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제 작탁 제작기 (1)
얼마 전에 싸구려 접이식 탁자에서 첫 오프마작을 쳐봤다
더럽게 재밌었고 더럽게 불편했다
제대로 된 작탁이 갖고 싶었다
전동탁자는 바라지도 않고
걍 턱 달린 정방형 탁자면 됐다
근데 별 거지발싸개 같은 퀄리티의 손탁도 더럽게 비쌌다
그리고 해외배송료까지 붙으면 가격이 염병
이딴거 직접 만들고 말지란 생각을 해버린 것이다
첨엔 소박한 계획이었다
합판에다가 천 깔고 다리달고 몰딩 붙이면 되겠지
근데 점점 욕심이 불어나서 목공방까지 다니게 되었다
아래는 약 한 달 동안 뻘짓한 기록이다
1. 계획
첨엔 진짜 간단하게 턱 달린 탁자를 만들려고 했다
근데 목공 수업 들으면서 욕심이 점점 불어났다
중간에 점수봉 넣을 서랍도 달고싶고 점수표시판도 달고싶고
목구조도 이쁘게 짜보고 싶고 하드우드로 광내고 싶고
그런 나으 욕망을 삼디로 구현해 봤다
한옥 목구조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이다
사개맞춤에 주두, 서까래까지 넣어봤다. 당연하지만 난도가 너무 높다
패스
간단한 사개맞춤에 아주 단단한 멀바우를 사용해봤다. 근데 단단한 나무는 짜맞춤이 너무 힘들다더라. 하려면 할 수 있는데 어지간하면 하지말래
그래서 패스
이건 멀바우 나사고정인데 서랍이 들어간다.
근데 서랍을 넣으면 옆면이 너무 내려와서 다리가 상 안으로 안들어가거나 걸리적거릴거랜다
서랍이 들어가는순간 구조도 복잡해지고 만드는데 오래 걸리기 때문에(제작비 상승) 서랍 떼고 가기로 했다.
가운데 점수표시판은 제작가능할지 의뭉스럽기 때문에 일단 자리만 만들어 두기로 했다
2. 목재 가공
2 - 1 다리 집성
멀바우 다리를 만들어야 한다. 가장 두꺼운 곳이 70mm이다. 멀바우 각재는 구하기 어렵기 떄문에 직접 만든다
18T 짜리 네 개 본드칠해서 붙이고 클램프로 단단히 고정해서 잘 말린 다음 썰어내면 된다
클램프로 잘 고정해서 하루 정도 건조시킨다
굉장히 잘 붙었음 bb
이렇게 프레임을 만들어서 테이블쏘로 잘라준다
테이블쏘는 언제 작업하든 무섭다. 킥백 조심해!
단단한 나무는 한 번에 지나가지 못하고 걸리면 요렇게 타버린다. 겁나 사포질해서 지워야한다
2 - 2 상판
상판은 천을 덮어 외부에 노출되지 않으니 싸면서 튼튼한 미송 합판을 사용했다
점수표시판 넣을 수 있게 중간에 트리머로 따주고 천 깔고 턱 살짝 붙여주면 된다
타공할 자리 미리 그려주고 가이드를 붙여준다
트리머로 겁나게 갈아부러
천천히 밀면 지나간 자리가 검게 타버린다
쌤이 하면 깔끔한데 내가 한 곳은 다 탔다
타봐야 안보이니까 상관없음. 잘 따졌으면 됐지~~
원단을 세 종류 준비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두껍고 신축성이 없는 걸로 붙이기로 했다
나머지는 좀 얇았는데 아무래도 붙이면 울 것 같았다
쌤도 섬유를 깔아보는건 첨이라 안전빵으로 가기로 했다
스프레이 접착제로 일단 고정시킨 담에 가장자리에 건타카로 난도질을 해줬다.
가운데도 따준 다음에 똑같이 건타카로 박아줬다
점수표시판 고정용 턱을 만들어줬다. 되겠지?
2 -3 테두리
사실상 이것때문에 직작했다고 봐야한다
세상에 정방형 탁자는 쌔고 쌨지만 턱달린 정방형 탁자는 작탁 말곤 없다
15mm 턱이 생기도록 했다
홈을 파서 상판에 끼워지도록 했다
테이블쏘로 중간을 따준다
요러코롬
다 되면 일단 가조립 해본다
한 번에 딱 맞아졌다. 야호
3. 테두리 조립
안쪽 면은 조립되면 마감하기가 어려워진다
조립 전에 사포질 겁나 하고 기름 먹여준다
나무는 기름먹이면 자기 고유의 색이 진하게 나타난다
멀바우는 어두운 적갈색이다
목공본드 뷰릇
차례대로 본드칠해가며 붙여준다
다 붙여지면 테이프로 고정한 뒤 랩으로 돌돌 감아서 하루 이상 건조시킨다
기다리는 동안 점수표시판이 만들어 지기 전에 자리를 대신할 덮개도 만들어줬다
다음 편에 꼐속
- 수제 작탁 제작기 (2)
4. 상판 테두리 보강
테두리를 본드칠 해 붙여줬지만 본드만으론 불안하다
맞물리는 가장자리에 홈을 파서 거기에 촉을 집어넣어준다
색이 다르면 디자인적 요소가 된다
어두운 목재인 호두나무 촉을 만들어 끼워넣자!
