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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아이돌씹덕 에필로그: 신게키 해산공연
* 지금까지는 버려져있던 갤이라 굳이 여기를 신경쓰지는 않았는데 최근에 보니 다들 처음보는 사람들이지만 이주민들이 또 들어오는게 신기하다앞으로 지하아이돌 관련해서 딱히 더 후기 쓸 일이 있을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이 갤러리의 실질적인 초대 갤매로서 마지막 글은 여기에 남기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었다---------------------------------------------------------------어쩌면 그때 이미 정해져있던 것일 수도 있다작년 8월 원정 밤샘 라이브에서 체키 찍는 순간에 멤버들이 한달 뒤 7주년 공연 올거냐고 묻는다"미안해 9월에는 유럽 출장이 있어서 이번에 7주년 공연은 못올 것 같아"그리고 한 달 뒤 에비스에서 있었던 7주년 공연이 끝나고 다음날 곧장 공식 사이트에 공지가 올라온다2023년부터 팀의 활동 방향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다는 것, 그리고 그 시기는 공교롭게 나를 비롯해서 신자 (神者; 신게키 오타쿠들을 지칭하는 용어)들도 말은 안하지만 머리 속에 슬슬 마지막에 대해서 그리면서 마음의 준비를 시작했을 때였다갑작스러운 공지였지만 슬프거나 분노하지 않았다사람이 모두 죽듯이 아이돌은 언제가 활동을 중단한다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호상을 당하는 게 좋듯이, 해산을 피할 수 없다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시점에 모두가 아프지 않은 방식으로 해산하는 것이 최선이다얼마 후 Zepp Shinjuku 파이널 공연에 대한 공지가 올라온다아래 쪽은 볼 필요도 없이 SSS티켓의 가격만 확인한다10만엔이라...... 그래도 생각보다 비싸게 부르지는 않네......아마 저 거지같은 특전을 붙여놓고 10만엔씩이나 받는 걸 누가 사는지 궁금한 사람이 있을텐데, 오타쿠들은 자기가 어느 급의 티켓을 사줘야만 하는지 구구절절 얘기를 듣지 않아도 잘 안다 (나도 SS티켓이 3만엔이었는지 5만엔이었는지 이 글을 쓰려고 저 사진을 찾아보면서 기억이 났을 정도니 SSS말고 다른 걸 살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100만원짜리 티켓을 100명이 사면 입장료만 벌써 1억이고 이 정도면 이론적으로는 마쿠하리 메세도 빌릴 수 있다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수수료 5%만 해도 어지간한 티켓값보다 비싼 5000엔인데 내가 31번째라니, 현장에서 직접 산 사람이 훨씬 많을테니 SSS 티켓을 산 사람이 150명은 된다고 추정했는데 과연 그건 사실이었다출국하기 1주일 전부터 발뒤꿈치에 심한 통증이 느껴져서 병원을 찾았더니 아킬레스건염이라고 한다걷는 것도 힘든데 겐바에서 뛸 수 있을까 특전회 줄은 설 수 있을까 걱정이 심했지만 오타쿠 선배가 이런 말을 해준다"오타쿠는 겐바에서 죽어야죠"과연 그렇다설연휴 직전이라 회사에 휴가 내기도 미안한 타이밍이지만 시발 니들이 설마 날 잘라? 하는 기분으로 무턱대고 항공기, 호텔 예약을 진행한다우선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 간략히 팀을 소개한다신게키 (神使轟く、激情の如く。