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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e스포츠 결산] 4번째 롤드컵 우승으로 완벽한 서사 써낸 T1

데일리e스포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2.31 22:28:03
조회 4629 추천 26 댓글 35


2023년 e스포츠를 돌아볼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T1의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우승이다.

T1은 e스포츠 전통의 명문 팀이다. SK 텔레콤 T1 시절 임요환부터 착실히 명문팀의 계보를 쌓아온 T1은 LOL e스포츠에서도 '페이커' 이상혁과 함께 3번의 롤드컵 우승을 이뤄내면서 역사상 최고의 LOL 팀으로 자리매김 했다. 그러나 2016년 이후 국내 무대 우승은 있었지만 롤드컵 우승은 번번히 실패하면서, T1 팀과 팬들의 염원은 다시 한 번 롤드컵을 들어올리는 것으로 모아졌다. 실제로 지난 해엔 롤드컵 우승 문턱에서 드라마를 써낸 디알엑스에게 패배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올해는 달랐다. T1은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에서 중국의 리닝 게이밍, 징동 게이밍, 웨이보 게이밍을 차례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에서 나머지 LCK 팀인 디플러스 기아, 젠지, kt 롤스터가 차례로 탈락한 상황에서 팬들의 기대는 T1에게 모아졌고, T1은 그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해냈다.

슈퍼스타 '페이커' 이상혁은 지난 3번의 우승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우승에서도 팀을 이끌었다. 일부에서 'LOL 역사상 최강의 팀'이라고 주장할 정도로 강했던 징동 게이밍을 상대로 승부의 분수령에서 펼친 슈퍼플레이는 T1을 최강의 팀으로 올리면서 이번 대회 T1의 하이라이트가 됐다. 특히 이상혁의 경우 서머 시즌 중반 부상을 입고 팀에서 이탈한 바 있어 경기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완벽한 경기력으로 팀 우승을 이끌며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상혁 뿐 아니라 '제오페구케' 전원이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우승이기 때문에 이번 우승이 더욱 값졌다. 서머 시즌 중반 '페이커'가 이탈한 상황에서 흔들리면서 기량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었지만, 큰 무대에서는 본인들의 이름값을 완벽히 증명해냈다. '제우스' 최우제는 탑 라인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로 매 경기 주도권을 잡고 흔들었고, '오너' 문현준은 완벽한 피지컬과 동선 설계를 동시에 보여줬다. '구마유시' 이민형과 '케리아' 류민석은 바텀에서 메타를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T1의 승리플랜이 됐다.



우승 뒤에는 완벽한 해피 엔딩이 따라왔다. T1은 팬들이 염원하던 선수단 전원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전력을 온존하고 또 구단 운영 면에서도 큰 이점을 가지게 됐다. 그 간 롤드컵을 들어올리고도 핵심 멤버들이 이탈하면서 팀 팬을 유지하지 못하고 다음 시즌 전력도 떨어졌던 팀들이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전원 재계약은 T1에게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코칭스태프 역시 롤드컵 우승을 이끈 '톰' 임재현과 '로치' 김강희를 잡고 과거 T1의 롤드컵 3회 우승을 이끌었던 '꼬마' 김정균 감독을 복귀시키면서 방점을 찍었다.

T1의 우승과 함께 조명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팬들의 선행 응원 문화다. 롤드컵 기간 동안 많은 팬들이 선행을 통해 팀을 응원한다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다. 기부를 인증하거나 혹은 자그마한 선행 사실을 커뮤니티에 남기면서 선행을 독려하기도 했다. 롤드컵이 끝난 이후에도 T1의 원거리 딜러인 '구마유시' 이민형은 "팬들의 선행이 모여 기적을 만들어냈다"면서 1천만원을 기부, 선행에 동참하기도 했다.

T1은 이번 우승으로 명실상부 e스포츠 최고 명문팀의 자리를 다시 한 번 굳건히 지켰다. 과연 같은 멤버로 다시 우승에 도전하는 T1의 웃음이 내년까지 이어질지, 내년 시즌이 주목된다.



허탁 기자 (taylo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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