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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6주년 기획: 위기의 韓 e스포츠②] 中-사우디, 한국 e스포츠 위협하는 양대 세력

데일리e스포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6.28 16: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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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종주국으로 자부하던 한국은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중국에 밀리는 모습을 보인 바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오일 머니'를 등에 업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약진에 e스포츠의 중심에서 더욱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데일리e스포츠는 창간 16주년 기획 기사를 통해 왜 e스포츠 종주국을 자부하던 한국이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됐는지 분석하고 그 해법에 대한 고민까지 독자 여러분들께 전달하려 합니다. < 편집자 주 >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힘을 보이던 2010년대 초 e스포츠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힘의 지형이 바뀌기 시작했다. 중국이 '머니 파워'를 앞세워 한국에서 활동하던 프로게이머와 관계자들을 데리고 가면서 힘을 키우기 시작했다면 최근에는 중동이 새로운 e스포츠의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사우디아라비아는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ESL, 드림핵 등 유럽 e스포츠 기업을 인수했고 e스포츠 월드컵(Esports World Cup, 이하 EWC) 개최를 발표했다. 관계자들도 "지금은 중국의 시대는 끝났고 중동이 e스포츠로서 주목받고 있다"며 입을 모아 말하는 중이다.

◆ '머니 파워'의 중국
2000년 중반 온게임넷(현 OGN)이 운영하던 서울 삼성동 메가웹스테이션에 복수의 중국 e스포츠 관계자들이 방문했다. 그들은 온게임넷이 진행하던 '온게임넷 스타리그' 관람과 함께 한국의 e스포츠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당시 중국은 한국보다 몇 단계 아래라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중국은 2010년대 초반 '머니 파워'를 앞세워 한국에서 일하던 e스포츠 관계자들을 대거 스카우트하며 힘을 키우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OGN에서 LCK 전신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LoL 챔피언스)를 제작하던 위영광 PD(현 바나나컬쳐 게이밍 앤 미디어 대표)와 원석중 PD(현 바나나컬쳐 게이밍 앤 미디어 부대표)였다. 당시 두 명은 카메라 감독, 사업 담당 직원 등과 함께 완다그룹이 운영하던 판다TV로 이직해 국내 팬과 관계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인력의 중국 유출은 방송 쪽으로도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엄청난 자본을 앞세운 중국은 e스포츠 방송 분야에서 발전을 보였다. 한국이 몇 년간 정체된 사이 중국이 한국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송뿐만 아니라 리그에서도 엄청난 발전을 보였다. 코로나19 때 중국 정부의 봉쇄 정책으로 인해 주춤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리그인 LPL과 왕자영요 프로리그인 KPL은 지역 연고제를 채택했으며 현장에는 많은 팬이 찾고 있다. 더불어 화평정영과 QQ 스피드(QQ飞车), FC 온라인 등 다양한 리그가 진행 중이다. 왕자영요의 경우 최근 '아너 오브 킹즈(Honor of Kings)'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버전을 출시했다. 최근까지 브라질 시장을 공략했던 텐센트는 한국 등 전 세계로 영역을 넓혔다. 오는 10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릴 예정인 '아너 오브 킹즈 인비테이셔널 챔피언십(Honor of Kings Invitational Championship)'의 경우 총상금이 6,900만 위안(한화 약 131억 원)이며 우승 상금은 2,000만 위안(한화 약 39억 원)에 달한다.

◆ 오일머니로 중국 앞선 사우디아라비아
지난해 e스포츠 대회인 게이머즈8을 개최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e스포츠 월드컵 개최를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e스포츠 연맹이 개최하는 EWC의 정식 종목은 리그 오브 레전드(LoL), 도타2, 스타크래프트2, 카운터 스트라이크2 등 21개에 달한다. 대회 총상금은 6천만 달러(한화 약 833억 원)이며 이는 e스포츠 월드컵의 전신이자 지난해 열린 게이머즈8의 4,500만 달러(한화 약 623억 원)보다 늘어난 금액이다.

여기에 EWC 종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게임단에는 '클럽 챔피언십'이라고 해서 1위부터 16위까지 상금을 차등 지급한다. 1위 상금은 700만 달러(한화 약 97억 원)에 달한다. 16위 안에 들어도 최소 15만 달러(한화 약 2억 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 많은 게임단이 EWC에 참가하기 위해 팀과 선수를 인수하거나 네이밍 후원을 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회 뿐만 아니라 외교 부문서도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 국제e스포츠연맹(IeSF) 회장국이 바로 사우디아라비아다. IeSF는 지난 2008년 초대 김신배 회장을 시작으로 전병헌 전 의원까지 2018년까지는 한국이 회장국으로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파이살 빈 반다르 왕자 겸 사우디아라비아전자-마인드스포츠연맹(SAFEIS) 회장이 선출됐다. 그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게임업계와의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인터뷰를 했다. 관계자들은 "사우디 e스포츠에서 주목해야 할 사람은 왕세자 겸 총리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가 아닌 파이살 빈 반다르 왕자이다"라며 "당분간은 '오일 머니'를 앞세워 리그 개최뿐만 아니라 외교적인 부분서도 등장한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 e스포츠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중국의 약진으로 e스포츠 시장 주도권을 내준 바 있는 한국 입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라의 공격적인 행보는 부담스럽기만 하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막대한 자본력으로 주요 종목 자체 리그를 개최할 경우 국내 스타 플레이어와 유망주들이 대거 이탈할 수도 있기 때문. 사우디아라비아의 향후 행보에 많은 이들의 눈과 귀가 쏠릴 수밖에 없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 [창간 16주년기획: 위기의 韓 e스포츠①] 한국 e스포츠, 왜 정체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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