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사건이나 이번 계엄 사건이나 예상치 못한 일 하나 터지면 목가지 날아가는 건 기본이고, 모가지 날아가는 건 치안총감이나 총경 같은 고위직도 자유롭지 못함.

중요한 건 경찰이 주도적으로 뭘 하려다가 그런 거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이태원도 그렇고 계엄도 그렇고 경찰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도 아닌데 욕은 다 쳐먹고 처벌도 경찰만 받음.

이번 계엄도 힘도 없는 주제에 이런 큰 일에 끼어든 경찰만 처벌될 것 같아 무서움.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고위직으로의 승진이 불 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마냥 스스로 자멸하는 길로 가는 것처럼 보임.

나는 이 직업이 돈도 못 벌고, 욕도 먹지만 그래도 제복 공무원으로서 자부심 하나로 버티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 사회는 경찰 공무원 무시하기 바쁘고, 기자들은 경찰관이 잘못한 것 기사 쓰는 것에 혈안이 된 사람들 같음. 이제는 자부심 개나 줘버림.

어찌보면 불쌍한 조직인데, 이제는 그냥 동네 바보형 같음.

동네 바보형 사람은 좋지만 이용만 당하고 똑똑하진 않잖아.

그래서 예전에는 탈경, 탈경하는 탈경무새들 보면서 이해가 안됐는데, 요즘은 탈경은 지능순이라고 내가 지능이 모자란 거였음.

일하다가 언제 나도 사건에 휘말릴지 모르고, 한순간에
목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 직업 진짜 만만치 않고 무섭다는 생각이 듦.

나는 경찰밖에 안해봐서 다른 직업도 우리랑 똑같은데 내가 볼멘 소리하나 싶기도 하고 이 직업 천직이라 생각했는데 60세 혹은 65세까지 내가 버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 봄.

출근하기 너무 무섭고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