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모- 쇼와레트로 조와하는 쇼와의 망령입니다
8월 나고야 - 도쿄 여행때 저길 다녀왔음
원래 예정에 없었던 터라 사진도 몇장 없고 해서 리뷰는 포기했는데 마침 다른 일붕이가 힙스터 스팟으로 소개를 해준데다 다들 반응이 좋아 보이길래 오늘은 아사쿠사 레트로 여행지를 주제로 정함
아사쿠사, 도쿄의 수많은 번화가 가운데서도 시타마치의 분위기가 가장 짙은 곳이자 에도시대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정겨운 동네
보닌쟝은 레트로를 조와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아사쿠사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게.. 아사쿠사는 관광객 상대로 장사한다는 느낌이 너무 강한걸.. 신주쿠도 시부야도 관광객으로 인산인해인건 마찬가지지만 유독 아사쿠사만 짭교토 도떼기시장통 센소지 + 자칫 깔려죽을것같은 외국인관광객 무리 + 관광객 대상 오미야게로 가득한 나카미세도리 환장의 조합으로 여기가 도쿄인지 경주 보문관광단지인지 헷갈리는 그 느낌이 별로라 아사쿠사는 첫 도쿄여행때 한번 가고 안갔음, 물론 야마노테선 기준으로 아사쿠사 - 스카이트리 라인만 툭 튀어나온 지리적 요인도 한몫함
말은 이렇게 해도 첫 일본여행객에게는 아사쿠사만큼 일본적이면서도 교통, 음식, 기념품 모두 편리한 입문난이도의 관광지가 또 없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애초에 1주일의 나고야 여행이었지만 귀국비행기를 놓치는 이슈로 인해 도쿄에서의 이틀이 추가되었음
마침 얼마 전 도쿄로 이사온 일본인 친구에게 소식을 전했더니 아사쿠사에서 만나자고 해서 9년만에 아사쿠사를 찾았음
아사쿠사에 가기 위해 우에노역에서 긴자선으로 갈아타는 길에 눈에 띈 익숙한 그림의 스테인드글라스
🔼동양 유일의 지하철도 우에노 아사쿠사간 개통 - 도쿄지하철도주식회사
바로 1927년 개통한 동양 최초의 지하철 긴자선 개통포스터를 역사 내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든 것
긴자선 개통 100주년을 맞이하는 2027년을 목표로 10여년 전부터 새로운 차량의 도입, 역사 리모델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이 스테인드글라스도 그 일환인 듯함, 참고로 바로 옆에는 개통 당시에 쓰였던 목제 개찰구도 보존돼있음
다른 일붕이가 이미 소개했던 아사쿠사 지하상점가
https://asakusachikagai.com/
정식 명칭은 '아사쿠사 지하거리(浅草地下街)'이고 1955년 개업한 현존하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지하상가이기도 함(일본 최초의 지하상가는 1930년 개업했고 우에노역에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짐)
긴자선 아사쿠사역이랑 연결돼있어 위 사진 속 입구를 찾고 싶으면 도부 아사쿠사역 빌딩 바로 앞에 있는 지하철 긴자선 8번출구를 찾으면 됨
여러모로 빵빵야 미가 느껴지는 레트로한 지하상가임
8번 출구에 ◀센소지라고 적혀있지만 센소지까지 이어져있는건 아니고 옆의 신나카미세 상점가까지만 이어져있음
이쪽 출구는 지하철 긴자선 6번출구를 찾으면 됨
우하단에 두더지모양 간판이 8번출구
아사쿠사를 여행하는 일붕이라면 눈에 익을 도부 아사쿠사역
1931년 지어진 유서깊은 건물이다, 무려 미군 폭격도 맞은 적 있는 건물임
🔼1960년대의 사진
멀리 오사카의 난카이 난바역이 생각난 눈썰미 좋은 당신!
난카이 난바역이랑 같은 건축가가 지어서 그런지 둘이 비교해 보면 어딘가 비슷비슷함
야~ 스카이트리 딱높다~
아사쿠사특 어딜가나 스카이트리 보임
카미나리몬 맞은편에 있는 아사쿠사문화관광센터
8층인가 야외 전망대가 있는데 무료다, 은근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 많음
https://maps.app.goo.gl/NnR9WKgV3hmBxn537
아사쿠사문화관광센터 · 2 Chome-18-9 Kaminarimon, Taito City, Tokyo 111-0034 일본
★★★★☆ · 관광 안내소
https://lh5.googleusercontent.com/p/AF1QipPz8j2hS0DXMVZH2WYLDL8EvbFZckigp6Iiw2DX=w900-h900-k-no-p
아사쿠사문화관광센터 전망대 뷰
카미나리몬 앞은 9년 전이나 지금이나 인산인해인건 마찬가지
센소지도 그렇고 카미나리몬도 그렇고 도쿄대공습 + 전후복구탓에 옛 분위기가 전멸인 도쿄에서 에도시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동네 아닐까 싶음
근데 사실 센소지 본당은 1958년에, 카미나리몬은 1960년에 철근콘크리트로 복원한거임ㅋㅋㅋㅋㅋ
🔼신 천엔권 뒷면 도안인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로 유명한 가쓰시카 호쿠사이가 그린 카미나리몬
본당이야 1649년 재건된 걸 1945년 도쿄대공습으로 날려먹고 전후 복원했다지만.. 카미나리몬은 1866년 화재로 날려먹고 100년 가까이 재건 안하다가 본당 재건하는김에 겸사겸사 같이 복원한거다
그래서 좌상단 메이지 시대 지도나 우상단 1936년 항공사진을 보면 카미나리몬 자리가 텅 비어있음
좌하단 1940년대 항공사진에는 본당마저 없는걸 알 수 있다
아사쿠사는 말이야.. 다 좋은데.. 사람이 너무 많아..
