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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붕이의 홋카이도 도동 뚜벅이-7일차 (메만베쓰공항, 치토세)앱에서 작성

samch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0.01 12:00:02
조회 16017 추천 28 댓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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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5시 반의 기상 버릇이 아직도 나를 옭아매고 있는건지


분명 존나 피곤했을텐데 7시가 되니까 눈이 번쩍 뜨였다


이럴땐 군바리라서 좋... 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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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가이드분이 연어잡이 배들은 7시 즈음 온다 했으니


눈 뜬 김에 번개같이 쓰레빠에 디티 입고 연어 테라스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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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배들이 몇 척 정박해있었다


큼지막한 연어가 몇 십 마리고 쏟아지는 환상적인 광경을 기대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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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런건 없었다


한 30분 정도 죽치고 있었는데 그런 내가 보기 불쌍했는지


어민 한 분이 와서 이미 배들은 다 떠났다고 친절하게도 사망선고를 내려주셨다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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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덜터덜 걸어 내려온 우토로항 최대의 번화가(진짜임)


가이드분 말로는 편의점이 2개나 있으니 번화가가 맞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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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편의점에서 떼우려고 했는데

연어잡이 배들 못 본 분노를 아침밥으로 푸는 셈 치고

다시 어제 그 가게로 갆다


제기랄 연어알 나는 네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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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생각하는건데 연어알이 진짜 존나 들어있다

킹 갓 토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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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가서

친절하게 맞이해준 민박집 주인아재에게도 감사인사를 전하고

시레토코를 떠날 준비를 마쳤다


이번은 철도로 기어가서 비행기로 다시 돌아오는 식이었는데

다음엔 그냥 비행기로 왕복하는게 나을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네무로랑 아바시리는 이제 다시 안 가봐도 된다 ㄹㅇㅋㅋ

컨텐츠 다 해치웠으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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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가는 도중 또 나타난 짭비에이

온 세상이 비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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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좆만했던 메만베쓰 공항


그래도 그런 좆만한 공항이라도 있다는 것에 감지덕지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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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시레토코 보러 온거잖아하고 마음을 읽는 듯한


시레토코의 동물 출현 달력


응 다음엔 겨울에 올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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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첫 일본 국내선 아다는 ANA가 가져갔다


탑승권 생긴게 좀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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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시발


국제선에서도 당해본적 없는 공항 도착 후 급지연을 당했다


꼴랑 30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30분이 늦어져서

5시 전까지 가야하는 치토세신사 계획이 망가졌다

이 시발 고슈인 받아야한다고


첫 만남이지만 나는 이미 ANA가 싫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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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편의점 폭식


좆만한 공항이라 그런가 식당이라고는 스프카레집 하나밖에 없던데

거기에 공항의 모든 손님이 다 몰리는 바람에 미어터져서 그냥 편의점에서 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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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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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처음 타보는 프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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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제주도 제트기로 굴리는 한국에 살다보니


프롭기라는게 존나 낯설다


이거 뜨긴 하는건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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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대 피 치도 탑승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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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프롭기는 씽씽 잘 날았다


육로로 6시간 30분동안 기어간 거리를

50분만에 따잇하는 재미~ 갑자기 일여가 재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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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신치토세공항


아 그냥 1일차로 돌려다오 제발


분명 막 도착해서 우유소프트콘을 빨던 내가

이제는 퀭한 얼굴로 치토세로 기어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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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숙소 유유관


치토세역에서 조금 떨어져있지만 가격이 아주 착하다


무엇보다 주변에 술집이 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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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이 많다는건 술을 잔뜩 마실 수 있다는 것


나는 마지막 밤인 이 날 밤을 그냥 보낼 생각이 없었다


안 그래도 거지여행에 강행군이라 술도 마음대로 많이 못 마셨는데 시발


이 날은 아주 갈데까지 갈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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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토세공항이 군공항이라 그런가 전투기가 심심찮게 날아다닌다

우리 부대는 헬기가 존나 날아다는데 하하


전투기 소리를 브금으로

스프카레 SAMA를 향해 느긋하게 걸어갔다

술 마시기 전에 배는 채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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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구글지도야 나를 속인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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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대로 플랜 B로 점찍어두었던 스프카레 가라쿠로 갔다


