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즈오카 해수어 채집 - 돛란도어를 찾아서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

일본 시즈오카 해수어 채집 - 돛란도어를 찾아서앱에서 작성

ArtyomDarK

2025.03.03 09:20:01

조회 10885 추천 92 댓글 59

28b9d932da836ff23ee785e3438475691863d18808a679ef44d14be72145476fa560

스루가 만(駿河湾).

일본 시즈오카 현에 위치한 만으로 바다를 따라서 해구 지형이 깊이 패여 있어 세계에서 제일 가파른 해저 지형을 자랑하는 곳인데.. 육지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최대 2500미터 깊이의 심해가 펼쳐져 있음

뜬금없이 무슨 소리냐 하면 겨울~봄철 이곳 해역에서 발생하는 용승은 필연적으로 심해어의 편승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인데 실제로 스루가 만은 세계에서 심해어의 해안 좌초가 가장 잦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런 사기적인 지형 덕에 평소라면 박물관에서나 볼 법한 심해어들을 심심찮게 마주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중 가장 자주 좌초하는 종 중 하나가 바로 '돛란도어' 라고.

28b9d932da836ff23ee785e24087756509c779551208777b3569893488c269179c73

이놈이 바로 돛란도어

보다시피 갈치와 돛새치를 섞어놓은 듯한 꼴을 하고 있는데 평소에는 수심 1000~2000m권 존나 깊은데 서식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용승류에 편승해 표층에 자주 출현한다고 함. 많은 해에는 연간 100여 개체 이상도 발견된다고 하는데..

그래서 직접 가봤음 하하

7fed8273b58168f751ef86e144807d73a41398b0c4d8df4d04167408c7f433b9

2월 말 일본, 야심한 밤 시즈오카 현의 한 해변.

밀려드는 파도는 거칠고 사방 천지 불빛이라곤 손에 든 랜턴 한 자루가 전부

7fed8273b58168f751ef87e441847c73f2c14ffc8715ed526a4ed4035385eab2

과연 이런 곳에 저런 게 있다고.. 반신반의하며 해안가를 걷는데 웬 사람 두 명이 랜턴을 들고 걸어감

알고 보니 똑같은 목적을 갖고 온 일본인들

한 명은 골격염색표본 전문가고 한 명은 대학에서 복어 테트로도톡신 연구하는 학자였음; 라인업ㅁㅌㅊ?

7fed8273b5806afe51ed85e147847073184bc0916cf06eff67bb218b1603b329

여튼 그렇게 10분쯤 걸었을까, 갑자기 먼저 가던 일행이 고함을 쳐서 보니..

7fed8273b5806afe51ed85e747857773ce7da734ae21885dd37dfa3bc53208e6

와 시발;;; 돛란도어 입갤ㅋㅋ

이게왜 진짜임ㅋㅋ

7fed8273b5806afe51ed85e7448173735148fef29c670a5399c9bf4527444d4d

누가 뭐래도 의심의 여지 없이 완벽한 상태

매끈하고 슬림한 몸체에 대비되는 심해어다운 큰 눈과 입, 진짜 돛다운 등지느러미가 인상적이다

7fed8273b5806afe51ed85e7478477731c3566bc6300a65dd31b0c94bf2b313b

강력한 포식성 어종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날카롭게 솟은 이빨들. 탐식성이 매우 강해 이런저런 물고기는 당연하고 쓰레기나 플라스틱까지도 주저없이 삼킨다고 함

심지어 살아 있었음

좌초한지 한 시간도 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

28b9d932da836ff23ee785e04e89756c6b91257af7714a7feb96694ae554a050974f

일본인 센세들도 흥분해서 스고이~ 연발하고 한일대통합의 현장이 벌어짐

솔직히 이곳에서 나름 흔한 편인 고기라지만 그건 자주 갈 여력이 되는 현지인한테나 먹힐 소리고 이번에 놓치면 언제 올지 기약이 없는 칸코쿠진 둘에게는 너무나도 신기했따

