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고 새가 지저귀는 봄인 거시야요 하와와

봄 하면 청어! 청어 하면 구이와 과메기! 사실 한국에서는 산란철인 봄이 되기 전 겨울에

닥치는대로 많이 먹고 지방을 비축해서 고소해진 청어를 11월부터 잡아 과메기를 만들지만

메이플고교에서는 어족자원보호를 위해 2월쯤부터 몇 주 정도 반짝 어획을 허용하는 거시야요

집 나간 며느리는 가을전어에 돌아오지만 집 나간 미호 머장님은 봄청어 때문에 돌아올지도

모르는 거시야요 하와와

그래서 매년 3월이 되면 앞바다에 어선들이 넘쳐나고 어부가 아닌 일반 주민들은

상황을 주시하면서 존버를 함. 바닷물 색이 투톤인데 청어 정액 때문에 그럼

어선들이 청어잡이에 한창일 때 주위에 갈매기랑 독수리들이 몰려들고

바다사자떼도 배 따라다니면서 청어 주워먹고 다님

저런 그룹이 눈에보이는 것만 한 20그룹 있었음

일반 어선이 아닌 요트인데도 청어 잡는데 동원된 듯?

이 날은 해변에 밀려온 청어가 있나 확인차 가봤는데 아직 없었음

대신 멀리서 어부들이 청어 쓸어담는 거 구경만 하다 왔어

올해는 어선 배수량 톤수의 20%만 어획이 허용됐대

어부들이 아닌 일반 라이센스를 보유한 낚시꾼들의 경우 낚시대로 잡아도 되고 뜰채로

뜨거나 손으로 집어도 되고 투망 사용도 허용됨. 일반 낚시꾼에게 허용된 하루 어획량은

인당 20kg

주인이랑 공놀이 하러 나온 댕댕이 커엽

도베르만이라 살짝 위협적이긴 한데 여기가 목줄 없이 산책 가능하도록 지정된 구역이라

쫄려도 별 수 없음

주워가고 싶었던 청어는 아직 해안에 밀려오질 않았다보니 이 날은 그냥 새 사진이나

실컷 찍다 옴

아직 어려서 색이 어두운 듯한 갈매기

얘들 때문에 주위에 청어 대가리 엄청 많고 똥도 푸지게 많이 싸놨더라

이틀 뒤 청어가 드디어 해안에 밀려왔다는 첩보를 듣고 아버지랑 둘이 아침에 나옴

청어정액으로 이틀 전보다 색이 더 뿌옇게 됨

청어는 해안가에서 자라는 해초에 산란을 하는지라 만조일 때 여기저기 알 뿌려놓음

해초에 붙은 하얀 것들이 다 알

물이 빠진지 오래되지 않아서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는 놈들도 많이 보임

청어 +1

청어 +2

나는 옷 대충 입고 가서 그냥 바위사이에 낀 청어나 몇 마리 주웠는데 아버지는 뜰채 챙겨오심

아버지가 청어 줍줍 +3

코로나로 개판이 된 동네라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곳으로 가서 청어 주웠더니 양이 너무 적음

사람 몰리는 곳은 다 이유가 있는 거였어

인당 20kg 챙겨올 수 있는데도 둘이 가서 겨우 3kg 주워온 게 개그 ;(

산란철이라 똥도 없이 알이나 이리로 꽉 차서 배를 딸 필요도 없이 비늘만 치면 됨

9마리는 과메기 만들 용도로, 14마리는 구이용으로 손질하고, 나머지는 젓갈 담금

톤그란텐고교 청어는 사이즈 꽤 크던데 메이플고교 청어는 작아서 살짝 아쉽

소금을 쳐서 해와 바람에 2~3일 정도 말리면 과메기 완성됨

근데 혹시 모르니까 안전을 위해 다 말린 뒤에도 2주 정도 냉동 시켜봄

다음날은 날씨가 구려서 바다에 못 나가봤고 이틀 뒤에 혹시 청어가 더 있으려나 해서 바닷가

내려가다가 뭔가 맛나게 먹는 독수리 봄

얘도 청어 먹고있네 ㅋㅋㅋ

내가 새를 잘 몰라서 흰머리수리 아성체인지 검독수리인지 구분을 못하겠음

뤀이 처럼 예쁘게 생김

훨훨

주워갈 만한 청어가 없길래 그냥 독수리 사진이나 찍다가 재밌는 거 봄

청어 하나로 인간과 독수리와 갈매기와 바다사자가 쌈박질하는 현장

어선은 좋겠다 맛있는 청어 많이 잡을 수 있어서~

알 빵빵 레후

7마리는 잡은 그날 바로 가족이서 구워먹고

나머지 7마리는 석쇠구이 해보고싶어서 날씨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다 조금 늦게 먹음

치이이익

서주 당주님이 봄에 마당에서 청어를 굽는 냄새를 풍기면 둘째딸이 집으로 돌아올 것이오

오홍홍홍

올해 청어를 너무 적게 잡아와서 나는 이 날 두 마리만 먹었...

맛나다 맛나

그리고 완성된 과메기도 얼마 전에 먹었음

미역이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주위에 미역 살 수 있는 곳이 없음 :(

근데 7마리 과메기로 만들어봤자 이것 밖에 안 나옴

완전 창렬함

어머니는 과메기 생으로 드시기 싫다고 하셔서 두 마리 구워드림 ㅠㅠ

잘라놓으니까 더 허무한 양임

그래도 아버지랑 같이 나름 맛있게 먹었음

톤그란텐고교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11월에 과메기를 만들어서 훨씬 기름지고 고소한 것 같고

여기 메이플고교에서는 전문어부가 아닌 이상 이미 산란했거나 기진맥진한 개체나 잡아다

먹는 거라 고소함이 살짝 떨어짐. 그래도 직접 잡아먹는 재미도 있고 이 동네에서는 과메기

어디서 구할 수도 없는지라 나름 만족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