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제가 장남이고 밑으로 세살 아래 여동생 하나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제가 초등학교 6학년때 까지

파출부일,청소부일, 식당서빙, 등.. 일 하시면서

근근히 살아가다.. 육체적으로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으셨는지

초등학교6학년 여름방학 때

친할머니 집에 저희를 맡겨 두고

도망가셔서 지금까지 연락이 안됩니다..

일주일 있다가 온다고 한 엄마가 방학이 끝나가도록 오지 않아..

동생을 부둥켜 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세상에 아무도 없고 나랑 내동생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나마 친할머니가 저희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서

저와 제 동생을 학교까지 보내주시고

그 노구를 이끄시고 산으로 들로 열심히 일하러 다니셨습니다..

그래서 저랑 제 동생이 학교를 무사히 다닐 수 있었죠..

소년소녀가장으로 되면 한달 몇십만원의 생활비를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할머니와 저는 동사무소 가서 공무원분들에게

굽신굽신 거리며 소년소녀가장 신청도 해서

한달 몇십만원의 생활비를 받고 지냈습니다..

실업계고등학교를 가서 학교 끝나면

피시방 알바나 패스트푸드점 알바를 했고

주말이면 용역소에 나가서 노가다를 뛰면서

제 학비와 제 동생 학비 생활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려고 노력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되면서

대학교는 일찍 포기 했었습니다

군대나 빨리 갔다와야 한다는 생각에

바로 군대 지원해서 갔죠..

가기전 4달 동안  제가 알바하던 식당 사장님과 친분이 있던

바다이야기 사장님이 저를 좋게 보셔서

한달에 부수입 포함 250씩 집에 갔다 드리고

그렇게 군대 갔다 왔습니다

돌아와도 우리집 형편은 달라진 건 없더군요..

막연히 대학이나 가볼까 하던 생각 당장에 버렸습니다.

동생은 꼭 대학 보내야 겠다고 생각해서

군대에서 친한 선임병의 얘기를 듣고

무작정 에어컨보조기사 일 시작했습니다

한달에 15만원 생활비로 쓰고 나머지 돈 다 집에 붙였습니다

일도 고되고 너무 힘들고 앞도 안 보이고 답답함에

포기하고 회사나 들어갈까 생각하던 중

동생이 그래도 공부는 열심히 했는지

한양대에 붙었고..

집에 가서 동생의 등록금을 보고

진짜 이렇게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개처럼 일했습니다

하루 8~9건 씩 뛰면서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저녁 10시에 끝나는날이 대다수 였습니다

몇십층 아파트 베란다 난간에 매달리며 개처럼 일해서 지금 이자리 까지 왔습니다

제 명의로 된 24평짜리 1억2천짜리 전세집 하나와 봉고트럭 한대

서울에 사는 동생 6000만원짜리 전세원룸 하나

여자 만날시간? 꿈도 못 꿨습니다..

지금 와서야 어느정도 안정되고 하니

잡생각도 나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추억이라 부를 만한게 없어서

참 기분이 착잡하고 그렇습니다..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넋두리나 풀고 사는거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