28b9d932da836ff23ee785ed4181726b22b3fc760a686c837bb52c1f4ea9efc59e4b

들고 한 컷. 약 1m 정도 되는듯

7fed8273b58168f751ef84e546817d730ec6f868cb004e7ed9273eb4c3517940

한국인이고 표본을 구하러 왔다는 말을 듣자 감사하게도 흔쾌히 양보해주심

이제 이 돛란도어는 제 겁니다

7fed8273b58168f751ef87e44e837673f18cb8b971768960171161a58438b66b

아쉽게도 다른 어종은 추가로 발견하지 못했는데 해변 곳곳에 신선한 발자국들이 나 있었음

아마 우리 전에 누군가 더 와서 싹 털어가지 않았을까 생각

7cea8476bd836ff637ee82e6419f2e2d672fac46ef3b2b5ea42fe65260

간단한 세척 후 숙소 욕조에서 한 컷 더.

원래 위장을 갈라서 섭식 내역을 알아보려 했으나 오래 굶은 모양인지 배도 비쩍 꼴았고 가죽도 너무 약해서 포기함

7fed8273b58168f751ef84e0408076730fbcf9793c6be15b1b63aca25fac0f7f

숭어.

잠깐 내항에서 탐어도 해봤음

진심 숭어 존나많더라 해안가에 수천마리가 몰려서 자고있음

7fed8273b58168f751ef85e543817273399099527e3754bfbc04f64bee79541f

복섬.

항구가 전반적으로 기수역이라 고기가 이런 거밖에 없음ㅠ

7fed8273b58168f751ef82e742827573687cc9af0d4ff2ee070eae0425573094

검정망둑.

ㅗ

7fed8273b58168f751ef83e5448576735be84bbc0ae32c2ed4b072811c50802e

주걱치.

중간에 어부 분에게 물고기 공부하는 한국 학생이라고 하니 주신 것들

7fed8273b58168f751ef83e544817373be90e4d71a6b024a05f979f9437ec7f2

참돔.

7fed8273b58168f751ef83e5478273738c6326a169f79273241ec7e000657fab

점퉁돔.

한국에서는 제주도에서나 볼 사이즈가 이 겨울에 나오네

7fed8273b58168f751ef83e544807c73918fd4e46f6f9365cc4b10a7937a1d30

쥐돔.

도 마찬가지;

28b9d932da836ff23ee785e34688716de14dd014941a839687d8ae114f123a7afa97

근처에 이미 좃돼버린 다른 돛란 시체도 있었음

엑윽

7fed8273b58168f751ef83e542837073640bfee52a728b5248a25803ba7d766b

집어등도 켜보고

7fed8273b58168f751ef83e74f817073ed87ae4f8b6e98c3483091570f5fc50b

바글바글

뻐킹 숭어

7fed8273b58168f751ef83e7448273734f7a41c0aa9c381ea08352f5e074fcea

정어리.

흔히 시라스- 로 불리는 녀석들 중 멸치와 똑 닮았다

차이점이라면 멸치는 상악이 더 길지만 정어리는 하악이 돌출

7fed8273b58168f751ef83e747837c73d11e29497123ed83cff4f3a8e12f8e4e

황점베도라치.

사실 현미경으로 본 것도 아니라 그물베- 일 가능성도 농후

7fed8273b58168f751ef83e44f837073e2ba35823fc2dd7f828ce4fe167c1eae

전갱이.

님들 1cm짜리 전갱이 본적잇숴요??

이외 꼬치고기나 점베도라치, 볼락, 노랑가오리 등을 보았으나 채집에는 실패

7fed8273b58168f751ef81e6418576734a45c70fb994cc02020baa4867378e9d

눈좀 붙이고 날이 밝았다

7fed8273b58168f751ee87e0428575731f640d5764aaef6d596e3c7c2f396b80c6

후지산 존멋;

7fed8273b58168f751ee87e045807273be69af4fd89a4cffddca7433ac9e4d41

검정꾹저구.

중층에 한두 마리씩 떠다님

7fed8273b58168f751ee85e14e837073194d76bf90cc93f0e0cb79b163229309

벵에돔.

