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팀 3급 정보] ○…“우리나라에서 이런 경우가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난 2003년 4월 27일.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NBA 플레이오프 4차전이 열린 경기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경기에 앞서 미국의 국가 ‘성조기여 영원하라’를 부르던 소녀가 국가를 부르던 도중 가사를 까먹은 것. 당시 13살이었던 나탈리 길버트(Natalie Gilbert)는 TV로 자신의 모습이 생중계된다는 사실에 긴장한 나머지 노래를 잇지 못했다. 놀라운 순간은 바로 다음에 이어졌다. 관중들이 큰 환호와 함께 박수를 보냈으며 포틀랜드의 모리스 칙스(Maurice Cheeks) 감독은 달달 떨고 있던 이 작은 소녀를 위해 벤치에서 달려와 옆에서 끝까지 함께 노래를 불러준 것. 비록 화음도 엉망이었고 경건해야할 자리도 깨졌지만 이 소녀와 장신의 흑인감독은 국가를 함께 부른 뒤 서로 격려의 포옹을 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미국인들도 물론 격려의 박수와 함께 여유있는 미소를 던졌다. 한 네티즌이 이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하며 우리나라에서 같은 장면이 연출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궁금하다는 글을 올려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다. SLR클럽(www.slrclub.com)의 ‘다양한 사람들’이라는 회원은 “지금과 같은 (민족의식이 고양된) 분위기에서 애국가를 까먹으면 어떻게 될까요”라는 다소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다양한 의견이 올랐다. 회원 ‘AWOL’은 “미국이 다 좋은건 아니지만 저런 부분은 참 좋은거 같다”고 적었으며 ‘흔들린 우동’은 “우리나라에선 미국보다 더 감동적인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모두 기립해서 애국가를 부를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한 회원은 “좀 아쉽지만 인터넷에 바로 관련 소식이 뜨고 욕이 수십 페이지는 올라올 듯 싶다”는 댓글을 달았다. 회원 ‘CozyrooM’는 “성의가 없어서 가사를 까먹은 것도 아닌데다 저런 꼬마가 실수하는 건 웬만하면 봐준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별 탈 없을 것”이라고 썼다. 한편 마음씨 고운 감독의 격려 탓인지 3연패를 당해 벼랑끝에 몰렸던 포틀랜드는 이날 경기에서 댈러스를 98-79로 대파하고 귀중한 1승을 낚았다. 쿠키뉴스 김상기기자 kitting@kmib.co.kr 기사는 오늘잔데 저경기는 좀 됐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