신시토도로쿠 게키조노고토쿠)는 2017년 9월 30일 Twinbox AKIHABARA 원맨으로 데뷔한 8년차 6인조 아이돌이며, 리더 짓쿠리 코토노 (実久里ことの)를 포함해 이쿠가키 이모코 (生牡蠣いもこ), TiNA까지 3명의 클린보컬, 랩 담당 후츠카 요이코 (二日よいこ), 스크림 담당 미카사 에바 (三笠エヴァ), 데스보컬 담당 루이센 아마네 (涙染あまね)로 구성되어 있다아래 프로필 사진 순서대로 왼쪽부터 아마네, 요이코, 이모코, 코노토, TiNA, 미카사음악은 기본적으로 메탈코어에 기반한 것으로 보이는데 EDM이나 재즈같은 다양한 장르가 혼합이 되어 있는데다가 곡의 전개가 워낙 예측불가능한 방식으로 진행이 되어서 초보자들에게는 음악 자체가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다의외로 7년이 넘게 활동한 팀 치고 멤버 변동이 크지 않은 편인데, 초기에 짧은 기간 활동했던 멤버들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2020년 여름 페어리 카나메 (妖精かなめ)의 졸업 외에는 멤버변동이 전혀 없었고, 아이돌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쯔나가리 논란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초기 멤버 중에는 의심스러운 멤버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 어쨌든 운영이 모든 멤버들을 다 좋게 내보내준 편이다)카나메 조차도 당시 여자 오타쿠가 스토킹을 너무 심하게 하는 사태만 없었다면 지금 7명으로 해산 라이브를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활동 중단 이후에도 좋은 모습으로 공연장에 관객으로 등장해 주었었다 (심지어 한동안 신게키 공식 프로필에 활동만 하지 않을뿐 영구결번처럼 카나메는 영원한 멤버이기 때문에 신게키는 7인조라고 주장한 기간도 있었을 정도)참고로 카나메는 아이돌을 그만둔 지금 카나메 아이 (要あい)라는 이름으로 그라비아 아이돌과 레이싱모델 활동을 하고 있으며, 용과같이 7외전에 캬바컬로 등장한 이력도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공연 당일 사전물판 시간인 3시보다 꽤 여유있게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100m도 넘게 줄을 선 신자들이 대기하고 있다이런 대형공연에서는 종연후 물판에 몇 장 못찍는게 상식이기 때문에 사전물판에 최대한 많이 찍어두지 않으면 답이 없다2시간 예정된 사전물판 시간인데, 체키권을 구매하는 줄에서만 50분을 소모했고 남은 1시간 10분을 잘 활용해 3명과 체키를 찍는데 성공하는 쾌거를 달성한다 순서대로 요이코, TiNA, 미카사사전물판도 지연되고 공연입장도 지연되는 바람에 20여분 늦게 공연은 시작되었다너무 많이 팔려서 쾌적함과는 거리가 멀어진 SSS 구역도 150명은 족히 넘는 신자들이 들어찼다고개를 들어 윗층의 관계자석을 바라보니 가장 앞쪽 전망 좋은 곳에 전 멤버 2명이 약간의 거리를 두고 서 있었다카나메가 와 있었고 그 옆에 모모 (魔城もも)가 서 있었다카나메 얘기는 위에 했고, 모모는 데뷔 멤버로 시작했다가 2018년 7월에 1년을 못채우고 탈퇴했는데 팀 활동할때도 완벽한 비주얼 담당의 멤버였고 졸업 이후에는 VIP급 데리헤루 여성이 되었다 (내 인생이 아니니 아무런 코멘트는 하지 않겠지만, 지금도 다양한 AV배우 및 거물급 아이돌들과 교류가 있다)졸업 이후 모모가 공연장에 나타난 건 처음인데 최근에 '내가 불렀던 파트를 다른 여자애가 부르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얘기한 적 있다다소 지연되기는 했지만 정말 비장한 각오로 등장한 멤버들과 아드레날린이 최대로 분비되는 신자들의 공연은 그 자체로 순도가 높았다원정 직전부터 발의 통증으로 같이 뛰지 못하는게 천추의 한이었지만, 그 아프던 발이 공연 시간 내내 별 통증없이 