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들과 일체 대중들에게 이르셨습니다.
"선남자들이여, 그대들은 진실로 도리를 다한 여래의 가르침을
반드시 믿고 깨쳐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모든 대중들에게 다시 이르셨습니다.
"그대들은 진실로 도리를 다한 여래의 가르침을 반드시 믿고
깨쳐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한 번 더 모든 대중들에게 이르셨습니다.
"그대들은 진실로 도리를 다한 여래의 가르침을 반드시 믿고
깨쳐야 합니다."
이어 미륵보살을 비롯한 모든 보살대중들은 합장한 채,
부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불사를 말씀해 주소서. 저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반드시 믿고,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이처럼 세 번에 걸쳐 거듭 부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그 불사를 말씀해 주소서. 저희들은 부처님 가르침을
반드시 믿고,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이어 세존께서 모든 보살들이 세 번에 걸쳐 간절하게 청하는
것을 보시고 그들에게 이르셨습니다.
"지금부터 말하는 것은 여래의 심원한 신통력에 대한 것이니
그대들은 귀를 빈틈없이 기울여 잘 들으시라.
일체세간과 천인과 아수라들은 한결같이 <지금의 석가모니부처는
석씨 가문 궁전에서 출가하여, 가야성에서 멀지않은 도량에
자리잡고 앉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깨달았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선남자들이여, 이 몸이 성불한지는 실제로 무량무변
백억 천억 만억 나유타 겁에 이릅니다.
실제로 이 몸이 성불한지 얼마나 오래인지 비유를 들어
말해보겠습니다.
어떤 이가 오백억 천억 만억 나유타아승기에 달하는
삼천대천세계를 남김없이 부수어 가루로 만들었다고 할 때,
동쪽으로 가며 오백억 천억 만억 나유타아승기 땅을 지날 적마다
가루 한 점을 떨어뜨려 그 가루가 다할 때까지 계속하여
간다고 하면, 선남자들이여, 어떻습니까. 지나온 땅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계산해낼 수 있겠습니까."
미륵보살을 비롯한 모든 보살들이 함께 대답합니다.
"세존이시여, 그 모든 땅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끝도 없고
한도 없어 숫자로 계산해낼 수 없을 뿐 아니라, 마음으로
짐작해낼 수도 없습니다. 무루지(無漏智)를 갖춘 이 세상의
모든 성문과 벽지불이 힘을 합친다할지라도 짐작해낼 수
없을 것입니다. 저희들이 아유월치(阿惟越致)의 경지에
이르렀다하나 그 일만은 역시 해낼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그처럼 지나온 땅의 숫자는 끝도 없고 한도
없습니다."
이 말을 들으시고 부처님께서 대보살들에게 이르셨습니다.
"선남자들이여, 그대들에게 지금 분명히 밝혀 말하거니와
가루가 떨어진 땅이든, 떨어지지 아니한 땅이든,
그 땅덩어리 모두를 남김없이 가루로 만들어
그 가루 가운데 한 점을 한 겁(劫)으로 볼 때,
이 몸이 성불한지는 그 모든 가루 숫자보다 훨씬 많은
백억 천억 만억 나유타아승기겁(劫)에 이릅니다.
그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나는 몸을
사바세계에 두고 가르침을 펼쳐 중생들을 교화해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외에 백억 천억 만억 나유타아승기의 다른
불국토에서도 중생들이 복우(福祐)를 누리도록 이끌어 왔습니다.
선남자들이여, 그와 같은 불사(佛事)를 행하면서 나는 연등불과
같은 부처님들에 대해서 설하기도 했습니다. 또 그 부처님들이
열반에 든 것도 설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방편삼아 하나하나
분별하여 가르침을 펼쳐 왔습니다.
선남자들이여, 어떤 중생이 가르침을 청하여 나의 도량으로 오면
이 몸이 지닌 부처의 안목으로 그 중생이 지닌 믿음을 포함해
모든 근기가 둔한지 예리한지 자세히 살펴보고, 가장 알맞은
제도 방법에 따라 각각의 경우에 알맞도록 몸소 법을 설했습니다.
따라서 가르침의 이름도 다르고, 가르침을 펼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길기도 하고 짧기도 했습니다.
또 이 몸이 반드시 열반에 든다는 점도 숨김없이 드러내 놓고
말했습니다. 그 외에도 갖가지 방편을 펼쳐 신묘한 이치를
설함으로써 중생들이 이를 듣고 감탄하여 큰 기쁨을 누리도록
할 수 있었습니다.
선남자들이여, 여래가 보매 중생들은 하찮은 이치에
목을 매고 있었습니다. 덕(德)은 엷고 업장(業障)은 두터웠습니다.
