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알바는 아니지만 알바하면 생각나는 곳이 여기 밖에 없어서 여기로 왔음. 참고로 본인은 글 매우 못씀. 상담이라고는 했지만 잠이 안와서 혼자 쓰는 거임.

이번에 첫 알바 붙어서 매우 싱글벙글 하면서 알바 시작했음.
새로 생기는 곳이라 청소할 곳도 많고 인테리어 쓰레기, 기타 물품 박스 등 정리해야 할 것도 많아서 열심히 뛰어 다니면서 일함. 일하면서 내가 오픈 맴버다는 생각도 있어서 신나기도 했음.

문제는 가게 구석지에 있는 샤워실임. 첫날에 잠까 샤워실 봤을 때 쓸 수 있는 건 줄 알고 직원 복지 개쩐다 하면서 좋아했음.
그러다가 몇 일 뒤에 고용주가 나보고 샤워실에 물건 옮기라고 해서 그때 비품실이라는 걸 알게 됨.

여기서부터가 본론인데 고용주가 물건 옮기기 전에 샤워실 바닥 대걸레로 닦으라고 해서 대걸레 들고 처음으로 샤워실 갔음. 근데 문 앞에서 발걸음이 딱 멈추더라. 문 앞부터 거부감이 심한 암모니아 냄새가 났음. 심각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매우 불쾌했음. 암모니아 냄새가 나길레 나는 문열고 들어가면서 업자들이 '샤워실에서 오줌싸고 갔나?'하면서 들어갔음. 근데 들어가서 맡은 냄새는 나이 20 먹을 동안 맡아본 그 어떤 오줌 냄새와도 달랐음. 바닥도 관찰해봤는데 오줌 찌든 때도 없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바닥을 닦기 시작함. 냄새가 어땠냐면 오줌의 찌릉내와는 정 반대인 느낌이었음. 오줌 찌릉내가 코른 찌르듯이 들어 온다며는 샤워실의 암모니아 냄새는 부드럽게 코에 들어오더라. 부드럽고 깊게 점점 파고 들어오더라. 찌릉내는 많이 맡아서 그런가 불쾌하다에서 끝나지만 그 냄새는 그냥 거부하고 싶더라. 그래도 돈 받고 일 하는 거닌까 계속 딲았음. 그러다 어느 순간 이거 시체 냄새다 하고 확신함. 맡아본 적은 없지만 시체 냄새겠구나라고 딱 확신이 오더라. 그래도 돈 받는 입장이닌까 바닥에 떨어진 것들 주우면서 계속 걸래질 했는데 타일 위에 동그란 테두리 자국(양동이 아니면 락스통 같은 거)이 남아있는 걸 보게 됨. 유심히 관찰해봤는데 녹자국인지 핏자국인지 잘 모를 자국이 조금 있었음. 그 자국이 학교 과학시간에서 혈액형 검사 실험할 때 판 위에 핏방울 떨군게 굳은 거랑 색이 완전 똑같더라. 피가 얇게 펴져서 굳은 그라데이션까지 완벽하게 똑같았음.(내 망상에 의한 시야 왜곡일 수도 있음) 그래서 차마 그 자국은 못 지우겠더라. 그래도 다른 부분 먼지 다 닦아내고 나왔는데 집에 돌아와서 몸 싞기 전까지 몸에서 그 냄새가 안지워지더라. 일하는 내내 계속 소름끼쳤고. 그래서 일 끝나기 전에 내가 고용주한테 샤워실에서 누구 죽었냐고 물어보닌까 고용주도 모르는 눈치더라.

일 끝나고 나오면서 아랫층 화장실 들렸는데 그 화장실에서도 똑같은 냄새가 나더라. 저번에 갔을 때는 몰랐는데 그 화장실도 냄새가 은은하게 쫙 깔려있더라. 이때부터 이게 시체냄새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는데 그래도 나는 시체 냄새라고 생각이 든다.

첫 알바고 첫 사회생활이고 이미 어느정도 배운 것도 있어서 그만 둘 마음은 없긴 하지만 집에 돌아온 지금도 소름이 끼쳐서 글 써봄. 원래 이 시간이면 잠들어 있어야하는데 아마 위에 같은 상황 때문인지 잠이 안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