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은 우선 1972년에 국가대표에 뽑혔습니다. 1953년 생이라서 20살인데 그렇게 어린 나이에 뽑히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요. 차범근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의 중심스트라이커게 되었습니다. 23살때 메르데카

컵에서는 일본을 상대로 헤트트릭을 기록했습니다. (한 경기 3골... 우리나라 축구 수준으로는 일본한테 2골이나

넣을 수 있을 지 의심스럽습니다.)

 76년 9월에 일어난 박대통령컵에서 차범근의 진가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말레이시아에게 1-4로 뒤진 후반 38분

부터 7분동안 무려 3골을 몰아치며 혼자 힘으로 4-4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이른바 \'7분의 기적\'으로 불린 사건입니다. 24살의 젊은 나이에 그는 한국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차범근은 당시 유럽 최고의 리그였던 독일 리그의 다름슈타트라는 팀에서 뛰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군대 문제

때문에 11일만에 독일 생활을 접고 귀국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팬들과 언론들이 군 복무를 주장한 국가

를 맹비난하기도 했지요. 군 복무를 끝낸 그는 26살이 되었고, 그는 프랑크푸르트라는 팀에 소속되게 합니다.

(당시 프랑크푸르트는 차범근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합니다. 우선 다른 선수들의 경우 며칠은 걸리는 입단

테스트를 10분만 하게 되었고, 차범근의 소유권을 주장하던 다름슈타트에게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하지요)

 프랑크푸르트는 분데스리가에서도 손꼽히는 명문팀이었습니다. 당시 프랑크푸르트는 단시 2명이던 외국인 선수 제한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스위스 출신의 공격수 루돌프 엘스너를 내보내고서 차범근을 영입한다. 차범근은 그 해 31경기에 출전해서 12골을 터뜨립니다.)  그 해에 그는 UEFA컵의 (유럽의 클럽들끼리 하는 대항전입니다.)

모든 11경기에 선발출전했고, 3골을 넣으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는 그 달 독일의 <KICKER>과

프랑스의 <FRANCE FOOTBALL>에 실리게 되었지요. 오죽하면 다른 나라 잡지에도 실렸겠습니까.

 그는 두 번째 시즌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레버쿠젠의 경기에서 그는 상대팀 수비수의 거친 파울로 척추

뼈에 금이 가는 중상을 입고 선수생활을 마감할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그 때 상대팀 수비수가 거의 형사

고발될 뻔했지요. 하지만 그는 부상을 딛고서 28경기에 출전, 8골을 넣고, 독일 FA컵에서는 팀의 3-1 승리를

확정시키는 3번째 골을 넣으면서, FA컵 우승을 거머쥡니다.

81/82 시즌 그는 11골을 넣었고, 82/83 시즌에는 33경기 15골을 넣었습니다. (하지만 프랑크푸르트는 최고의

선수진을 갖추고도 10위에 그치면서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재정난에 빠지게 됩니다.) 최고의 활약을 보인 그에게

다른 팀의 스카우터들이 모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이 팀들 중에는 마라도나가 있었던 나폴리, 그리고

세계 정상의 팀인 AC 밀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하위권 팀이었던 레버쿠젠에 입단하게 됩니다.

 레버쿠젠에서 그는 공격진의 중심이 되었고, 입단 첫 해 12골을 터뜨리고, 3년 연속 두 자릿수 골을 터뜨리며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12골, 10골, 17골) 그리고 차범근이 오기전 11위에 그쳤던 레버쿠젠은 6위로 오르게 되고, UEFA컵에 진출하게 됩니다. (UEFA 컵은 상위권 팀들만 진출하기 때문에, 진출했다는 것 자체가 의의가 있는 일입니다.) 그 다음해에도 레버쿠젠은 6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UEFA 컵에 진출합니다. 87/88 UEFA컵에서

레버쿠젠은 페예노르트, 바르셀로나, 브레멘을 차례로 꺾고 에스파뇰과 결승을 치르게 됩니다.

에스파뇰 원정에서 차범근은 부상으로 빠졌고, 팀은 3-0으로 패했습니다. 레버쿠젠은 홈 경기에서 3골 이상으로

이겨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후반 12,18분에 티타와 괴츠가 만회골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후반 36분, 차범근이 3번째 골을 넣으며 3-0, 레버쿠젠은 기사회상합니다. 이어진 페널티킥에서 레버쿠

젠은 3-2로 승리하고, UEFA컵을 거머쥡니다. 이로써 차범근은 서로 다른 두 개의 팀에서 UEFA컵 우승을

맛봅니다. 유럽 축구 역사상 9번째의 인물입니다.

Record: IFFHS 선정 20세기 아시아 최고의 선수

독일 분데스리가(최고의 리그라고 말했습니다.) 308경기 98골

유럽 통산 372경기 131골

A 매치 통산 121경기 55골

98골로 그는 외국인 선수로써는 역사상 최다 골 기록을 경신합니다. 물론 지금은 기록이 깨졌지만, 그의

기록은 역대 5위입니다. A 매치 55골도 엄청난 기록입니다. 마라도나, 라울 등 내로라 하는 공격수들보다

더 많이 넣은 수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