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붕님,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녀는 아라드 대륙의 고고하고 자애로운 성직자로 정평이 나있는 세라핌이다.
"음 그래. 다음번에도 또 '벞교'를 부탁하지."
그녀의 주인인 던붕군은 나직히 대답하며 등을 돌렸다.
그의 뒷모습을 눈으로 좇던 그 여인의 눈망울에는 '사모'와 '숭배'만이 감돌 뿐이었다.
며칠 후..
"앗 던붕님 오셨군요! 그런데 그 여자는..?"
잠시 어색한 침묵 후 던붕군이 대답했다.
"아아, 이 녀석은 말이ㅈ.."
그의 말을 끊기 무섭게 청량한 목소리가 감도는 여성이 대답했다.
"저는 뮤즈! 오늘부터 던붕님의 '유일한' 버퍼이자 반려자 입니다♡"
동시에 두 여인의 시선에 맞닿는 곳에 찌릿. 하고 살기가 마주친다.
"흐응~ 그렇군요, 잘 부탁드립니다. '딴따라씨'."
세라핌은 짧은 대답 후 주먹을 꽉 쥔 채, 급한 일이 생각났다며 자리를 피했다.
"쓰읍 후우... 그 썅년.. 어디라고 기어들어와?"
가녀린 여인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을 믿기 힘들 만큼 걸쭉하고 천박한 욕설과 매케한 담배 연기.
"이대론 안돼. 기정사실을 만들어야겠어..
내가, 나만이 던붕님의 유일무이한 버퍼야..."
입술을 까득. 하고 깨물던 그녀는 무언가 결심한 듯, 천사들의 도움을 받아 몸을 단장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미의 여신 베누스 2단 버퍼교환이 끝난 뒤.
"후아~ 힘들었다. 다음번에는 숙련팟으로 파티를 짜야겠어."
모험단의 단장, 던붕군은 외투를 멋드러지게 벗으며 거점의 침실 문을 열었다.
그 순간 눈에 들어온 광경은,
"던붕님♡"
"오늘도 모르는 '암컷'의 냄새를 잔뜩 묻혀 오셨군요."
외설적인 자세와 대조되는 냉기가 감도는 말투.
무어라 대답하기도 전, 그의 몸을 구속하기 시작하는 어린 천사들.
소스라치게 놀라며 변명을 늘어 놓으려던 그는, 곧 시야가 암전 되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검은 시야 속에서도 오감만은 느껴지는 상태로 그는 속박 되어 있었다.
오직 살이 부딪히는 소리와 여인의 교성만이 울려퍼지는 공간에서,
던붕군은 초인적인 정신으로 1초, 1분, 1시간을 세어나가며 버티고자 했으나, 집요하게 반복되는 극도의 성감으로 인해 정신을 잃고 말았다.
이틀 뒤, 토요일 아침.
"후우.. 기나긴 꿈을 꿨어. 이렇게 오래 잔건 처음이야."
오랜 수면을 취한 것을 방증하듯, 던붕군의 목소리는 쉬고 갈라졌다.
"던붕님♡"
?!
사실이 아닐 것이다.
꿈 이었을 것이다.
"일어나셨군요 던붕님. 소녀와 하개신.. 벞교 가셔야죠? 후훗♡"
"그 방탕한 여자는 자비로우신 던붕님의 은혜도 잊고선 어디론가 사라졌답니다."
"아마도 이 세상에서 영원히 없어졌을지도 모르죠. 헤헤"
"저는 슬펐어요.. 매일 당신에게 더러운 '암캐'들의 냄새가 나는 것을..."
웃었다 울었다 다시 웃었다 하며 알 수 없는 감정의 기복을 보이던 그녀를 바라보며 던붕군은 극도로 혼란스러워졌다.
다시 시야가 암전 되는 것을 느끼며
귀에 들려오는 한 마디
"당신은 내거야."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