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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일차

복갤러(122.40) 2024.10.24 22:04:58
조회 50 추천 0 댓글 0

0일차


어쩐지 운동이 배우고 싶은 날이었다.

동네 체육관은 다 찾아봤다.

고등학교 때부터 싸움같은 건 꽤 잘하고 관심있었음.


어느덧 서른 중반

180cm/90kg


20대 후반 헬스 2개월

20대 후반 복싱 3일 (줄넘기 돌리다 발목 아파서 안나감)

중학교 때 검도 6개월 (제대로 다닌 건 두 달)


뭘 하면 좋을까.

근처 체육관을 찾아봤다.


헬스, 주짓수, 복싱, 킥복싱, 필라테스, 요가 온갖 것들이 많았다.

커가면서 개찐따가 된 나는 집에서 거리가 가까운 곳이

심리적으로 편해서 선정기준에서 우선순위가 된다.


헬스 (3분거리 가까움, 비쌈)

복싱 (10분거리 적당)

주짓수 (5분거리 가격모름)


하남자특 

갔던 곳만 감.


당연히 익숙한(구력 2개월) 헬스를 택해야 하건만

전날 유튜브에서 좀비트립을 봐서인지

투기 종목이 땡김.


이 아드레날린은 얼마 못 갈 줄 알기에

바로 등록하러 감.


주짓수는 15시 오픈. (상황 상 x)

복싱장에 도착


무서운 관장님 얼굴 보고 1차 장벽. 

내일부터 다니기로 하고 이것저것 신발을 삼.


더파이팅 정독함.


1일차

밤새 뜬 눈으로 더파이팅과 유튜브 복싱강의를 봄.
선행학습으로 천재소리 들으면 어떡하지 하는 망상과 함께 빨리 도착.

너무 빨리옴. 
찐따라 혼자서 쭈뼛거림.
하나 둘씩 사람이 많아질수록 시간이 더 안가는 착각

줄넘기 시작
종소리에 맞춰 줄넘기를 돌림.

계속 걸림.
좀 쉬고 싶었는데 관장님 무서워서 계속 돌림.
이미 종아리 허리 온 몸이 쑤심.

1라운드 때
괜히 출렁거리는 뱃살이 신경쓰였지만 

2라운드 부터는
무호흡 숨도 안쉬어지고 어떤 표정인지 어떤 몸짓인지 신경도 안써짐.
걍 디질뻔.
3분이 30분같음.

1개월만 끊을걸.
없는 돈에 장기등록이라니.

좀비트립서 양아치들이 헉헉거리고 주먹 못날릴때
속으로 욕했던 나를 반성함.

본인 고등학교 짱 출신.
야쿠자 52연타보고 저것보다 잘치겠다 생각했는데
그 근성이 다시보임.

내가 야쿠자랑 붙었으면 가드고 뭐고 힘들어서 팔내리고 호흡고르다가 
52연타 중에서 20연타쯤 기절했겠구나 싶음.

10분만에 이미 온 몸 다 털린 시점에서
스탭배움.

원투 가장 기본적인거라 생각했는데
오른쪽 종아리에서 쥐가 올락말락 노크함.

스트레이트 내지를 때마다 귀신들려 부들거리는 오른다리
결국 봉인함. 봉인 된 건가.

여튼
호흡이 넘치고 맥박이 크게 들리면서 머리 밖에서 심장이 뛰는 것 같음.

헉헉 대면서 배우는데
미트칠 때는 조금 쾌감.

복싱수련하는 분들 존경함.

글러브 벗는데 2분 걸림.
옷갈아 입는데 3분 걸림.
락카에 있는 신발들고 런하고 싶어짐.
인사드리고 집까지 10분거리인데 커피로 수혈하면서 괜신히 기어옴.

좀 살만해져서 키보드 두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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