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 여정이 너무나도 피곤했던지라 7시까지 한번도 안깨고 말 그대로 푹잤다.
씻고 조식을 먹으러 내려가니 주인장인 앤드류가 친절히 맞이해주었고, 바로 식사가 나왔다.


포크를 들었는데 앤드류 아조시가 눈썹을 씰룩씰룩거리면서 다가오더니 아조시가 좋은거 한잔 줄까..? 하더라.
감사합니다만 제가 아침부터 운전을 해야해서요 라고 한번 거절했으나 이거 사실 내가 스까스까한 "아일라블렌드" 인데 맛만봐.. 쬠만줄게.. 하는데 사회생활하는데 이거 어떻게 거절하냐 그래서 "와 정말요? 엄청나네요 그럼 진짜 쬐~끔만.." 하고 받아마셨다.

도수가 40도인지라 그냥 부드럽게 넘어갔다. 어디꺼 스까스까 했는지는 비밀(찡긋) 이라면서 가심..
그러고 조금 있다 옆 테이블에 미국에서 오신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 할머니 네분이 앉으셨는데 똑같이 좋은거 있다고 아일라블렌드 영업을 하신다.
할아버지들이 솔깃해서 낼름 받아마시는데 할머니들은 그거 보면서 타박하는데 사람사는건 여기나 저기나 같은 것 같다.
식사 끝나고 방으로 올라가려는데, 마침 창밖에 무지개가 예쁘게 떠있어서 찍을 수 있었다.
그런데 정말 30초정도만에 사라져버렸고, 아쉽게도 이게 내가 여행중에 유일하게 만난 무지개였다.


체크아웃 하며 앤드류 아조시가 오늘 이후의 일정에 대해서 물어보셔서 조언도 들을 겸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일단 나는 오늘부터 포트엘런쪽에 있는 에어비앤비에서 3박4일간 지낼 예정이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던 스톰 에오윈의 영향으로 인해 포트엘런쪽 상황이 많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
특히 코옵의 경우 바닷물이 점포 안까지 들이닥쳐서 냉장고가 전부 작살이 난 관계로 한동안 고기나 신선식품은 못사게 되었으니 보모어에서 미리 장을 보라고, 지금 가면 신선한 고기랑 야채들 많이 있을거라고 꿀팁을 주셨다.
그리고 밥을 먹을 곳에 대해서도 좋은 정보를 주셨는데,
1. 포트엘런에 있는 SeaSalt는 꼭 가야한다 (★여기는 진짜 꼭가라..)
2. SeaSalt가 질리면 Ellen's Wok 이라고 하는 중화 테이크아웃 전문점이 있는데 이곳도 괜찮다
3. 보모어의 Peatzeria 라는 피자집은 사장부부가 팔자좋게 3주동안 크루즈여행 떠나서 문을 안여니 혹시 생각중이면 빠르게 포기하라
4. Islay Oyster Shed 라는 곳이 굴 맛집인데 영업시간이 들쭉날쭉에 차가 없으면 가기 힘들지만 추천한다
5. 최근에 보모어에 피시앤칩스 가게가 새로 생겼는데, 아주 전통적이고 맛있는 곳이니 피시앤칩스가 떠오르면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6. 이미 알고있겠지만 아드벡은 지금 증류소 작살나서 거기서는 당분간 밥먹기 힘들거다
5번에서 언급한 피시앤칩스 가게는 아직 구글맵 등록이 안되있다고 하시며, 사진상 여기 있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시며, 즐거운 여행이 되길 빈다며 덕담을 해주셨고 그렇게 헤어졌다.
실내 분위기도 너무나도 포근했고, 주인부부의 친절함 또한 더할나위 없이 좋았던지라 오히려 이곳을 미리 알았으면 여행 끝날때까지 여기 머물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보니 손가락도 검지 중지 안쓰고 새끼손가락으로 가리키셨네.. 세심하셔라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한 채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구워먹을 생각으로 스테이크 덩어리와 야채를 사서 섬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스테이크는 좋은 단백질원이다.
체크인은 오후부터였기에 오전에는 산책도 할 겸 등대, 그래 등대를 보러 구석으로 내려갔다.
여윽시 소문대로 길은 울퉁불퉁 했고 사춘기 고등학생 피부마냥 오돌토돌해서 자체 디스코팡팡 즐기면서 하염없이 가다보니 표지판이 나온다.