🔼메이지 시대의 나카미세도리
나카미세도리는 17세기 말에 형성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상점가라고 한다, 여러모로 오래된 것이 많은 동네 오세요 아사쿠사
메이지 시대의 나카미세도리는 지금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인데, 1885년 메이지 신정부가 번잡하게 늘어선 기존의 구식 가게를 모두 헐어버리고 벽돌을 쌓아 근대적 상검가를 만들었기 때문
물론 관동대지진으로 싸그리 무너지고 철근 콘크리트로 다시 지어올린게 지금까지 이어져온거임
이전 글에서도 잠깐 소개했던 지하철 긴자선 아사쿠사역 4번출구
등록유형문화재이기도 한 4번출구는 센소지를 본딴 디자인으로 그 색깔 때문에 '아카몬'이라고도 불림
🔼메이지 말기의 아사쿠사
지금이야 신주쿠, 시부야, 이케부쿠로가 훨씬 더 크고 번화하지만 100년 전만 해도 아사쿠사는 도쿄에서 알아주는 번화가였음
에도시대 화재로 사라진 가부키 극장이 여럿 아사쿠사로 이전해 오면서 번화가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함, 가부키는 당시 사람들의 몇 안되는 유희거리 중 하나였고 북쪽으로는 요시와라 유곽이 있었던 덕에 아사쿠사는 금세 사람들로 넘치는 활기찬 동네가 되었음
사진의 갈색 탑은 메이지의 스카이트리라고도 불리는 능운각(료운카쿠, 凌雲閣), 구름을 능가할 정도로 높다는 뜻의 능운각은 1890년 52미터의 높이로 세워진 당시 일본게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음(관동대지진으로 반파, 해체)
안에는 일본 최초의 엘리베이터도 있었다고 하며, 여러모로 동시기 오사카의 신세카이와 더불어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다양하고 신기한 볼거리들을 볼 수 있는 번화가였음
🔼다이쇼 시대의 아사쿠사
🔼쇼와 초기의 아사쿠사
시대가 바뀌면서 가부키 극장은 활동사진관(영화관)으로 점점 바뀌어서 다이쇼 시대(1910년대)에는 이미 아사쿠사는 일본 최대의 극장가로 거듭나있었음
동시기 신주쿠와 시부야가 아직 시 외곽의 논밭이었음을 생각하면 지금은 오히려 그 위상이 역전된게 아쉬울 따름
이대로만 승승장구했다면 좋았겠지만, 메이지 말기부터 점점 쇠락하기 시작해 20세기에 들어서는 질 나쁜 사창가로 전락한 요시와라 유곽이 인근에 있었다는 점, 관동대지진의 여파로 지진에 비교적 피해가 적었던 도쿄 서부로 사람들이 이동했다는 점, 결정적으로 도쿄 대공습으로 동네 자체가 완파된 탓에 아사쿠사는 번화가로서의 생명이 끝나고 말았음
🔼1945년 도쿄대공습으로 완파된 아사쿠사, 일부 철근콘크리트 건물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건물이 불타버렸다 (왼쪽부터 카미야 빌딩, 도부 아사쿠사역, 지하철 긴자선 아사쿠사역 4번출구)
다른 동네들과 마찬가지로 아사쿠사 역시 전후 빠르게 복구됐지만 극장가였던 과거의 모습은 사라졌고 센소지를 중심으로 한 지금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관광지 아사쿠사로 새로 태어났음
또다른 레트로 힙스터 스팟 카미야 바
길을 걷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등록유형문화재 명판!
아사쿠사 1쵸메 1번 1호라는 근-본 넘치는 주소를 가지고 있는 이 건물은 1880년 개업한 일본 최초의 서양식 바인 카미야 바
http://www.kamiya-bar.com/denkibran.html
http://www.kamiya-bar.com/denkibran.html
神谷バー
創業明治13年、ずっと浅草で。神谷バーのホームページです。
http://www.kamiya-bar.com/images/facebook_icon.jpg
144년의 역사답게 설국의 가와바타 야스나리, 인간실격의 다자이 오사무를 비롯한 여러 문호들에게 사랑받았던 모양
덴키브란(デンキブラン)이 주력 메뉴인 듯 한데.. 술알못이라 찾아보니 브랜디 베이스의 칵테일이라고 한다, 이름에 왜 전기(덴키)가 들어가냐 하면 전기가 귀했던 메이지 시대에는 서양에서 들어온 물건에 전기ㅇㅇ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브란은 아마도 브랜디에서 따온거겠지
1921년 신축한 지금의 건물
내가 갔을때는 시간이 늦어 이미 문을 닫아서 아쉽게도 이용은 못했지만 바 뿐만아니라 '레스토랑 카미야'라고 경양식도 함께 취급하니 꼭 들러보길 추천함
여긴 특별한 건 없고, 지하철 아사쿠사역에서 나오면 보이는 스미다강의 다리(아즈마바시)임
걍 오래돼서 같이 소개함(1931년 건설)
지하철 긴자선이 아키하바라 근처에서 끊어져 있는 걸로 봐서 1930년의 지도로 추정됨
아사쿠사 북쪽, 신요시와라라고 적힌 구획 이상한 곳이 에도시대의 그 유명한 요시와라 유곽임
센소지에서 600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을 정도로 가까웠고, 이거 아는 사람 거의 없던데 요시와라 유곽은 1957년 매춘방지법의 시행으로 사라졌음, 물론 지금은 평범한 주택가
다음 글에서는 요시와라 유곽 이야기와 근처 힙스터 스팟을 소개해볼까 함(성매매얘기아니고 역사적 사실에 입각해서만 쓸거임ㅜ)
페어레이디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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