서있을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다는 것만으로도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신자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열광적이었고 최전에서 늘 목숨을 걸도 뛰던 TO급 신자들의 면모는 언제나와 똑같았다공연은 앙코르 없이 끝나고, 이미 20분 넘게 지연된 공연의 물판에서 사전물판에 못찍은 3명의 멤버를 다 찍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였다이미 공식 계정에는 물판 시간 종료후 이케부쿠로 SOUNDPEACE에서 끝장 물판을 진행한다는 공지가 있었다다만 1시간 30분을 가장 팬이 많은 아마네 줄에 서있다가 내 앞에 한 6~7번째 되는 사람에서 운영이 끊어버렸다죄송하지만 이케부쿠로에서 보자고 하는데, 솔직히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었기 때문에 화도 나지 않았다말로만 듣던 풀루프 0장을 여기서 당하다니 언제나 위치선정에 탁월하다고 자부했던 나로서 황당한 경험이었다오늘 나의 일정도 나머지 3명과 다 찍기 전에는 종료되지 않는다근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이케부쿠로로 이동했더니 이케부쿠로에도 이미 입장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이미 오늘 일정 시작한지 9시간이 훌쩍 넘은 상황이었고, 나와 마찬가지로 줄서있는 신자들의 얼굴도 이미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하지만 이런날 체키를 찍지 않고 돌아간다는 그 자체가 오타쿠로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체력 싸움은 끝났고 이제는 정신력의 시간으로 돌입한다오픈되자마자 제일 난이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마네의 줄에 선다대충 앞에 선 사람을 눈대중해보았더니 이 정도면 1시간 이내에 아마네와 체키를 찍을 수 있을 것 같다그럼 곧장 이모코로 이동했다가 마지막에 오시 코토노와 찍고 마무리하는 것으로 동선을 그렸고 그대로 실천했다오타쿠도 이렇게 힘든데 아이돌의 체력은 이미 한계상황을 넘었을 것이다이제 의자에 앉아서 체키를 찍어주기 시작한다아마네, 이모코, 코토노 순으로 오늘 고생했다고 한마디 하고 몇 시간 뒤에 애프터파티에서 다시 보자고 말하며 체키를 찍는다드디어 전멤버 원턴을 돌고 시간을 확인했더니 새벽 2시 30분이 넘어있었다낮에 호텔을 나온 시간으로부터 12시간이 넘은 시점이고 택시타고 호텔로 가려면 20분은 족히 걸릴 것이다아직도 체키를 찍기 위해 줄서있는 100명이 넘는 신자들은 아마 새벽까지 버티다가 돌아갈 생각일 것이다아픈 발로 그 오랜 시간을 버티고 있던 나는 피로가 너무 심해서 오히려 아픈 허리를 두드리며 새벽 4시가 넘은 시간에 잠이 들고 말았다 (용량 문제로 2부에서 계속)- 지하아이돌씹덕 에필로그: 신게키 해산공연 (2부) [시리즈] 지하아이돌씹덕 에필로그: 신게키 해산 · 지하아이돌씹덕 에필로그: 신게키 해산공연 (1부) (1부에서 계속)다음날 저녁 SSS티켓 구매자들에게만 나눠준 초대장을 들고 가부키초로 향한다늘 돌아다니는 캬바쿠라 밀집한 거리에 있는 익숙한 장소에서 오늘의 애프터파티가 진행되는데, 거의 시간맞춰 도착했더니 역시나 100명 되는 신자들이 줄을 서 있다SSS티켓 자체가 150장 정도 팔린거 같은데, 불가피하게 못오는 사람 제외하고 100명 넘는 신자들이 참석하게 되어 있다갑자기 2019년 9월 30일 지금은 없어진 Zepp DiverCity에서 2주년 원맨공연을 마치고, 그 다음날인 10월 1일 역시 지금은 영업을 안하고 있는 VenusFort에서 