌중에 짬을 내기가 어렵다는 게 아닌가. 　정 팀장이 6강 플레이오프 첫 경기를 준비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밥 잘되는 밥솥을 사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것도 이 때문이다. ---------------- 식기세척기와 목욕수건....그리고 밥통을 얻어먹은 방가는 반드시 돌아온다. 오지도 않을거면서 밥통 사달라고 했으면 횽이 용서치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