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택이 온라인에서 활동한 시간이 얼마인데, 도태 한남들의 반페미/여혐 놀이와 이를 미러링한 메갈 등 반대 세력이 충돌하는 현실에 관해 모른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그 앞에 대중이 패가 갈려 충돌하는 뜨거운 감자와 같은 이슈가 놓여졌다. 이걸 어찌 다뤄야 할까?

그는 자신의 무지를 밝히고 모르는 것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하여 피해를 최소화하고, 대신 솔직하고 중용적이라는 이미지를 얻는 전략을 택한 듯하다. 이를 통해 두 세력으로부터 구독을 얻어내지는 못하겠지만, 구독 취소 또한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장진택 수준의 인지도를 가진 자동차 유튜버는 구독을 늘이는 것보다 구독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할 거다. 다은이 사건과 같은 이슈를 통해 갑자기 자동차에 관심이 생겨 그의 채널을 구독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상기의 대응은 진한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혐오를 조장하는 사람에 반대한다면서 대표적인 여혐 표현인 "보릉내/보르릉"에 좋아요를 투척하는 앞뒤가 맞지 않는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를 두둔하자면 장진택의 공지를 보니 한상기가 잘 모르는 상태에서 그에게 메시지를 내라고 종용하는 똘추 한남들의 성화를 못이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디어오토의 공지 아래에 있는 카톡 메시지를 캡처한 이미지를 보니 똘추 한남들이 이들 유튜버들에게 메시지를 내라는 협박까지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애잔하고 안타까운 건 한상기의 행동을 타박하는 사람도 없고, 그간 여러 번 메갈 손사인 개그를 시전하며 한남들의 소추찌질함을 에둘러 까온 김한용에 대해서도 한남들이 일언반구가 없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김한용의 개그를 어떻게 받아들인 것일까? 부디 자신을 대상으로 한 그의 돌려까기에 박장대소하지 않았길 바랄 뿐이다.

홍상수의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의 남자들처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대다가 쩍팔리고 남사스러운 일을 끊임 없이 저지르며 살아가는 게 한남의 운명인 것인데, 한남 유튜버들에게 다은이 사건을 접해 자신의 취약점에 대한 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과 사회에 악영향을 최대한 주지 않을 수 있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지혜와 중용의 덕이 강하게 요청되지 않는가 싶다.

참고로, 난 장진택의 리뷰를 보고 확신이 들어 렉서스 UX를 구매했고 그의 채널을 즐겨 시청했는데, 몇 년 전 그가 생뚱맞게 클리앙에 현대자동차 디자이너인 고 이탄희 씨의 과로사 사건을 폄훼하는 글을 올리는 걸 보고 바로 손절하고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한데, 이번 공지와 그가 조국 대표의 딸인 조민과 함께 영상을 찍은 걸 알게 돼 다시 구독할까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