진행된 원맨 애프터파티가 생각난다역시 당시 S티켓 구매자들 대상으로만 진행이 되었는데, 총 구매자 50여명 중에서 일정이 안되서 못오는 사람을 빼고 30명 조금 넘는 사람들이 참석했었다그날 아이돌 오시와 처음으로 한 테이블에 앉아서 밥을 먹었고, 오시를 바로 눈앞에 두고 체키메시를 했고,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응원봉에 처음으로 오시의 사인을 받았으며, 오시의 사복센스를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신게키는 그때 이후로 TO급 오타쿠그룹의 규모만 3배 이상 성장했다는 얘기고, 그날 애프터파티에 참석했던 사람 중에 오늘도 온 사람은 나를 포함해서 3명 밖에 남지 않은 것 같았다딱히 먹을 건 없지만 진토닉 한 잔을 곁들여 적당히 먹는다요즘 애프터파티에 참석해 보면 빠지지 않는 빙고 게임아무래도 많은 인원을 앉혀놓고 상품 나눠주기에 진행이 쉽기 때문에 아이돌오프회에 빠지지 않는 게임이 되었다다양한 사인 굿즈들이 경품으로 등장했는데, 거의 20명 넘는 당첨자가 나오는 동안 나는 저렇게 헤매고 있었다테이블에 신자가 10명씩 앉아 있으면 멤버들이 한 명씩 테이블을 로테이션하는 시스템이고, 신자들은 각자 누구의 오시인지 확인을 한 후 오시멤버가 올때마다 적극적으로 자리를 바꿔주며 서로 밀어주고 있었다내 옆에 앉아 있는 젊은 남성은 실제로 일본에서 개그맨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고, 내 맞은편에는 이 해산 라이브를 보기 위해서 멀리 아르헨티나에서 온 신자가 있었다 (시발 처음에는 한국에서 왔다는 것만으로도 먹히던 시절이 있었는데, 한국에서 왔다는 건 이제 명함도 내밀수가 없다)마침내 코토노가 우리 테이블로 오니 테이블의 신자들이 코토노 옆자리를 비워주며 자리를 바꿔 주었다사복입은 오시의 모습은 언제봐도 예뻤다나 : 코토노는 확실히 하얀색 옷이 잘 어울리는 거 같아코토노 : 그건 오늘 옷 예쁘다는 얘기?나 : 난 아직도 코토노를 처음 본 그 순간이 기억나. 세상에 이렇게 예쁜 여자가 있구나 생각했다니까 ㅋ다른 신자들이 처음 만난게 언제냐고 물었다2018년 8월이니까 이제 정확하게 6년하고 반 정도 되었나요?지금 주축이 된 오타쿠들은 대개 4년, 5년된 친구들의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6년 넘어가는 사람들은 엄청 고참 대접을 받곤 한다휴대폰에 저장된 코토노와 찍은 첫 체키를 찾아서 모두들에게 보여준다2018년 8월 2일그때는 지하아이돌이란걸 거의 모를 때였는데, 스승 중에 신게키를 적극 추천하는 분이 한 분 계셨다저날은 TIF2018 하루 전날인데, Tokyo Idol Festival이 워낙 무대도 많고 출연팀도 많아서 동선이 안맞는 팀들을 미리 보는 차원에서 하루 전날 시부야 O-east에서 진행되는 타이반을 찾아갔다그날 신게키 세트리스트의 마지막 곡은 Zepp 파이널 공연 타이틀과 똑같은 "선전포고 (宣戦布告)" 였다신게키의 모든 노래는 멤버인 이모코가 작사를 하는데, 아이돌 활동 자체가 나약했던 과거의 자신에 대한 선전포고라는 내용의 노래로 공연 후반부에 멤버들이 무대에 모두 난입해서 뒷짐지고 있는 오타쿠들만 무대 중앙으로 끌고가 투스텝 시키고 모든 관객들이 어깨동무하고 빙빙도는 부분이 있다정말 별생각없이 구경하러 갔다가 그 부분에 멤버들에게 가운데로 끌려갔다 온 다음 알 수 없이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재! 밌! 다!당시의 MV는 삭제되고 코로나 시기에 무관객 라이브 버전으로 새로 올라온 영상을 참고하면 그 곡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뭔가 흥분된 상태로 물판에 나갔더니 그때 스탭이 자리를 비웠는지 코토노가 앉아서 체키권을 팔고 있었다발매된 CD 전종류를 다 구매하고 공식티셔츠, 공식타올 같은 굿즈를 다 산 후에 체키권을 멤버당 한 장씩 달라고 했더니, 코토노가 안경낀 얼굴로 지긋이 올려보며 "하지메떼?" 