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사실 몸상태가 별로 안좋았는데, 주말을 내심기대했을 천사님 옆자리 앉히고

해운대 달맞이 고개 갔어.


달맞이 고개 가면, 공영도 아닌데 공터에 주차칸이 되어있고 무료야. 늘 만차지..

억지로 차를 우겨놓고 주차칸을 찾는데, 그 난리통에도 들어오는차, 나가는차가 섞여서

상당히 난장판이더라고.


선행하는 하얀색 로체가 후진주차칸을 발견하고 멀찌감치 정차하더니

조수석에서 여자가 내리더라

근데 그 여자가 내차로 뛰어오더니, 천사님께.

우리 저기 주차할건데 기다려주세요 라는거야


그런경운 처음봤어

주차칸이 난걸 나도 봤지만, 선행차가 먼저온거니, 그차가 먼저대는게

사실 암묵적인 룰이잖아..난 당연 그차가 그 칸에 주차를 할때까지

기다릴 심산이었구.



"...특이한 여자다 굳이 안말해줘도 되는데.."

라고 궁시렁 거렸는데

이유를 30초 뒤에 느끼기 시작했어

남자가 주차 감이 전혀 없는거야

전혀! 네버!! 아예 그냥 없어.


각도와, 핸들 감고 풀 타이밍을 빈번히 놓쳐서

꽁무니를 그 칸에 제대로 도킹 시키지도 못하고 왔다갔다..한참...

거의 3분정돌 그러고 있더라.

아무래도 여자는 그간의 경험으로 남자가 주차를 존나게 못하고

시간도 존나게 걸린다는걸 체득한 모양이야

후행차에 통보하는게 몸에 베인듯한 포쓰................잠깐 눈물좀 닦구.ㅠㅠ

그쯤 되니, 그여자의 앞선 행동이 이해되기 시작했어..



한참 고분군투하던 남자의 차에서 여자가 내려서

우리쪽으로 뛰어와..


"저 칸에 주차하세요"

하고 다시 차로 존내 뛰어가서 로체에 탑승.


그리고 또 직진하네?

...일단 나는 능숙한 핸들링으로 차를 주차칸에 내다 꽂아버린후 내려서

그차를 지켜봤지

이젠 수평주차를 시도하더라.

일단 나는, 주차칸 양보받은것도 있고 해서

도와줄게 있을거 같아서 그 차 주차하는데 갔어.

남자는 수평주차 감도 전혀 없어서, 차를  수차례 왔다갔다 하더니, 결국 핸들링 시점을

번번히 놓치고, 다시 여자를 태우고 사라졌어..


도와주고싶었지만, 남자 자존심 상할거 같아서 (여친님이 보고 있는데) 일부러 옆에 서있었어..

내가 너무 소심한건지, 아님  너무 배려한건지 몰라도.

일단 "나 여기 있으니 찾아주셈" 하는 포스로 서있고, 그여자는 남자와 나를 번갈아 보고

천사님은 내 팔잡고 도와주라 떠밀고..난 그남자 자존심 안상하게 해주고싶고..


아무튼...그 두사람이 떠나는 바람에 나도 천사님 날개잡고 커피숖 들어갔는데...


그 커플 그일로 안싸웠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평생 그렇게 운전못하는 남자는 처음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