그런 중생들에게는 <이 몸이 출가하여 짧은 시간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깨쳤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몸이
실제로 성불한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끝없이 오랜 세월 전입니다.
그렇다면 <이 몸이 출가하여 짧은 시간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깨쳤다.>라고 말한 까닭이 무엇인가.
중생들을 교화하여 불도(佛道)에 들도록 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방편으로 그처럼 말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선남자들이여, 여래가 가르침을 펼쳐 설하는 목적은 하나같이
중생들을 제도하여 그들이 해탈에 이르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때로는 여래 자신에 대해 말하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에 대해 말하기도 합니다.
또, 때로는 여래 자신을 드러내 말하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을 드러내 말하기도 합니다.
또, 때로는 여래 자신이 행한 불사를 드러내 말하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이 행한 불사를 드러내 말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은 결코 허망한 것이 아닙니다. 모두 참된 것입니다.
모두 참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까닭이 무엇인가.
여래는 삼계(三界)에 드러나는 모습을 있는 바 그대로 여실하게
그 실상(實相)을 보아내기 때문입니다.
삼계에는 삶이라할 것도 없고, 죽음이라할 것도 없으니
사라질 것도 없고, 생겨날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세간에 머문다할 수도 없고, 멸도한다할 수도 없으니
세간의 모습이 참된 것도 아니고, 헛된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세간의 모습이 같은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니
드러나는 삼계를 두고 삼계라 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실들을 여래는 어떤 착오나 오류도 없이 분명하게
보아냅니다.
모든 중생들에게는
제각기 지닌 온갖 성품이 있고,
제각기 지닌 온갖 욕망이 있고,
제각기 지닌 온갖 행업이 있으니,
과거에 대한 온갖 기억과 미래에 대한 갖가지 상상에 따라
중생들 제각기 생각하는 바가 다릅니다. 고(故)로 중생들 모두의
마음에 선(善)의 바탕이 생기도록 하기 위해
갖가지 인연(因緣)을 설하고,
갖가지 비유(譬喩)를 설하고,
갖가지 언사(言辭)를 설하고,
갖가지 법(法)을 설(說)하여 불사(佛事)를 펼쳐왔으니
지금까지 잠시도 이 일을 손 놓은 적이 없습니다.
이와 같이 내가 불도를 성취한 이래 아득한 세월이 흘러
수명은 무량아승기겁에 달합니다. 나는 결코 멸하는 법이 없습니다.
항시 여기, 이 시간에 머물고 있습니다.
선남자들이여, 이 몸이 옛적부터 보살도를 행하여 이룩한
수명은 지금도 다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앞서 말한 것보다
두 배가 넘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실제로는 멸도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여래는 반드시 멸도한다.>고 거침없이 말합니다.
여래는 이러한 방편을 통해 중생들을 교화하고 있습니다.
중생들을 교화함에 여래가 이러한 방편을 사용하는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만약 부처가 멸도하지 않고 영원히 이 세상에 머문다고
여겨지면, 박덕(薄德)한 이들은 선(善)의 바탕을 가꾸지 않아
빈궁천박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오욕에 탐착하여 헛된
망상의 그물에 갇힐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처가 멸하지 않고 항시 이 세간에 변함없이 상주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곧바로 방자하고 안일한 마음이 생겨 염증과 권태로운
마음을 품게 될 것입니다. 부처를 만나 뵙기가 지극히 어렵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니 부처를 공경하는 마음 또한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여래는 <비구들이여, 모든 부처가 세간에 모습을
드러내더라도 만나 뵙기는 극히 어려우니 이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말합니다. 이것이 바로 방편입니다.
왜 여래가 방편으로 이런 말을 하겠습니까.
이런 말을 듣게 되면 박덕한 이들은 무량 백겁 천겁 만겁을
거쳐 부처를 만나 뵐 수 있을지, 혹은 만나 뵐 수 없을지
확신을 갖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구들이여, 여래를 만나 뵙는다는 것은 지극히 어렵습니다.>
라고 이 몸이 말하는 까닭이 이것입니다.
박덕한 중생들이 이와 같은 나의 말을 귀담아 듣게 되면,
부처를 만나 뵙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을 틀림없이 갖게 되어
애타게 연모하는 마음을 품고 부처님을 높이 우러러 기릴 것이니,
바로 선근(善根)을 마음에 심어 가꾸게 될 것입니다.
여래는 결코 멸도하는 법이 없지만 멸도한다고 말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선남자들이여, 거듭 말하거니와 모든 부처가 펼치는 여래의 법은
모두 이와 같습니다.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해서입니다. 여래의 법은
어떤 것도 헛된 것이 없습니다. 모두 참됩니다.