우선 촉이 들어갈 홈을 파준다
가이드를 이용해 45도로 세워질 수 있도록 해준다
잘 따였음
호두나무 촉을 만들어준다
밴드쏘로 50mm 싸이즈로 재단한다
목공본드 뷰릇
신속하게 끼우지 않으면 엄청 뻑뻑해진다
이대로 잠시 경화되도록 놔뒀다가 톱으로 썰어낸다
옆면에 상처를 주지 않는 플러그톱으로 썰어준다
손가락으로 톱날이 휘지 않게 딱 잡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쌤은 완전 깔끔하게 잘 써는데 난 아직 어설프다
울퉁불퉁~
괜찮다 어차피 사포로 다 갈아낼거다
5. 다리 붙이기
위쪽에서 해줄건 거의 끝났고 이제 다리를 달아보자
하지만 그 전에 탄 자국부터 다 날려줘야한다
샌딩기에 80방짜리 거친 사포를 달고 겁나 밀어주자
부와아아앙
그럼 이랬던 것이
요렇게 된다. 다 안지워졌다고?
쟤들은 너무 타버려서 지울려면 면을 전체적으로 몇 미리를 날려버려야 한다
포기 ㅈㅈ
쨌든 이렇게 샌딩해준 다리에
접합되는 모든 부위에 본드를 발라준 다음 상판에다 합체시킨다
합체시킨 다음 클램프로 겁나 세게 잡아준 뒤 또 하루 이상 경화시킨다
목공본드 뷰릇
쪼여
하늘을 향해 다리를 벌리고
역시 본드만으론 불안하다
피스까지 박아버리자
피--스☆
멀바우는 겁나 단단해서
걍 피스 박아버리면 쪼개진다
이중드릴비트로 우선 피스 박힐 자리를 만들어준다
그담에 임팩 드라이버로 피스를 조심조심 박아주면 된다
다행히 쪼개지는 일 없이 다 잘 박혔다
피스 자리도 메꿔줘야 한다
목심을 만들어서 끼워준 다음 플러그톱으로 자르고 샌딩치면 된다
목심은 기성품도 파는데 그건 소나무다
멀바우는 기성품이 없어서 직접 만들어야 한다
드릴프레스로 ㄱㄱ
싄나게 구멍을 뚫어주자
완전히 뚫어버리면 안된다
비트에 박히면 뺴기 힘듦
구멍에 목공본드를 짜넣고 목심을 쑤셔넣는다
엄훠
살짝 경화시킨 담에 플러그톱으로 썰어내자
깰끔. 마찬가지로 사포로 갈아서 없애버리자
6. 보강대 달기
이렇게만 해도 굉장히 튼튼하지만
상다리란 의외로 나약한 법이다
옆에서 치는 충격에 쩌저적 갈라지면서 부숴질 수도 있다
보강대를 달아주자
45도로 재단
자리를 맞춰 보고 나사가 들어갈 곳을 표시해준다
목공본드 잔뜩 칠해서 붙이자
이중드릴비트 -> 임팩드라이버 컴보
이 작은 보강대에 피스가 다섯개나 박혔다
다음은 마지막 마감과 완성샷이다!
- 수제 작탁 제작기 (3) - 완
7. 샌딩샌딩
조립은 끝났고 이제 무한 샌딩 시간이다
존재하는 모든 턱을 갈아버리면 된다
갉갉갉갉갉갉갉갉갉갉갉
매끈해졌다
존재하는 모든 각도 다 없애버린다
8. 틈 메우기
잘 쪼이고 붙였지만 틈이란 건 존재한다
메꿔주자
틈 발견
목공본드로 메챠쿠챠 해준 담에
고운 사포로 살살 문지르다 보면 갈려나간 가루가 알아서 채워진다
매---직☆
여기까지 하고 모든 면을 곱게 사포로 갈아버리면 거의 끝난거다
11. 기름칠
이제 모든 면에 기름을 칠해준다
이러고 하루 이상 말려야한다
기름이 다 발리면 요러코롬 이쁜 색이 난다
12. 바니시
기름만 칠해도 상관없지만 이러면 물에 엄청 취약하다
바니시를 발라 광택과 물내성을 올리자
바니시는 얇게 펴발라서 건조시키고
결오름으로 거슬거슬해진 면을 사포질하고를 반복한다
안쪽은 2회, 겉에는 3회 해줬다
막 칠해진 곳은 반들반들 빛난다
마르기 전에 전체적으로 다 칠해줘야한다
그런 다음 결방향 대로 정리해주면 된다
바니시까지 칠해져서 완전한 멀바우 색이 드러났다
겁-나 이쁩니다
이제 포토타임
약 한달간의 뻘짓으로 세상에 하나 뿐인 나만의 작탁이 완성됐다
근데 같이 마작 칠 사람이 없다
염병 네 명 어떻게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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