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미국</U>의 이란제재 세부지침이 예정시한보다 한달 반 정도 앞당겨 발표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이란제재 방침도 늦어도 9월에는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는 멜라트은행 서울지점 폐쇄 등 이란의 경제보복을 자극하는 제재를 포함하지 않는 방안을 놓고 미국정부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란 원유 도입이 차단되면 우리나라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3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8일 이란제재 관련 테스크포스팀에 참여하고 있는 정부 당국자는 “미국의 이란제재와 관련한 시행령이 예정시한보다 앞당겨져 우리도 애초 계획했던 10월보다 빨리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이란제재 시행령은 예상대로 8월에 발표한 포괄적 이란제재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미국이 발표시점을 앞당긴 것은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 대한 압박카드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특별한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정부가 가장 고심하는 대목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 폐쇄 문제다. 이 당국자는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은 이미 8월 포괄적 이란제재법 부록에 올라있으며 당시부터 구체적으로 미국에서 폐쇄를 요구했다”며 “그러나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결과 (폐쇄할 만한) 혐의가 거의 없어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란제재로 이란에서 원유수입을 봉쇄하면 우리나라의 휘발유가격은 리터당 3000원을 넘어서게 된다”면서 “서민들의 고통이 커질 수밖에 없고 (하반기) 경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이것은 재앙”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우리 정부는 외교적으로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했다.
이 당국자는 “이란제재 수위가 원유수입을 봉쇄하는 쪽으로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외교채널을 통해 협상력을 높이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