스프카레는 먹어야지ㅇㅇ


좆중딩 시절 겨울 삿포로에서 먹은 뜨끈한 스프카레의 추억은 나에게 잊을 수 없는 향수다

그 추억을 훌륭히 이끌어내는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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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채웠겠다

이제 노미호다이로 이빠이 마셔볼까 부리나케 달려갔는데


구글지도야 나를 속인거니 2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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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냥 핑 찍어놨던 바 중에서 하나 골라 들어갔다


바 In the glass


들어가니까 치토세 아재들이 한껏 만담을 나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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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잔은 진 토닉으로 시작하는게 내 국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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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아재들의 대화를 안주삼인 마시고 있으니까

아재 중 한 명이 대화가 너무 쇼와틱해서 미안하다고 농담하셨다

바로 이때다 하고 닛뽄진 코스프레는 집어던지고 국적을 밝혔는데

항상 이 한국인임을 알게 된 주민들의 놀라는 반응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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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니


그 뒤로는 군대썰이나 한국 문화 이야기 같은 주제로 아재들과 한일 교류회를 가졌다


역시 아재들이라 그런가 군대썰의 성능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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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모스크뮬 마시고 퇴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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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이 클래식 바 특유의 밋밋한 외관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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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반대로 수풀에 가려진듯한 외관이다


LP판으로 노래 틀어준다길래 간 바 bird 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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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번을 주력으로 하는 위스키바다


근데 여기서 신기하게도 한국인 커플과의 인연이 생겼다


마스터분이랑 떠들고 있었는데 한국인인걸 밝히니까

옆자리 커플도 한국인이라고 마스터가 말씀하시는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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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들은 연남동에서 옷 가게를 하시는 분들이었는데

빈티지룩 전문점이다보니 일본을 사업차 자주 오시는 분들이었다

이번 치토세도 그런 목적으로 오셨는데

마지막 밤 그냥 보내긴 아쉬워서 나처럼 바를 오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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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바리임을 밝히니까 남자분께서 동정심과 측은함을 느끼셨는지

나중에 꼭 가게로 한번 놀러오라고 술을 쏘셨다


감사... 압도적 감사...!


덕분에 스뱅이라던가 이것저것 마셨다

감사합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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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리한 간판이 마음에 들어서 3차로 간 바 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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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컴컴한 분위기가 아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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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문 닫는다길래 1잔만 마실 요량으로 쪼까 돈을 좀 썼다


미야기코가 요즘 은근히 맛있게 느껴진다


좀만 싼 위스키였다면 면세점에서 하나 샀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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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번이 9번째 일여인데


이 바에서 이제야 비로소 진정한 '금태양'을 만날 수 있었다


여태까지 길에서 본 남자 양아치들은 금발이지만 태닝을 안 했거나

태닝은 했는데 금발은 아니었는데

옆자리 사람이 진짜 말 그대로의 '금태양'이었다

마치 본토의 진또배기 멘헤라 패션을 본 듯한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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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양다운 외모에 충실하게

이미 한계까지 취한 듯한 좀 어려보이는 여자애를 데리고 있었는데

과연 그들은 바 폐점 후 어디를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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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4차로 간 바는

폐점 후 다른 남자 손님의 뒤를 졸졸 쫓아가서 들어갔다


바 red raven

자가제 음료를 주력으로 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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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제 콜라로 만든 럼콕이나 자가제 진으로 만든 진토닉 등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이때쯤부턴 나도 슬슬 만취상태라서 사진을 찍을 정신이 없었다

겨우겨우 자가제 진저에일로 만든 모스크뮬은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같이 따라간 그 손님을 비롯해

하얀 짬뽕을 먹고 있던 마스터의 겜블 동료들이라던가 또 잔뜩 수다를 떨었다


항상 바에서 같이 떠든 사람들 연령대가 좀 높았는데

겜블 동료들은 대부분 내 또래였던지라 좀 대화가 신선했다

롤 얘기라던가 뉴진스 얘기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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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거나하게 4차까지 달리고 휘청휘청 숙소로 돌아왔다


그동안 욕망을 억눌러온 것을 빵 터뜨리니 아주 속이 시원했다

암 일본을 가면 술을 마셔야지


비록 폭풍음주로 노잣돈은 거의 떨어졌지만

마음만은 풍족했다


출처: 일본여행 - 관동이외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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