이짝은 벵에치어가 지금부터 출현하나봄.. 청록빛 광택이 예쁨

28b9d932da836ff23ee785e3468674686dd3d22e5cf66ffd78c8cc400e2dfa3d83a3

어쨌든 그렇게 귀국.

돛란도어가 반입이 가능할지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잘 통과되었다

7fed8273b58168f751ed87e041837c73e8b3a35383c7ee4a08e1d286e21e19e5

세관에 물어보니 국내 최초로 들어온 종이라고 함

아마 한국인이 돛란도어 관찰하러 간 기록도 처음 같은데 괜히 뿌듯하고 그렇노 ㅎㅎ

표본은 아마 세척 및 고정 작업 이후 서대문자연사박물관 등에 전시될 것으로 생각

이상 글 읽어줘서 감사감사~~~

출처: 아피스토그라마 갤러리 [원본 보기]

고정닉 36

전체 댓글 0개

등록순

본문 보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운영원칙 및 관련 법률에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Shift+Enter 키를 동시에 누르면 줄바꿈이 됩니다.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매니저들에게 가장 잘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5/03/10	-	-
310302	[코갤] 엔비디아칩 제3국 AI서버 통해 중국 유입 [131]	ㅋㅋ.	03.04	14212	92
310301	[중갤] [속보] 707 김현태 백수됐다 ㅋㅋㅋㅋㅋㅋ.JPG [292]	정치병자(211.225)	03.04	30014	229
310299	[야갤] 외할머니 돌아가셨는데 게임하는 남편.blind [613]	ㅇㅇ(211.234)	03.04	30485	265
310298	[싱갤] 비싸고 유명한 냉장고 [292]	타이	03.04	24944	82
310295	[잡갤] 휠체어타고 대중교통 이용하며 기사님들 삥 뜯고 보험사기치는 나이롱환자 [83]	감돌	03.04	12293	46
310292	[싱갤] 미국이 층간소음으로 싸우는 방법 ㅋㅋ [139]	타코피	03.04	23664	175
310290	[조갤] 시화호 다녀왔습니다 1 (스압) [18]	rrrly	03.04	3740	26
310289	[중갤] 단독] 전광훈의 자유통일당, 사실상 교회 헌금으로 작년 총선 치렀다 [112]	00	03.04	11101	86
310287	[싱갤] 조금 특별한 식물이 있는 서울기상관측소 [74]	타이	03.04	23991	125
310286	[주갤] 나이 때문에 시작도 전에 까인다는 87년생녀.blind [652]	ㅇㅇ	03.04	30845	296
310284	[안갤] [단독] ‘복당 여론조사’ 실시한 날 450만원 입금‥이틀 뒤 홍준표 복 [79]	ㅇㅇ(223.38)	03.04	9351	67
310283	[L갤] ㅅㅂ 요즘 무고죄 근황 [962]	ㅇㅇ(211.234)	03.04	37034	721
310281	[싱갤] 싱글벙글 티라노와 공존한 익룡의 이름이 지어지다 [46]	ㅅㅇ,	03.04	15425	54
310280	[과빵] [금주의 신상] 3월 1주차 신제품 먹거리 모음.jpg [65]	dd(183.100)	03.04	11340	48
310278	[중갤] [단독] 윤석열, 군인들 정신병 걸리게 만들었다 [452]	엄마부대	03.04	20166	247
310275	[배갤] 유럽 여행 마지막 빈 [28]	니콘3세대	03.04	4318	14
310274	[싱갤] 어질어질 비트코인 근황 [404]	라면타도	03.04	48327	429
310272	[미갤] 스타링크 한국 상륙 임박.jpg [268]	화난송은이	03.04	29823	237
310271	[국갤] [속보] 트럼프 “멕시코·캐나다 25% 관세, 4일부터 시작” [173]	dyir	03.04	12649	108
310269	[미갤] 커버드콜 요약 gpt [124]	ㅇㅇ(223.38)	03.04	20653	135
