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 검사와 여름의 마일드세븐

신분증 검사와 여름의 마일드세븐앱에서 작성

ㅇㅇ(222.101) 2024.08.18 09:27:36

조회 113 추천 0 댓글 4

까무잡잡한 피부에 수염이 덥수룩한 손님이 담배를 사갔다.

누가봐도 건장한 성인의 용모였기에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았다. 검사하면 한 대 맞을 거 같아서 그랬다.

이어서 양아치 고삐리 같은 용모의 남성이 담배를 사러 왔다.

수염이 나지 않기도 했으며, 젊은 사람 특유의 매끈한 피부가 그를 미성년자로 오인하게 만들었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했다. 그러자 앞서서 담배를 산 남자가 내게 말을 걸었다.

"왜 저는 검사 안 해요?"

새로 산 담배를 나눠주는 그의 모습에서, 그 둘이 친구였음을 눈치챘다. 어찌 솔직하게 말할 수 있을까.. '니가 존나 삭았어요'라고 속내를 드러냈다가는 그의 주먹이 내 안면에 꽂힐 것이다. 찰나의 순간동안 수 천 가지의 미래를 내다본 나는,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고 말했다.

"죄송합니다. 신분증 좀 보여주실래요?"

라는 나의 물음에 검은 남자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답했다.

"없어요"

그렇게 두 남자는 떠나갔다..

단 수 초로 수 천 가지의 미래를 동시에 생각해낸 내가 도출해낸 최선의 결과였다.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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