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금요일 모닝 버스에 올라 타는 순간

이씨발!

하는 소리가 나는 거임
20년 평생 버스에서 처음 들어보는 그런 이질적인
정적을 깨는 쌍욕이었음
모두가 잘못들었나? 하는 표정이었는데

뭐? 씨이발? 하는 화답으로
방금 들은 그 이씨발이 현실이 었구나 하는걸 느끼게 해줬음

바쁜 출근 시간 버스를 탄 사람들의 복잡한 감정이 느껴졌음

자기한테 피해올까 뒤로 피하고 싶지만
만원버스라 꼼짝달싹 못 하는 사람들의 표정과
이러다 경찰오고 난리나면 지각하지 않을까 하는 심정과
개꿀잼 직관 지켜보는 싱글벙글 사람들과
말리는 사람들

그리고 쌍욕을 시전한 고딩은 역시 고딩답게

지잡대 나올것 같은 새끼야 니가먼저 밀었잖아 씨발새끼야

라는 참신한 욕을 부우며

술취한 아저씨는 그게 마치 정곡을 찔린듯한 표정으로
자기 머리를 고딩 가슴팍에 박으며
쳐봐 죽여봐 를 시전

그러다가 버스기사의 말림으로

술취한 아저씨의 너 이따 같이 내려

라는 말과

고딩의 닥쳐 ㅈ도 작은게라는 화끈한 화답으로
잠시 소강상태


버스는 출발하고


시간이 지나니 고딩의 모자란 행동이 보였음
엄마한테 전화해서 버스카드 두고와서 돈달라는 이야기를
스피커 폰으로 하고
풀사운드로 게임을 하고
코를 버스가 울릴듯 격하게 훌쩍이는 등

술취한 아저씨도 그걸 깨닫고 조용히 내리고

버스에 남은 사람들은 모자란 고딩이 언제 돌변해서
시비를 걸까 노심초사 하는

그런 어메이징 출근 버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