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죽음을 앞 둔 30대 초반..인생 실패자 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 글이 될듯 하네요..

저는 오늘을 마지막으로 죽으려 합니다..
그래도 죽기 전 넋두리 라도 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한편으론  도움의 손길을 바라고 올리는
글이기도 하지요.. 사실 정말 죽기 싫습니다...

올해 도지코인 열풍이 불때 뭣도 모르고
코인에 발을 들인게 이렇게 될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처음엔 몇십, 몇백.. 이젠 손 쓸수 없을 지경으로 빚더미에
앉게 되었습니다.. 당장 수요일까지 지불해야 하는 자금..
번듯한 직장에 재직중이긴 하나 끝이 보이지 않는 길...
도저히 방법이 없네요..

정말 너무너무 사랑하는 아내..
말기 판정을 받고 암투병 중이신 아버지...
그 흔한 옷 한벌 사입지 않으시곤 평생 고생만 하신 어머니..
못난 형 뒤치다꺼리 해주는 동생.,
아직 하고 싶은말도.. 해주고 싶은 말도 너무 많이 남았는데...

미안합니다.. 만약..정말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그때도 제 가족이 되어 주시면
그동안 하지 못했던말, 하지 못했던 일 두고두고 갚으머 살겠습니다..

7년의 연애 끝에 올해 결혼을 했고, 함께한 두달이란 시간 하루하루 행복했어
퇴근 후 드라마에 술 한잔 기울이며 하는 저녁식사...
산책로가 없어도 두손 꼭 잡고 걷던 동네 곳곳..
꽃 한송이 선물에도 세상을 다 가진것 마냥 좋아해 주고..
벚꽃이 필때면 트렁크에 앉아 먹던 도시락..
낙엽이 떨어지면 작은 두손으로 주워담아 하늘높이 던지며 행복해 하던 너..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한없이 여리고
착한 너를 두고 이렇게 무책임하게 떠나려 하니 하염없이 눈물만 나네...
미안하다고..사랑한다고.. 지난 날들을 돌이켜 보면 아쉬움 투성이네..
정말 사랑했어..고마워.. 정말 미안해..

그리고 우리 가족..
가족사진 한장이 없어 늘 아쉬웠지만
이번 결혼식을 통해 볼수 있는게 참 좋네..
아빠, 엄마 단어만 생각해도 울컥할 정도로
못난 아들이었는데.. 또 이렇게 씻지 못할 상처만 주고 가네..
이번에 다같이 김장하며 그렇게 좋아하던 아빠, 엄마..
정말 힘든 시기들도 많았고, 소박한 일상에서의 행복함도 참 많았던거 같아
이 작은 행복을 조금 더 일찍 알았다면..
아빠도, 엄마도 아프지 않았을텐데...
그 힘든 항암을 홀로 견디는 아빠..내가 그 고통을 다 가져갈수 있으면 좋을텐데..
평생을 고생만 하는 우리 엉마..따뜻한 포옹한번.. 손 한번을 못잡아 본게
너무너무 한스럽네.. 그동안 감사했고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하나뿐인 내 동생.. 이렇게 큰 짐을 남겨두고 가게되어
정말 미안하다. 진짜 못난 형 이지만 항상 친구처럼 때론 형처럼..
이제 너도 결혼을 하게 될텐데 그 누구보다 형이 축하하는거 알지?
꼭 행복했으면 좋겠다.  꼭..
평생을 부탁만 하는 형이.. 또 부탁만 남기고 가네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있지만 엄마, 아빠 꼭 잘 챙겨줘..
같이 식사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절대 무너지면 안돼..


쇼파에 앉아 마지막 인사를 남기던 오늘
드라이브가 하고 싶다던 아내의 말에
근처 강가에 다녀 와서는 잠에든 아내를 앞에 두고
아무도 관심 없을 제 이야기를 이렇게 두서없이 남깁니다..

부탁드립니다...정말.. 살고싶습니다..
혹여라도 저에게 금전을 빌려주실수 있는 분이 계시다면
만나뵙고 무엇이던 작성 하고 성실히 변제 하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한번만 살려주세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