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지방행정체제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핵심은 시·도-시·군·구-읍·면·동 3단계 구조 가운데 광역자치단체를 폐지하는 대신 생활권역별로 기초자치단체 3~4개 정도를 묶어 전국을 70개 안팎의 준광역자치단체로 개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하나의 생활단위 또는 행정단위로 광역화되어 있는 광역시에 대해 한나라당은 현행 구역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있지만 민주당은 인구 100만 명 안팎을 기준으로 쪼개자는 입장이다.

29일 행정조직 개편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한 곳은 민주당이다.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행정구역을 단순·광역화하는 지방행정체제 개편방안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정책위 의장은 "중층화 복합화되어 있는 지방행정기구를 광역화 단순화시키겠다"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위해 지방행정체제 개편특별법을 추진하겠다"며 소속 의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박 정책위 의장은 "행정구역에서 시·도를 없애 \'조선팔도\' 개념이 없어지는 새로운 방식"이라며 "현행 광역시·도-시·군·구-읍·면·동 체제에서 16개 시·도를 없애고 시·군·구를 몇 개씩 묶어 240여 개 기초자치단체를 65개 전후로 묶자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예산과 시간이 절감되고 행정서비스의 편의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경상도도, 전라도도 없어지기 때문에 지역감정도 해소된다"면서 "서울시도 기본적으로 없어지는 것이지만, 상징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4대문 안을 \'서울 메트로폴리탄\'으로 하고 나머지를 4~5개 권역으로 나누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의 지방정부개편 방안도 민주당과 유사하지만 아직 당론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다음 주 논의를 거쳐 최종 정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지난 17대 때 생활권역을 고려해 인접한 2~5곳의 기초단체를 묶어 전국을 60여 개의 준광역시로 재편하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나라당은 이미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형성된 광역시의 경우 인구를 기준으로 쪼갤 경우 행정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견이 있어 최종 조율 내용이 주목된다.

행정조직 개편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도 최근 지역발전정책 추진전략 보고회의에서 "지역발전에 대한 세계적 추세는 광역화인 만큼 우리도 소행정구역 단위의 발전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은 "현재 우리 행정구역은 인구 100만 명과 3만 명 도시가 모두 기초자치단체로 불균형이 심하다"며 행정구역 개편의 필요성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