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일식 16년차고 지금 이자카야 운영중인 자영업자임.

어릴 때 야키토리를 하도 구워서 숯내나는 닭은 돈 주고 사 먹은게 몇 년 만이지 모르겠다.

설 연휴땜에 쉬는 날인데 배민 가게 정보 수정하러 들어갔다가 쿠폰 주길래

어제 소고기 너무 많이 먹고 입맛 없던 차에 운동하고 단백질은 먹어야겠는걸  속는셈 치고 시켜봄

순살 반반 매운소금(+500) , 양념(보통+500) 맛에 대파추가(+500), 스리라차마요,우동추가(+1500) 마늘튀김(매운소금에 포함) 시킴. 솔직히 반마리만 먹어도 충분할거같았고 대파만 시키고 싶었는데 쿠폰 조건땜에 토핑시킴.

25,000원 나오더라 콜라는 제로콜라(+500)

저 추가금 붙는게 좀 짜치긴 하더라. 당연한게 나는 콜라도 가게에 쌓여있고 음식 딱 받으면 원가도 보이는데다 일단 치킨도 마이너브랜드는 안먹는다.

근데 가격이 생각보다 나가서 이게 맞나 싶었음.

마늘 튀김은 동결건조 통마늘칩인데, 이게 저온에서 튀긴 마늘을 압력을 엄청 낮춰서 동결시키면 안에 수분이 쫙 빠지면서 바삭한 과자처럼됨.

요새 프차들 많이 쓰는거같던데 먹어 본 사람들 꽤 있을거임. 6파이짜리 작은 소스통에 주는데 일반인들은 코스트코가서 사먹는거 아니면 구하기 힘드니 좋아하면 시킬만 함.

이건 맥주안주로도 맛돌인데 향이나 맛이 많이 빠져있어서 참고해라.

보통맛 양념은 내입맛에 너무 달고 짜다. 소스자체가 가진 향이 꽤 있어서 숯불향은 잘 모르겠음. 그냥 프라이팬에 웍헤이좀 먹여도 이정도 불맛은 날듯.

닭이 브라질닭이던데 브라질닭의 단점은 육질이 단단하다는 점임. 심지어 육향도 강해서 보통 이걸 누린내로 많이 느끼더라.

근데 양념이 강하면 어떻게 해야겠냐 당연히 닭에 큐어링 하는 과정이 생략되거나 충분한양의 염분을 침투시키지 못한다.

당연히 저 단단한 닭의 식감이 그대로 나타나니 식은상태에서 딱딱 뻑뻑하게 느껴지고 닭의 냄새도 강하게 난다.

염지 없이 이걸 그나마 커버할 수 있는 방법이 닭을 강하게 시어링 한 뒤 저온에서 천천히 익히는 방법인데 프차닭집에서 가능할리가

아마 옛날 숯불치킨의 맛을 생각하던 나한텐 거의 정크푸드 수준의 단짠 뻑뻑 냄새나는 닭이었고 우동도 ㅈㄴ해로운맛인데 술땡기는 맛이더라. 

면은 어떻게 삶고 처리했는지 전분 없고 탄력도 좋아서 잘어울렸음.

중요한게 이 매운소금인데 이게 참 괜찮았다.

아마 기본소금맛은 일본의 지도리야키랑 비슷한 느낌일것 같은데 어느정도였냐면 이거 먹자마자 매장에서 메뉴로 팔려고 어레인지 했을 정도다. 완성도가 굉장히 높음.

소금간에 닭, 대파, 삐끼누, 약간의 후추정도 들어가는것 같다. 마늘맛은 잘 모르겠는데 마늘을 저 동결건조 마늘로 퉁친거같은데 이건 좀 아쉽더라.

기본토핑으로 도너츠모양 작은 떡이 들어있는데 양념도 잘먹고 먹기 편해서 아주 좋음. 근데 이건 양념기준이고 소금에는 차라리 잘 익은 마늘이 더 잘어울릴것 같더라.