310268	[싱갤] 싱글벙글 인간 몸에 최적화 된 운동 [402]	ㅇㅇ	03.04	47947	264
310266	[중갤] [단독] 명태균 여론조사 결과 보내자 윤석열 ‘체리 따봉' 답장 [147]	ㅇㅇ(218.39)	03.04	10626	141
310265	[미갤] 3월 4일 시황 [28]	우졍잉	03.04	9520	38
310264	[국갤] <대통령 변호인단 입장문> 한겨레의 국무회의록 가짜뉴스 반박 [137]	ㅇㅇ	03.04	9682	272
310262	[미갤] 한동훈, 尹 지지자에 "탄핵으로 상처 입은 점 진심 미안" [312]	ㅇㅇ(182.31)	03.04	13813	38
310261	[싱갤] 싱글방글 짝퉁이 더 고퀄인 촌 [197]	썅년	03.04	34267	346
310258	[대갤] 사망사건 수사하랬더니 피해자 현금 3억 훔친 경찰관 논란 (도쿄) [70]	난징대파티	03.04	14311	104
310257	[잡갤] 젤렌스키와 충돌한 트럼프 "우크라 군사지원 전면중지" [713]	묘냥이	03.04	15524	186
310256	[일갤] 오늘의 미에현 여행 [27]	용일	03.04	7016	27
310254	[무갤] 홈플러스, 회생절차 신청.."매장은 정상 운영" [397]	ㅇㅇ(1.231)	03.04	21343	122
310253	[싱갤] 싱글방글 이미지가 중요한 촌 [151]	썅년	03.04	19650	76
310252	[새갤] 이준석 “北 잠수함기지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공격원잠’ 필요” [298]	Taesikgun	03.04	13887	97
310250	[야갤] 도우미 노래방 라이브...서울시 9급 공무원 ㄹㅇ...jpg [358]	Adidas	03.04	52404	506
310249	[잡갤] 日 투명 화장실처럼?…서울 한강 화장실 확 바뀐다 [169]	묘냥이	03.04	16486	20
310247	[코갤] 대체거래소 내일 출범.. 8시 뉴스 보도 [60]	VWVWV	03.04	10920	36
310243	[카연] 메머리구의 흥신소- 메머리브레이크 -4- [8]	FD_	03.04	5078	5
310241	[싱갤] 싱글벙글 철권 헤이하치가 집안에서 그나마 정상인 이유 [134]	ㅇㅇ	03.04	28556	140
310240	[모갤] 프라모델로 나온 한국군 병기 - 빠진 것들 및 기타 1부 [17]	호순이	03.04	9940	18
310237	[디갤] 날씨가 매우 좋지 않았던 오늘 사진들 [13]	ㅇㅇ	03.04	7126	15
310235	[M갤] 이정후 바뀐 타격 메커니즘 설명 [83]	Ishihara	03.04	15641	102
310233	[유갤] 실제로 보면 말이 안나올것같은 젠데이아 몸매 [551]	ㅇㅇ(175.119)	03.04	31022	37
310231	[리갤] 3월 첫 본인 레플모음 [27]	엘니뇨	03.04	6851	14
310229	[스갤] 의외로 모르는 사실) 장풍 레벨이란?+추가 [53]	반석	03.04	11062	38
310226	[싱갤] 싱글벙글 90년대 소년들의 명작 디지몬의 '완결' [228]	금발양아치누나	03.04	30205	247
310222	[러갤] 도쿄마라톤 전체 후기 [53]	러닝과의전쟁	03.04	10621	67
310218	[레갤] 실베글 보고 GBA 뽕에 했던 것들(움짤) [29]	타누유키✩	03.04	10917	35
310216	[기갤] 도로 민원 단박에 해결, '변기에 파리' 같은 넛지의 힘.jpg [80]	ㅇㅇ	03.04	16193	85
310214	[E갤] 《울산 3편: 태화강따라》 [26]	밤은짧고목표는멀다	03.04	6894	24
310212	[싱갤] 꿀팁꿀팁 냉동만두 촉촉하게 먹는 방법 [384]	길호철	03.04	41359	195
310211	[국갤] 살면서 걸러야 될 사람 [637]	ㅇㅇ(220.119)	03.04	55607	954
뉴스	‘춘화연애담’ 한승연 “카라 멤버들, 19금 찍는다고 기대” [인터뷰 ②]	디시트렌드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