하는데 그 순간 그 목소리, 그 눈빛...... 정말 가슴속으로 내 심장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이 모든 짓거리의 시작이었고 TIF 일정은 다 망가져서 모든 동선이 신게키 중심으로 재편된다그리고 좀 웃긴 얘기긴 한데 나는 신게키 FC 공식 고참증명증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그리고 역시 빠지지 않는 특전회 시간사복 입은 모습을 찍을 수 있는 체키는 무조건 찍는 것이 좋다내가 일본 아이돌 쫓아다닌지 오래되었지만 끝까지 실드치기 어려운 것이 그 특유의 적응안되는 의상인데, 사복을 입은 모습을 볼 때마다 시발 이 인더스트리는 왜 애들을 더 못생겨보이게 하는 의상만 들고 오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순서대로 요이코, 이모코, TiNA, 코토노, 미카사, 아마네멤버들도 어제 특전회 마치고 다시 애프터파티까지 달리려면 엄청 힘들 것이다멤버들 모두에게 어제, 오늘 너무 수고했고 내일은 푹 쉬라고 한 마디 했다그리고 이것이 다른 멤버들과의 마지막 체키임을 직감하고 멤버들에게 작별 인사도 전했다멤버들 모두에게 처음 봤을 때보다 다들 더 예뻐졌다고 말했는데, 이게 칭찬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다하지만 항상 어제보다 오늘이 더 예쁘게 느껴진, 그래서 언제 만나도 더 좋았던 친구들이었던 것은 사실이다그리고 멤버들 모두 이후에 아이돌 활동은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 같았으나 나중에 마음을 바꾸는 친구들이 많으니 그건 지켜볼 일이다물판에 줄을 서있는데 고참 신자 한 명이 이런 얘기를 꺼낸다"소년 소녀였던 신자들이 어느새 다들 멋진 어른이 되어 있네"그 말을 하는 신자 본인도 30대 초반에서 이제는 40이 되어 있었고, 20살에는 양아치처럼 하고 다녔던 고참 하나는 이제 단정하게 머리를 깎고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시간이 많이 흐르고 모두들 현생에서 조금씩 현생에서 성장했으나 신게키와 신자의 관계는 이렇게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하루의 휴식을 취하고 토요일에 마음의 고향인 이케부쿠로 SOUNDPEACE에서 신게키의 직계 후배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데스데스 (魔訶不思議変革者-デスデス-)와 2회에 걸친 투맨 공연이 있다지저 아이돌의 산실이라고 알려진 이 공연장은 신게키의 소속사가 운영하는 공연장인데, 규모가 작아서 의미있는 공연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그래도 신게키가 이 무대에 서는 마지막 모습을 보고가지 않을 수는 없었다참고로 나는 코로나 시국에 이 공연장 리뉴얼 크라우드 펀딩할 때 3만엔이라는 돈을 낸 적도 있어서 나름 많은 추억을 묻어두고 있었다다만 앞으로 여기를 또 올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공연보다는 공연장 여기저기를 둘러보는데 더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코딱지만한 공연장에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신자들이 몰렸고, 초기곡 중심으로 진행된 공연은 뭔가 알 수 없는 뭉클함을 불러 일으켰다오늘도 인구밀도는 엄청났고, 줄서서 체키권을 사는데만 40분이 걸렸다전 멤버와 한 장씩 찍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니 코토노만 찍고 물러서기로 한다나 : 그 의상은 게임 캐릭터 의상이야?