비유해서 말하자면, 여기 명처방과 명약으로 이 세상의 어떤
병이라도 치료해낼 수 있는 한 사람의 명의(名醫)가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는 더없이 지혜롭고 총명합니다.
그 명의는 열 명이랄까 혹은 스무 명이랄까, 아니면 백 명이랄까,
많은 자식들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가 사정이 있어 먼 땅으로
가게 되는데, 그가 떠난 후 아들들은 독약을 잘못 알고 먹습니다.
독약이 발작을 일으키니 땅에 뒹굴며 큰 소동이 일어납니다.
때마침 그들의 아버지가 집에 돌아와서 보니, 아들 모두가
잘못 알고 독약을 먹었는데 어떤 아들은 제정신을 잃고, 어떤
아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귀가한 아버지를 멀찌감치 보고는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편안히 잘 다녀오셨는지요.>라며 무릎을 꿇어 안부 인사를
여쭙고는, <저희들이 어리석게도 잘못하여 독약을 먹었으니
치료하시어 부디 목숨을 구해 주소서.>라고 애원합니다.
아버지가 자식들을 보니 그들의 고통과 괴로움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지니고 있는 경방(經方)을 모두 찾아 좋은 약초를 구하여
향도 좋고 맛도 두루 뛰어나도록, 체로 치고 절구로 빻아 약을
지어 아들들에게 먹으라고 주며 말합니다.
<이것은 향과 맛을 두루 갖춘 더없이 좋은 약이다. 너희들이
먹게 되면 바로 고통도 멎고 괴로움도 없어질뿐더러, 어떤 병에도
다시는 걸리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들 중 정신을 잃지 않은 아들들은 이 약이 향도 좋고
먹기도 좋게 만든 명약(名藥)임을 알아보고 바로 먹으니,
병이 말끔히 사라져 치료가 됩니다. 정신을 잃은 아들들은
귀가한 아버지에게 비록 기쁜 낯으로 안부 인사를 하며 목숨을
구해 달라고 애원하면서도 아버지가 주는 약을 먹고 싶은 마음이
내키지 않습니다.
왜 마음이 내키지 않는가?
약의 독한 기운이 깊이 들어가 제정신이 아니었으니 향과
맛을 두루 갖춘 명약을 보고도 명약이라 여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딱한 아들놈들이로다. 독이 온몸에 퍼져 제정신이
아니니, 나를 보고 기뻐하며 목숨을 구해 달라고 애원하면서도
이처럼 좋은 약을 먹으려 하지 않는구나. 이제 내가 방편을 쓰서
이 약을 반드시 먹게 하여 아들들을 구해야겠다.>고 아버지가
마음먹고는 바로 아들들에게 말합니다.
<나는 지금 늙고 노쇠하여 이미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으니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다. 너희들도 그것을 잘 알고 있다. 이처럼 명약을
여기 만들어 두었으니, 정말 효과가 있을까 염려하지 말고 반드시
먹도록 하라.>
이렇게 일러준 후 다시 다른 땅으로 가버립니다. 그리고는
사람을 시켜 <그대들의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다.>라고
아들들에게 돌아가서 알리게 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기별을 받고 아들들은 크게 비통해
하며 이런 생각을 합니다.
<아버지가 살아 계신다면 우리를 어여삐 여기시어 돌보고
보호해주시겠지만 이제는 우리를 떠나 먼 땅에서 돌아가셨구나.>
스스로 생각하니 홀로 남은 고아요, 더 이상 믿고 의지할 데도
없다는 참담한 마음을 항시 가슴에 품고 지냈으나 마침내
제정신이 돌아오면서, 아버지가 두고 가신 약이 향도 좋고 맛도
두루 뛰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곧바로 이 약을 먹으니
몸속의 독이 완전하게 치유됩니다.
아버지는 아들 모두가 깨끗하게 치유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 후에 집으로 돌아와 모든 아들들을 만나게 됩니다.
선남자들이여, 그대들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이 명의가
거짓말로 아들들을 속였다고 감히 말할 사람들이 있겠습니까."
"세존이시여, 그렇게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이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나 역시 이 명의와 다를 바 없습니다. 이 몸이 성불한지
무수(無數) 천억 만억 나유타아승기겁이지만, <반드시 죽어서
이 세상을 떠난다.>고 말한 것은 중생들에게 가르침을 펼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으니, 이 또한 내가 거짓말을 했다고
불법의 이치를 내세워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이어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새기시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이 몸 부처 성불한지 무량 겁수 흘렀으니
무량 백만 천만 억재 무수 무량 아승기요.
쉴새없이 법을 설해 무량 중생 교화하여
부처 길에 들게 한지 무량무수 겁이라오.
