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다 녹았을 때 갔으니 그리 오래 안 됀 일인데...

얼마전에 좀 이른 아침 시간대에 청계산을 등산하기로 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세곡동에서 출발해 인릉산 가볍게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원터골에서 매봉으로 해서 다들 아시는 망경대, 혈읍재 거쳐서 이수봉쪽으로

등산하고 있었는데 주말이고 이른 시간대라 그런지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었음 (몇명 보이긴 했지만) 이수봉쪽으로 가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어떤 여자분이 오시는데 (30대 초반-중반 정도는 되보였음) 사람 하나 없는데서 만나니까 엄청 반갑더라구요.

저한테 매봉 가려면 어디로 가야하냐고 물으시더라구요. 어디서 오시는 길이시냐고 하니까 경기대에서 출발 어쩌고 하는거임.

그래서 광교산에서 여기까지 오셨냐고... 말로만 듣던 삼관우청광 종주를 여자분이 하고 계셨던거임.

예전에 의왕에 모락산 올라갔다 길 건너 백운산으로 해서 광교산찍고 경기대로 내려온적은 있어도 그렇게 종주하는걸 실제로 보는건 처음이었기에...

잠깐 마주치고 헤어졌지만 요즘 여성들 다시 보게 됐음.

흔히들 요즘 20-30대 여자들 (아주머니들이나 등산동호회 회원들 말고) 운동 자체를 엄청 싫어해서 다이어트=굶는거로 생각하시는 분들 많은데...

뭔가 새로운 걸 도전하고 안 가본 길을 개척한다는거 자체를 높게 사고 싶었음. 그와 동시에 예전에 지하철에서 만났던 여자들이랑 대조됐던게...

퇴근시간이었는데 3호선이고 강남구 언저리 지나고 있었는데 나는 앉아있고 앞에 20대 중후반 되어보시는 여자 둘이서 얘기를 하던걸 흘려들었는데

산 얘기가 나와서 귀가 솔깃한 거임. 앞으로는 옥녀봉으로만 가야겠다 그것도 빡시다는 투로 얘기하니까 다른 한 여자가 나는 매봉까지 가는 사람들

보면 대단하다는 식으로 얘기하는거임. -_- 물론 사람에 따라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 해본사람 안해본 사람 있을 수 있지만

아이들도 노인분들도 하다못해 강아지도 올라가는 데가 청계산 매봉인데 등산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으로서 좀 기가찼음.

그와 동시에 군대 있을 때 500미터 정도 돼는 야산도 못 올라가서 퍼져버린 여군 생각도 났기에...

아무튼 등산, 자기 취미고 자기 건강 위해서 하는 거라지만 남녀를 떠나서 성큼 도전하시는 분들 보면 높게 사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