코토노 : 응, 근데 사실 난 게임은 안해나 : 아이돌 그만두면 할 거 없는데 게임도 해봐 ㅋ코토노 : 고양이랑 놀면 되잖아나 : 아이돌 그만두더라도 코토노한테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코토노 : 뭔데?나 : 나중에 코토노 결혼할 때 나도 결혼식에 초청해줘 ㅋ코토노 : ????? 결혼? 그런거 아직 생각해 본 적 없어서......나 : 혹시 하게되면 말야 ㅋ 난 코토노가 뭘하든지 정말로 행복했으면 좋겠어그리고 그 다음 날인 일요일이날은 같은 회사 후배 그룹 4팀과 순차적으로 4번의 투맨 공연을 갖고, 지금까지 신게키가 발표한 전곡을 부르는 공연이 있다추억의 장소, 그리고 전곡 라이브로 이어지는 마지막의 흐름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이후에 파이널 오프회, 파이널 체키회라는 이벤트가 있기는 하지만 공연은 오늘의 4부 공연이 진정 마지막 공연인 것이다어제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많은 신자들이 다이칸야마 SPACE ODD에 모였다역시나 공연장 규모에 비해서 사람이 너무 많이 들어차서 숨쉬기 힘들었지만 신자들의 텐션은 끝으로 갈 수록 이상하게 더 강해졌다그리고 정신없이 뛰던 4부의 어느 순간 코토노와 TiNA가 조용하게 포문을 열기 시작한다例えばこの先にさよならが待とうとも (타토에바 코노 사키니, 사요나라가 마토오토모)예를 들면 이 앞에 안녕이 기다려도共に戦った日々を誇れるような 道だけ選んだ (토모니 타타캇타 히비오 호코레루요오나 미치다케 에란다)함께 싸운 날들을 자랑할 수 있는 길만 택했다まだこれからなんだ 常識やセオリーその先へ (마다 코레카라나다 조오시키야 세오리이 소노 사키에)아직 지금부터야 상식이나 이론 그 너머로2019년 9월 30일 2주년 원맨에서 발표된 "Supernova"신게키가 비로소 안정적인 체제를 갖춘 시점에 발표된 신자들의 앤썸이다공연장에 존재하는 모두가 이것이 신게키가 불러주는 마지막 곡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지금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내 눈에서 멈춰지지 않는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헤어지는게 슬퍼서 흘리는 못난 눈물이 아니었다내 가슴이 정말 뜨거웠던 인생의 7년이 마무리 되는 것에 대한...... 그 어떤 단어로도 설명할 자신이 없는 미묘한 감정이었다신게키를 만나기 전의 내 인생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인생이 너무 재미가 없었다재미가 없으니 더 열심히 무엇을 할 수도 없었고 어느 순간 인생이 헛돌기 시작하는 느낌이었다그러나 신게키를 만난 후 나는 덕질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목표로 현생을 더 열심히 살았다그 덕분에 그때보다 돈도 훨씬 많이 벌고, 일하는 부분에서도 주변에서 크게 더 인정을 받는 나로 성장할 수 있었다누구는 현실을 잊기 위해 덕질을 하고 누구는 덕질을 더 많이 하기 위해서 현실을 더 열심히 산다나한테 덕질은 인생이 더 재밌어지고 더 풍요로워지는 계기가 되어주었고, 아주 초기에 '너와 함께 각자 현생에서 성공하는 덕질을 하겠다'는 코토노와의 약속은 비교적 잘 지켰다고 자부한다君が道に迷ってもどこにいても真夜中照らすように (키미가 미치니 마욧테모 도코니 이테모 마요나카 테라스요우니)네가 길을 잃어도 어디에 있어도 한밤중에 비추듯ここで光ってるから 歌ってるから いつか叶えるから (코코데 히캇테루카라 우탓테루카라 