중생제도 방편으로 열반 보여 설했으나
실제 멸도 아닌지라 항시 여기 머물면서
이 가르침 널리 펼쳐 설법하는 중이라오.
온갖 신통 다 갖추고 어느 때나 변함없이
이 몸 항시 이 땅에다 몸을 두고 머물건만
중생들의 마음가짐 전도되어 있다 보니
바로 곁에 나를 두고 알아보지 못한다오.
이 몸 부처 멸도했다 중생들이 알게 되면
널리 사리 공양하고 모두 함께 연모(戀慕)하여
애가 타게 그리운 맘 가슴 속에 생길지니
중생들에 믿음 일어 조복 마음 생겨날 적
마음 바탕 곧아지고 움직임은 유연할 새
애오라지 일심으로 부처님을 뵈옵고자
자기 신명 바친대도 아까웁지 아니하리.
그런 시기 무르익어 바로 눈앞 당도하면
이 몸 부처 모든 제자 영취산에 함께 나와
때맞추어 몸 드러내 중생들게 이를지니
<이 몸 항시 여기 있소. 멸도한 적 없었다오.
멸도 모습 보였으나 애오라지 방편이오.>
다른 나라 다른 불토 무량무수 중생들이
기꺼웁게 믿음 내어 부처님을 공경할 적
이 몸 다시 그들에게 무상 이치 설법할 새
그대들이 이를 몰라 들은 바가 없었으니
이 몸 부처 멸도했다 여기었을 뿐이라오.
이 몸 부처 중생 보매 고해(苦海)에서 헤매는다.
짐짓 이 몸 잠시 숨겨 갈앙마음 일게 할 적
안타까이 연모하는 중생 마음 까닭 되어
이 몸 부처 몸 드러내 그들 위해 설하나니
신통력이 이와 같아 아승기겁 오랜 세월
영취산과 다른 땅에 어느 때나 몸을 두고
변함없이 영원토록 멸도 않고 머문다오.
겁 끝나는 큰 불길이 중생 눈에 보인데도
나의 불토 안온하고 천인들이 항시 넘쳐
온갖 원림 모든 당각 보석들로 장엄할 새
천상나무 가지마다 꽃과 열매 가득하고
그 사이로 중생들은 즐기면서 거닐지니
모든 천상 천고(天鼓)소리 천둥치듯 들려오고
온갖 노래 가락 소리 그칠 날이 없으리라.
모든 천상 만다라꽃 비가 오듯 흩내려서
부처님과 많은 대중 고루고루 덮으리라.
나의 정토(淨土) 변함없어 무너질 일 없건마는
중생들이 쳐다보매 모두 타서 없어지니
두려움과 온갖 번뇌 마음속에 가득할 새
이와 같은 중생 고통 악한 업이 까닭이요.
아승기겁 지나도록 삼보(三寶) 모른 때문이요.
많은 중생 공덕 닦아 마음 곧고 유연할 적
이 몸 부처 밤낮 주야 이 땅 위에 머물면서
이치 펼쳐 설법함을 그들 모두 볼 것이오.
괴이쩍다 마음 품은 이런 중생 위해서는
부처 수명 무량하다 설법하여 가르치고
무량무수 세월 지나 부처 만난 중생에는
부처 친견 어려웁다 이치 펼쳐 설한다오.
내 지혜력 이와 같아 평등심이 빛을 발해
무량세계 모든 곳을 빠짐없이 비춰내고
나의 수명 끝이 없어 무수겁에 이르나니
무량 세월 수행하여 업(業)을 닦은 때문이오.
부처 설법 한 치라도 거짓되지 아니하니
지혜 지닌 그대들아 이를 두고 의심 마오.
단호하게 의혹 끊어 영원하게 없게 하소.
비유해서 말하자면 명의(名醫) 펼친 방편 같소.
실심(失心) 아들 고치고자 절묘 방편 펼쳐내어
실제로는 아닌데도 죽었다고 말했으니
어느 누가 이를 두고 거짓이라 탓하겠소.
이 몸 역시 이와 같소. 온 세간의 어버이요.
일체중생 온갖 고통 뿌리 뽑아 없애고자
전도망상 이 세상의 중생들과 범부들게
실제로는 아닌데도 멸도한다 설한다오.
항시 나를 대한다면 만심(慢心)들고 안일(安逸)해져
오욕락에 탐착하고 악도계에 떨어질 새
중생들이 행한 바와 아니 행한 모든 것을
이 몸 부처 항시 살펴 빠짐없이 다 아느니
제도할 바 길을 따라 온갖 이치 설한다오.
<어찌하면 중생들을 무상지혜 들게 하고
하루 속히 깨달음에 이르도록 할 수 있나.>
내 스스로 이 염원을 잊어본 적 없었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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