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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이빠이 마시고 왔는데 갑자기 라면이 땡기는 이유 = 정서적 허기

kt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1.02.28 21:59:50
조회 202 추천 0 댓글 2



친구들과 만나 술을 마시고 돌아오는 길, 전철을 내려 걸어가다 눈앞에 분식집이 보이면 그냥 지나치기 힘들 때가 있다. 갑자기 라면과 김밥이 나를 부르고 있다는 착각이 들며 배가 고파 오기 때문이다. 칼로리 생각을 하면서 망설이지만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라면 한 그릇을 먹게 된다. 집에 가서 끓여 먹어도 되지만 자고 있는 안식구에게 미안한 마음과 술 마시고 또 야식도 한다는 핀잔을 듣기 싫다는 잔꾀가 합동작전을 펴기 때문이다. 내 경험을 주변에 얘기해 보니 몇몇 분이 공감을 표시한다. 어떤 분은 불편한 술자리를 끝내고 나면 포장마차에 가서 우동 한 그릇을 꼭 먹고 나와야 집에 갈 마음이 생긴다고 하는데, 그냥 입이 심심한 게 아니라 정말 공복감을 느낀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술도 칼로리가 만만치 않고 안주도 칼로리가 높은 음식인데 왜 도리어 공복감이 오는 것일까? 나는 그걸 ‘정서적 허기’라고 생각했다. 미국 학자 로저 굴드가 설명하기를 기분이 좋지 않거나 외로울 때, 후회스러운 기억이 떠오를 때 배가 고프고, 반대로 누군가와 친밀한 감정을 느끼거나 믿음이 생겼을 때는 공복감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몸통 안의 위장 말고 정서와 관련한 ‘유령 위장’이 따로 있다고 한다. 원래 위장이 비었을 때 배고픈 신호가 와야 하는데 이 유령 위장이 가짜 신호를 보내 뇌에서 ‘배가 고프다’고 인식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꾸 뭔가를 먹게 하는데 몸의 위장은 채워져도 유령 위장은 만족이 안 되니 포만감은 잘 들지 않고 지속적으로 허기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살아가면서 정서적 만족을 얻을 수 없는 상태에 처해 있을 때 꿩 대신 닭이라는 마음으로 뭐라도 입에 넣어 그 허기를 채우려는 부질없는 노력을 하는 메커니즘이 작동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술을 마시면서 떠들고 재미있는 얘기를 나누지만 헤어지고 나면 도리어 외로움과 헛헛한 마음만 차올라 올 때 우리는 공복감을 느끼게 된다. 문제는 정작 고픈 주체는 밥통이 아니라 마음인데도 뇌에서는 ‘배가 고프다’는 신호를 보내 음식을 찾게 한다. 그것은 아마도 실제로 외롭다는 감정을 인식하는 게 불편하니 즉물적이고 해결 가능한 문제로 돌려 버리는 방어적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술을 마셔도 배가 고프고, 라면을 먹는다고 해도 잠깐 기분이 좋아질 뿐 궁극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혼자 지내는 여성들이 야식의 유혹에 굴복하게 되는 것도 비슷한 이치다.


현대사회에서 살면서 많은 관계를 맺지만 아주 가깝고 믿을 만하다고, 의지해도 될 만하다고 느낄 수 있는 인연을 만들 확률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서로 적당히 쿨한 거리를 유지하는 좋은 게 좋은 관계만 늘어난다. 관계의 양은 늘지만 헛헛함은 더해지니, 본능적으로 더 많은 만남을 만든다. 그러나 피상적인 만남은 관계의 배고픔만 더할 뿐이다. 아스파탐이 설탕을 흉내 낼 뿐 대신할 수 없듯이. 이런 실체를 모른 채 그냥 배가 고픈 걸로만 아는 술꾼들은 오늘도 귀갓길에 야식을 먹고 배만 불룩 튀어나오는 후유증을 겪고 있다. 정서적 허기의 실체를 알았으니 이제 한밤에 배가 고프면 오랜만에 친구와 전화를 하거나 가족들과 대화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결국 유령 위장이 정서적 포만감을 느껴야 이 허기는 사라질 테니까 말이다.


하지현 건국대 의대 교수·정신과



라고 합니다

쑤컹후 뭔가 먹고 싶은 횽들도 이거에 해당하는 건 아니겠지 ㅋㅋ

차얘기 : 부릉부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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