이츠카 카나에루카라)여기서 빛나니까 노래하고 있으니까 언젠가 이룰 수 있으니까何度間違えても 何度繰り返しても また分かり合える気がするんだ (난도 마치가에테모 난도 쿠리카에시테모 마타 와카리아에루 키가 스룬다)몇번을 틀려도 몇번을 반복해도 다시 알게 될 것 같아約束を必ず迎えに行く (야쿠소쿠오 카나라즈 무카에니 이쿠)약속을 꼭 맞이하러 간다その為 諦めた夢も託された夢も 全てを共に叶えたいんだ (소노 타메 아키라메타 유메모 타쿠사레타 유메모 스베테오 토모니 카나에타인다)그 덕분에 포기한 꿈도 의탁한 꿈도 모든 것을 함께 이루고 싶어挑戦も未来も怖くなんてない 君がいるなら (초오센모 미라이모 코와쿠 난테나이 키미가 이루나라)도전도 미래도 두렵지 않아 네가 있다면노래가 끝을 향하면서 멤버들도 울먹이기 시작했고, 노래의 종료와 함께 멤버들 모두 손을 잡고 신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함께하는 그 기간 동안 지치고 힘들 때 언제라도 훌쩍 일본으로 건너가면 항상 한결같이 무대에 서있던 신게키를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뭔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그리고 코토노의 체키 줄에 섰는데 마침 뒤에 재작년 마쿠하리 메세 공연 이후 15만엔짜리 티켓을 산 신자들 대상으로 진행한 프라이빗 애프터파티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분을 만났다나 : 앞으로도 아이돌 보러 다니실건가요?신자 : 글쎄요...... 코토노를 넘어서는 오시를 만들고 싶지는 않네요나 : 저도 당분간은 좀 쉬어야겠어요 코토노가 없는 일본에 오는 것이 이상하네요신자 : 코토노는 정말 좋은 오시였죠?나 : 맞아요 근데 왜 저는 이렇게 눈물이 멈춰지지 않는거죠?마지막 공연은 특전회 규정이 1회에 1장으로 제한이 되어 있었기에 빠른 속도로 내 차례가 왔다눈물을 흘리며 오시 앞에 서다니 부끄럽다나 : ...... 그동안 고마웠어코토노 : B.K.도 언젠간 또 만나자나 : 코토노가 결혼식에 불러주면 되겠네코토노 : 아니면 내가 한국 놀러가거나나 : 혹시라도 코토노가 연락하면 내가 가진 돈을 모두 털어서 맛있는거 사줄게코토노 : 약속한거다나 : 앞으로도 영원히 나한테 '세계 최고의 미녀'로 남아 있을거야덕질 초반부터 코토노를 부르던 '세계 최고의 미녀'라는 밈은 다른 멤버들이 체키 찍을때마다 "코토노보다 못생긴 나한테는 왜 온거야?"라는 시비를 걸 정도로 팀내에서 나름 유명한 밈이 되었었다사실 요즘은 창피해서 잘 안쓰는 밈이긴 했는데 마지막 물판에서 마지막으로 그 그리운 이름을 한 번 더 불러보고 나온다'世界一の美女 (세카이 이치노 비조)'지금 줄을 서도 다른 멤버들 한 턴을 도는 건 불가능하다깨끗하게 물판을 포기하고 특전회 마무리하는 것을 지켜본다사용하지 않은 특전권 한세트와, 컴플리트된 포인트카드를 그냥 들고왔다마치 다음 공연에서 사용하면 된다는 듯이 말이다......공연장에서 시부야역까지는 내 걸음으로는 10분이 안걸리는 거리지만 30분에 걸쳐서 아주 천천히 걷는다나에게 도쿄는 항상 겐바와 겐바 사이를 뛰어서 이동해야하는 전투적인 공간이었다그렇게 자주 다니던 시부야의 거리가 문득 낯설게 다가왔고, 걷는 동안 7년동안의 에피소드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하도 들고 다녀서 너덜너덜해진 여권과 함께 마지막 체키메시를 하고 한국으로 돌아온다돌아오는 귀국길에 행여나 구겨질까, 한국에 눈이 많이 온다고 하는데 행여나 눈에 조금이라도 젖을까 품에 꼭 안고 있었던 것은 전멤버의 사인이 담긴 포스터였다
작성자 : ㅇㅇ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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