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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굽네치킨, 도대체 무었이 다른가? [1부]

도라미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1.20 21:42:16
조회 1411 추천 0 댓글 9


Entry: 상기 글은 굽네치킨에 대해서 서술되어지고 있다. 한가지 명시하고 싶은 것은 나와 굽네치킨의 관계는 아무런 물질
적 공유가 없는 관계라는 것이다. 순수한 팬과 치킨 판매처의 관계일 뿐이다. 나는 정당한 소비자이다. 정당한 소비자는
자신이 구입하고 애착을 갖는 상품에 면밀한 평가를 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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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네치킨, 도대체 무었이 다른건가?

구, 구, 굽네치킨 ~~ 하는 권유리의 목소리가 나의 귓가를 때리는 것만 같다. 굽네치킨 도대체 무었이 다른가? 굽네라는
명칭부터 우리는 분석해야한다. 흔히 브렌딩이라고 할때 세미오틱스에서도 처음 분석되는 것은 바로 기표이지 기의는
아니다. 기표를 분석하면서 기의까지 치고 들어가는 뱃심이 필요하다. 명칭은 간과되기 쉽다. 그것은 너무 친숙하다.
굽네치킨의 의의의 발생은 바로 이 \'굽네\'라는 명칭에서 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면 굽네란 무었이뇨?

굽네치킨는 영어로 등가 치환하면 \'a roast chicken\'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큰 오판이다. 왜냐하면 앞의
형용사처럼 붙어 있는 이 \'굽네\'라고 하는 것은 굳이 말하자면 동사이다. 굽다.(to roast ss)에서 온 것이다. 굽네라는
것은 \'여기오네\', \'아이구 귀엽네\'  처럼 동사 뒤에 ~네 가 붙어 사실상 분사처럼 취급되어 졌는데 이는 매우 영어 문법
상의 분석이고 오히려 매표(賣票)와 같은 한자어 구조로 보는게 타당하다. 그러니까 굽네치킨이라고 하는 것은 \'치킨을
굽고있네\'의 변형의 단순한 형태를 인터레스팅하게 변화를 준 것이다. 실로 새롭다하지 않을 수 없다.

굽네치킨하면 역시 CF 분석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는 분석을 요청하지 않을 수 없다. 종합이란 분석을 뭉쳤을때 도출되
는 결과물에 불과하다. 분석이 없으면 종합을 우리는 요청할 수 없다. 굽네치킨의 종합을 말하기 위해서는 굽네치킨에 대
한 전방위적 분석이 필요하다.

CF는 역시 소녀시대라는 기호 체계가 담당하고 있다. 이미 전국민이 알고 있는 CF이기 때문에 상세한 부연 설명과
링크를 다는 무의미한 행동은 하지 않겠다. 그럼에도 나는 이 CF가 정확이 무었인지 어떤 대상을 중점으로 한 분석인지
설명하기 위해서 CF를 구체적으로 밝힐 의무가 있다. 대부분의 글쓰는 사람들은 이런 신성한 의무를 도외시하고 글을
보는 사람이 대충 때려 맞춰 이해해주겠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라이터의 책무고 소소한 즐거움이다. 학계 전
반이 나를 본받아 반성하기 바란다. 이런 엄밀함과 치밀함이 없다면 학계는 무너지고 만다. 논문만 거짓부렁으로 많이
쓴다고 노벨상에 근접하고 그 나라가 학술 강국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내가 분석을 시도하는 CF는 17초짜리 제시카가 나오는 광고이다. 이것은 \'오늘은 누가 구워드릴까요\'하는 멘트로 시작
되어진다. 이쯤하면 이 CF의 정체를 초딩도 알 것이다. 더 이상의 구차한 설명을 집워치우고 앞의 설명대로 직접적인
메스를 이 CF위에 놓아보자.