숨죽은대파, 닭고기, 떡에 갑자기 바삭거리는 마늘? 내생각엔 바삭이아니라 아삭정도의 다른 재료가 들어가야 했다. 꽈리고추나 언급한 구운마늘, 차라리 토핑에 있던 마늘종

삐끼누는 큼직하게 부숴 넣어져 있어 먹는데 좀 불편하다. 매운맛도 강하게 치고올라와서 맵찔이들한테 좀 힘듬. 

하지만 후추+ 고추에서 나오는 매운 맛과 향이 닭의 잡내를 많이 잡아준다.

조금 덜 매워도 좋겠다 싶긴 한데 일반소금맛은 좀 누린내가 났을거 같다.

파는 식감으로봐선 생파를 같이 익히는것 같던데 조리편의성상 가능한지 모르겠다. 한번 찐 대파를 쓰는게 편할텐데 아무튼 이 대파덕에 닭이 오버쿡되는걸 많이 막아줬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고기를 고온에서 오래익히면 수분이 뺏기게 되는데 냉동인데다 육질이 질긴 브라질닭은 당연히 고온에서 익히면 맛이 없다.

대파의 진액이나 연육효과는 차치하고서 대파타는거 땜에 닭을 센불에 오래 못익히니 꽤 부드러운 식감으로 탄생함.

이거 대파추가+1500원인데 꼭 시켜야된다. 아니면 반쪽짜리요리임

잘 알아야할게, 나도 매장에서 닭요리들을 몇가지 판매하지만 내경우에 닭은 부재료의 포지션이다.

야채랑 함께 조리해서 내는 음식들인데, 닭은 조리할때 기름에 닭의 풍미가 들어가는 용도와 가금류의 특수성때문에 사용하는거지 닭이 주가되려면 품질 좋은 닭을 써야함.

브라질닭에서 이런걸 기대하니까 치킨을 먹고 맛없다란 얘기가 나오는거다.

그래서 대파를 추가해서 이건 대파와 닭이 동일선상에 있는 음식이라고 접근해야한다.

맛의 지분도 대파가 70정도고 닭이 이걸 받쳐주는 역할이다.(닭이 너무 많다. 치킨집이니까 닭이 많아야하는건 당연하지만)

치갤러가 이런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본인이 집에서 음식해먹는 걸 좀 좋아하고 새로운 음식에 거부감이 없다면 한 번 먹어보길 권한다. 물론 매운 소금맛만.

맛의 레이어 자체가 그렇게 두꺼운편이 아니지만 들어간 재료들이 워낙 궁합이 좋은데 손재주가 조금만 있으면 집에서 해먹을 술안주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

마늘종 추가하면 좋을거 같은데 나는 안시켜봐서 몰루? 근데 나는 매장에서 닭요리 팔때 마늘종좀 더달란 사람 굉장히 많음. 위에 닭은 부재료의 포지션이라고 얘기했는데 

실제 손님들 보면 닭 덜줘도 되니까 야채 더달라그런다.(닭이 더 싼데...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음식은 돈주고 사먹는게 아까운 사람이라, 치킨을 먹으면 저게 안되는 거대기업 메이저치킨이나 고추바사삭을 먹는다.

그리고 김치 없음 밥 못먹는 아재라 치킨먹으면 반마리쯤 먹었을 때 이미 치킨무가 없다. 

그리고 기영이는 내가 한게 더 맛있을거 같은 맛인데(맛의 완성도가 좀 떨어졌음에도) 다먹을 때 까지 치킨무를 두개 밖에 안먹었다.

그냥 재료의 궁합 자체가 좋다는 얘기다.  피클이나 가니시를 안먹었다는건 완성된 디시에서 충분히 리프레시 할 수 있는 요소들이 충분하고 풍미의 발란스가 좋다는 말임.

결론 : 솔직히 돈값하는진 모르겠고 이돈이면 비비큐나 교촌

        경험의 측면에서 '매운소금 맛' 만 먹어볼 만 함. 본인이 요리 할 줄 알면 반드시 먹어봐야함.

        '매운소금 맛' 먹을거면 대파 추가 꼭해라. 대파가 본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