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지리산에서 새해맞이 #3 : 천왕봉 2회 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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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도 자연의 일부인데 자연이 좋다는 틀산충들이 왜케 자연의 일부를 삭제 못해 안달인가 솔직히 이런 모습도 있어야 자연이지 얼마나 그림 좋냐 작성자 : ㅇㅇ

겨울 지리산에서 새해맞이 #3 : 천왕봉 2회 등정.

熙

2011.10.20 13:32:26

조회 2022 추천 0 댓글 10

<2부에서 계속>

배터지게 먹고 자려고 누웠는데

술 좋아하는 일행들이 술마시자고 나감.

우린 술이 없는데 아까 닭발주신 아저씨들한테 앵벌해서 마시려는거 같음.

난 술 잘 못마셔서 이미 충분히 취했기에 그냥 취침.

그리고 그날밤...

꽐라된 일행들 돌아와서 막 잠꼬대함. 이 형 피아노과 출신인데 내 머리통에다 피아노치고 있음.

그리고 자꾸 껴안음.-_-

옆에 아저씨도 미친듯이 코곰...

난 뭐 하늘이 무너져도 잘 자니까 몇번 깨긴 했어도 대체로 잘잠.

문제는 새벽에 일어나서 천왕봉 일출보러 가야 하는데

같이 간 형 숙취때문에 중도포기.

군인 동생과 둘이서 오름.

베낭을 대피소에 두고 오니 날아갈거 같음.

여러번 말했지만 깜깜할때는 사진 안찍음.

나는야 포기가 빠른 남자.

그리고 천왕봉으로 워프.

너무 빨리왔다?

추워 죽겠는데 한시간 넘게 벌벌 떨면서 기다림.

이제야 좀 밝아오는듯.

걍 다른데도 좀 찍고.

일출보려는 사람들 많음.

근데 구름때매 일출 못봄 ㅠ_ㅠ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본다는데 두번 도전에 두번 다 실패.

...내가 꼭 보고만다.

올라올땐 깜깜해서 못찍었으니 내려오면서 사진이나...

전에도 말한 적 있는거 같은데 여기 내가 젤 좋아하는 구간.

고사한 나무들이 장관을 이룸.

근데 이나무는 죽었을까 살았을까?

내려와서 아침식사.

간단하게 북어국+밥 먹는데 옆에 분들이 설이라고 떡국 주심.

한분만 주시는게 아니라 여기저기서 주심. 세종류의 서로다른 떡국을 먹은듯.

이건 어린 아들 둘과 오신 아주머니가 주신거.

어제 닭발아저씨들이 주신것도 맛있었음.

좀 자고 아침먹고나니 정신차린 형.

커피마시면서 사진찍는 여유.

근데 이형 정신 차리고 나니 자기도 천왕봉에 오르겠다고...

아까 같이 오른 군인 동생도 술기운 깬다고 좀 쉬겠다고 함.

나야 뭐 잠도 충분히 잤고 할일도 없으니 이형이랑 같이 천왕봉 다시 오르기로...

천왕봉 2차 등정.

제석봉 뭥미? 봉우리도 아닌게

2차 인증샷.

노스페이스 자켓 분명 고어텍스인데 오래되고 관리 안해서 방수는 개뿔...다젖음.

바지도 아버지건데 허리가 잘 안맞아서 다리가 짧아보이는 효과.

...등산복을 사고싶다는 생각을 함.

물이 없어서 어제 소주에 타마시다 남은 토닉 워터를 마심.

그래도 목마를땐 지천에 널린 얼음.

배탈 그런거 난 모름.

아까보다 좀 더 밝아져서 경치가 더 좋아짐. 잇힝.

사진은 내려갈때 찍는거임.

통천문 사진도...

아까 1차 등반때 찍은게 흔들려서 다시찍음.

아까보다 밝아서 더 좋은듯.

하늘이 파랗지 않은건 약간 아쉽.

등산로 바깥 벌판에 비석이 하나 있길래 궁금해서 보러 감.

사람 발자국은 없고 짐승 발자국이...

크기 봐서는 토끼인듯? (아님말고...)

산에서 사람이 죽으면 거기에 비석을 세운다던데 뭐 이딴 얘기 같이간 형이랑 하면서 갔는데.

그냥 나무심기 기념비-_-

사냥꾼 포스 형님.

진상짓도 좀 하고...

장터목 내려오니 거의 12시.

빨리 내려가서 버스타고 집에가야함.

백무동까지 달리기 ㄱㄱ.

달릴때는 사진 없음.

아까도 말했듯이 나는 포기가 빠른 남자.

근데 남는 버스표가 없음 ㅠ_ㅠ

2시 반쯤 내려왔는데 2시 50분 표는 매진이고 4시차에 자리가 날 것 같다고 함.

시간남고 배도 고프니 밥이나 먹으러 근처 식당으로.

산채비빔밥.

그냥 나물들어간 비빔밥인데 미친듯이 맛있음.

산행 후라서 그런걸수도 있는데 객관적으로도 맛있었던듯.

반찬도 맛있었음.

식당 화장실에서 양치하고 세수하는 진상짓을 했는데 이해해주심.

그리고 버스타고 귀가.

이날은 천왕봉 2회 등반 포함 12.6km 걸음.

이틀동안 22.6킬로니 뭐 충분히 즐기면서 등산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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