CF는 초반부터 자극적이다. TV 화면이 9등분으로 나뉘면서 제시카의 얼굴과 수영의 얼굴과 효연의 얼굴등이 왔다갔다
뒤집어 지면서 마치 러시안 룰렛처럼 짜릿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그리고 아래 멘트와 함께 \'오늘은 누가 구워드릴까요\'
하는 자막이 뜬다! 아 십할! 짜릿하다! 효연이 구워주는 치킨! 이미 이 0.5초의 시간에 이런 흥분으로 굽네치킨 CF는
시작되어지고 있었다. 9명의 소녀들중에서 누가 나의 치킨을 구워줄까하는 찰나에 CF는 빛의 속도로 다음으로 넘어간
다. 하지만 그렇게 넘어간다고 해서 나까지 넘어갈 필요는 없다. 우리는 여기서 기의의 분석이 요청되는 것이다.

소녀시대가 구워준다. 단순한 이 명제 속에는 상당히 정밀한 계산이 깔려있다. \'오늘은 누가 구워 드릴까요?\'라는 것은
어제도 누가 구워줬고, 별탈없으면 내일도 누가 구워준다는 것이다. 이것은 흡사 슬레이브와 마스터의 관계이다. 차림새
도 그렇다. 메이드를 연상시키는 복장을 하고 나온다. 또한 나의 닭구이를 실행할 여성을 9명중에 고른다는 것은 상당히
중동의 일부 다처제 냄새나는 멘트이다. 물론 보는 남성들은 좋다. 하지만 이것은 페미니스트와 여성부 꼴페들의 공격을
받기에 상당히 적합한 먹잇감이 된다.

다음으로 CF가 넘어가면서 9명의 소녀들 가운데 제시카에게 핀 포인트가 떨어진다. 그것은 \'오늘은 제시카가 치킨을
님을 위해 구워드릴게요\'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제시카는 한 손을 올리고 싱긋 웃으며 덕심을 자극한다. 그런데 제시
카가 굽는게 아니다. 옆에서 유리도 거들고 엉덩이 춤 덩실덩실 추면서 치킨을 만드는건지 고래 고기를 만드는건지
모르게 난삽하다. 실질적으로 요리를 하는 부분은 철저하게 생략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은 그럴수 밖에 없다. CF는
17초이다. 씨부렁거리고 음악이 흘러나간 사이 이미 10초라는 골든 타임이 날라갔다. 요리를하는 장면이 새로웠을
것이나 그런걸 스킵하고 춤이나 추고 엉덩이를 흔들 수 밖에 없는 것이였다. 굽네치킨 CF 제작자의 센스에 다시한번
감탄을 금할 수 없다.

하이라이트는 제시카가 직접 배달을 가서 딩동 벨을 누르며 덕후가 문을 열어주고, 제시카가 아름다운 꾀꼬리 목소
리로 \'매콤한 핫치킨이에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의상도 상당히 자극적이기만 하다. 이코가 말했던 브라운 아이드
설스의 본디지룩이 생각나는 의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의가 안 보이므로 정확한 판단은 불가). 결국 소녀
시대를 쓴다는 것은 남성 시청자들에게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고 이 CF는 메이드 복장부터 시작해서 모든걸 덕후 심
리에 기대고 있다. 제시카가 음식을 해줘서 우리집에 와서 딩동, 섹시한 옷차림에 꾀꼬리 목소리로 하악하악 댈수밖
에 없는 그 상황을, 아니 그 판타지를 우리에게 심고 있는 것이다. 실로 무섭다. 얼마전 본 영화 싸이퍼가 생각나는
장면이였다. 여성의 백마탄 왕자가 찾아오는 그 판타지를 덕후의 입장에서 재분석해 CF에 요기나게 써먹은 것이다.
감히 이것은 셜록홈즈 뺨치는 추론의 과정이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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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서는 기표 분석 마무리와 본격적 기의 분석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CF 끝자락인 \'다음은 누구?\'라는 멘트에 대한
엄밀한 분석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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