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의 임금협상이 21일 전격 합의돼 15년 만에 처음으로 무분규 타결을 기록하게 됐다.

사측은 무파업에다 기본급 동결이란 \'명분\'을 얻었고 노조측은 1인당 평균 1500만원의 목돈을 받는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제21차 단체교섭을 갖고 △기본급 동결 △성과급 300% △일시금 500만원 △무상주 40주 △3자녀 학자금 전액 지원 △고용보장 확약서 체결 등에 합의했다. 성과급 300%는 평균 600만원에 해당되고, 현대차 주가(21일 현재 11만2500원)를 감안하면 근로자 1인당 1500만~1600만원씩 받게 된다.

임금협상 타결 뒤 지급하는 금액은 이번이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임금협상 때는 △기본급 8만5000원 인상 △성과급 300% △일시금 400만원 등을, 2007년에는 △성과급 300% △일시금 200만원 △무상주 30주를 지급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번 합의안에 대해 23일 조합원 수용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통과될 경우 1987년 노조 설립 이후(1998년 정리해고 사태 제외) 첫 기본급 동결이 이뤄지는 것은 물론 지난 1994년 이후 15년 만에 임단협을 무분규 타결하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현대차 노조는 설립 이후 94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임단협 등과 관련해 파업을 벌여 지난해까지 회사에 생산차질 총 112만대에 11조6682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혔다.

이번 임단협 타결은 파업 결의나 파업 찬반투표 없이 완전 무분규로 이뤄졌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 이로써 매년 발생했던 막대한 파업 손실 대신에 대외신인도 회복, 브랜드 이미지 상승 등의 무형효과까지 얻을 수 있게 됐다. 현대차의 이번 합의는 다른 기업의 노사협상 문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교섭이 뒤늦게나마 원활히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새 집행부가 최대 난제였던 \'주간 연속 2교대\' 논의를 내년으로 넘기는 등 협상의 걸림돌 제거에 협조하며 무쟁의로 연내 타결 의지를 보여 가능했다는 평가다.

이번 집행부는 협상 결렬→쟁의 결의→파업 찬반투표→파업 실시 등 단체행동으로 회사를 압박하던 과거의 소모적 협상에서 탈피하고 새로운 합리적 교섭문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하지만 올해 정부의 노후차 세제 지원을 통해 경영 위기에서 탈출한 회사가 기본급 동결 및 무분규 타결 등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너무 많이 퍼준 게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26&articleid=2009122207145322798&newssetid=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