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킹, 핸들링 등을 표현할 때 쫄깃하다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굳이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자세히 설명을 하는 경우는 보지 못한 것 같다.

나에게 있어서 쫄깃함이란, 일단 비머의 예로 들면

브레이크를 밟으면 순식간에 반응을 하지만 불쾌한 기분이 아니다.

덜컹~ 하는 느낌이 아니라 0.01초? 찰나의 순간에 부드럽게 그러나 확실하게 감속하고

발을 떼는 순간 억제되었던 차량의 추진력이 다시 찰나의 순간 부드럽게 쫀득~ 하면서 회복된다

머랄까 마치 탄력있고 부드러운 고무를 꾹~ 눌렀다가 놓는 순간 부드럽게 그러나 순식간에 원래의 모양을 회복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리고 핸들링 즉 코너링 시의 쫄깃함이란

약 시속 80km의 속도로 코너를 돌 때 예를 들면 급하게 핸들을 꺾었을 때

원심력과 노면의 간섭으로 인해 핸들이 더 돌거나 덜 돎이 없이

마치 정차 상태에서 핸들을 돌릴 때의 그느낌 그대로 돌아간다.

그리고 차량 정면은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똑바로 응시하며 코너링하는 동안

원의 바깥쪽을 마치 큰 고무벽이 받쳐주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코너링 완료시에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목표방향을 향해 돌진한다.

이게 내가 갖는, 비머의 쫄깃함에 대한 설명이다.

오늘 퇴근길에 아우디 A4를 보았다.

컬러는 흰색이다.

A4는 A6에게는 없는, 디자인의 쫄깃함이 있다. (A6는 쫄깃함보다는 우아함이 있다)

머랄까 꾹 누르면 부드럽고 탄탄한 고무처럼 쑥 들어갔다가 손을 떼면 퐁~ 하고 회복할 것만 같은 그런 디자인.

가끔 탄탄한 젤리처럼 느껴져 씹어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겐 차에 대한 특이한 감수성이 있는걸까)

하지만 별로 타고 싶지는 않다.

디자인이 쫄깃하다고 드라이빙도 쫄깃하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콰트로를 경험해보고는 싶지만 아무래도 비머가 주는 그 특유의 쫄깃함을 느끼게 해 주지는 못할 거라는 예감이다.

잠시 후 A4 뒤로 RS4가 지나간다.  스포츠카의 드라이빙을 맛보게는 해 줄 것 같지만 역시 왠지 타고 싶지는 않다.

헤드라이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일단 타 보면 비머와는 다른, 무언가 새로운 느낌을 받을 것 같기는 한데 그렇다고 굳이 타고 싶지는 않다.

내가 정말 운전해보고 싶은 것은 페라리 캘리포니아다.

페캘에게는.. 머랄까 다른 페라리에는 부족한 어떤 쫄깃함이 있다.  아우디 A4와는 또 다른 디자인의 쫄깃함..

그리고 그 디자인의 쫄깃함이 비머와는 다른 차원의 드라이빙의 쫄깃함으로 나를 인도해 줄 것만 같다.

그런데, 총알이 부족하다.

기본 가격이 3억5천이다..

옵션이나 세금까지 감안하면 4억은 준비해야 될텐데..

수익형부동산에 투자해서 매월 150 정도는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는 돈을

차에 투자해서 즐길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곰곰히 생각해 볼 문제다.

오늘도 나의 차에 대한 상념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