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이 북한군의 소행으로 드러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본토에 있던
최신예 F-22A(랩터·사진) 전투기 24대가 한반도 주변으로 전진배치된다. 일본에 주둔하는 미 해군 7함대도 가상 상륙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뉴멕시코주 홀로맨 공군기지에서 출발한 F-22A 1개 대대(12대)가 다음주 일본의 가데나 공군기지에 도착한다.

F-22기는 최소 4개월 이상 주둔하고 공군 병력 250여명도 같이 파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북핵 위기 이후 1년 만의 전진배치다.

가데나 기지는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한 극동 최대의 미 공군기지로 미 공군 제18항공단이 위치해 있고 F-15 전투기 54대와 KC-135 공중급유기 15대, E-3 공중경보기 2대 등이 배치돼 있다.

미 공군은 또 버지니아주 랭리기지에 주둔 중이던 또 다른 F-22 12대도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전진배치가 모두 완료되면 미 공군이 보유한 137대의 F-22 가운데 20% 가까운 전력이 한반도 주변을 에워싸는 것이다. 특히 작전반경이 1850마일에 달하는 F-22가 가데나에서 이륙할 경우 30분 이내에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현존하는 최고 전투기가 대대적으로 배치되는 것은 전쟁 억지력이나 타격력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추후 상황 전개에 따라 한국 공군과의 연합작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 해군도 일본 요코스카에 본진을 둔 미 해군 제7함대에서 지난 3∼6일 사이 가상 시나리오 훈련(War Game)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 등 일본과 호주에 주둔한 소속 함정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실시된 이번 훈련에서 미 해군은 연합 해군 전력이 적 해안선을 뚫고 타격하는 능력 등을 검증했다.

한미 정부는 또 1994년 이후 중단된 ‘팀스피리트 훈련’과 유사한 대규모 한미 연합 야외 기동훈련을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과거 팀스피리트 훈련과 유사한 연합 야외 기동훈련을 재개하는 방안을 대북 군사조치의 하나로 검토 중”이라며 “우리 정부의 제재조치에 대한 북한의 대응 수위를 지켜보면서 미국 측과 협의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4년 이후 중단된 팀스피리트는 한반도에서 북한의 전쟁 도발을 억제하고 한미 안보협력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1976년부터 연례적으로 실시됐다.

한편,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주한 미 해군사령관인 피트 구마타오타오 준장을 계룡대 해군본부에서 만나 남북 해상항로대 폐쇄 조치와 연합 대잠수함 훈련,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역내외 해상차단 훈련 등 대북조치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해군은 6∼7월 중 서해에서 실시되는 연합 대잠수함 훈련에 미 7함대 소속 항모전단 파견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