중간에 마침 차를 세울만한 곳이 있어 신선한 공기도 스멜~ 할겸 걷는데 소들이 사람보고 신기했는지 이쪽으로 우르르 몰려온다.
아란에서 만났던 좆거위쉑 트라우마때문에 순간 똥꼬에 기합 빡 넣고 여차하면 뒤돌아 달릴준비 했는데 중간에 멈춰서 다시 평화롭게 풀뜯어먹는다.
아침만 해도 흐리고 비바람이 콸콸콸이었는데 어느덧 화창하게 개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무슨 등대냐고?
나도 처음에는 등대 그게 뭐 이랬는데 이 등대는 원형이 아닌 사각형이라고 한다. 가만 생각해보니 사각형 등대는 본적이 없어서 신기해서 가봤다.
이제 니들도 등대 볼때마다 이게 원형인지 사각형인지 생각하게 될거다. 그때마다 나를 떠올리도록 해라.

어때 진짜 사각형이지?
장노출 사진찍으려고 삼각대 설치하고 필터 끼웠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우산가지러 호다닥 차로 뛰어갔는데 차에서 우산 빼니까 다시 맑아지더라 아일라 날씨 듣던대로 화끈하네 시부럴..
마음에 드는 사진 몇장 찍고, 조금 더 가까이 가고싶었는데 스톰때문이지 다리가 끊어져있더라. 무리하면 어찌저찌 점프점프해서 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아일라에서 뚝배기 깨지면 빨간약 말고 답도 없을거같아서 그냥 그대로 돌아왔다. 바닷가 건너 저 멀리 포트엘런 증류소도 보이더라.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기에 어차피 숙소까지 가는 길이기에 포트엘런 증류소를 찍고 발걸음을 옮겼다.
재가동을 시작한 포트엘런 증류소는 Port Ellen Reborn이라는 엄청난 이름의 투어를 만들어놓고 한달에 3~5번밖에 안하는데 200파운드인가 받아먹기에 호기심에 할까말까 고민 엄청 했었는데 드램 한잔나온다그래서 바로 칵퉤 하고 안했다. 사스가 그아지오 쉑들.. 투어 안하면 증류소 내부 방문도 못하게 해놔서 그냥 밖에서만 보고 나왔다.

그러던 찰나 숙소에서 내 방이 준비되었다는 메세지가 왔고, 바로 시동걸고 숙소로 꽂았다.
숙소는 포트엘런과 라프로익증류소 사이에 있는, 해변가에 있는 어쩌면 아주 애매한 위치에 있는 독채인데 굳이 이곳으로 정한 이유는, 숙소 베란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바닷가 풍경과, 주변에 다른 집들이 없는 관계로 안전하게 밤하늘을 즐기기에 더할나위 없을 것 같아서 이곳에서 3박을 지내기로 하였다.

도착하니 주인아주머니 나탈리에가 반갑게 맞아주었고, 알고보니 내가 지내는 건물 바로 옆에서 다섯가족이 거주하고 계시더라.
이따 오후에 보모어에서 투어가 있기에 차를 두고 버스로 이동해야 했던지라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정류소가 어디인지 여쭤봤더니 매우 당연하다는듯이 "포트엘런" 이라고 하셨다.
차로 올때는 가까웠는데 걸어가면 그래도 한 20~30분정도 걸리겠더라.
그래도 근처에 정류장 하나쯤 있겠지 했는데 없다니까 사고가 멈춰서 "오...." 하니까 너무나도 감사하게도 포트엘런까지 데려다줄테니 준비되면 말하라고 하셔서 아리가또 호다닥 나갈 채비를 마쳤다.
포트엘런까지 가는 길에 몇마디 이야기를 나눴는데, 나탈리에 아주머니는 아드벡 주변에서 자랐고 남편은 섬 북쪽에서 자랐다고 한다. 둘은 고등학교 때부터 사귀었는데 한동안 본토로 나가서 열심히 일해서 돈벌어서 고향으로 돌아와 이곳에 애 셋 낳고 집을 짓고 지낸다고 하신다. 낭만보소..
그러고보니 나오기 전에 숙소를 잠깐 보니 세탁기가 없었던 것 같아 여쭤봤더니 세탁물 가져오면 세탁+건조 / 세탁온니 이렇게 나눠서 가져오면 내가 해줄게 라고 따봉을 올리셨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호의였던지라 감사 압도적감사였지만 그래도 나이 서른 넘어서 여행가서 빤스 홀라당 벗어서 요로시쿠 하는건 아닌 것 같아서 일단 대답은 알았다고 하고 그냥 흘려보낼 생각이었다.
그렇게 그는 이틀동안 세번에 걸쳐 빤스가져오라는 독촉을 받게되는데...
그렇게 나탈리에 아주머니가 데려다 주신 덕에 편하게 포트엘런에 도착했는데 차에서 내리자 마자 바람이 이건 진짜 도랏맨..
산책하면서 사진이나 찍어야지 했는데 빠르게 포기하고 머리는 미친년 산발되가지고 버스 올때까지 구석에 숨어있다가 버스 오자마자 두더지처럼 낼름 탑승했다.
커피한잔 하려 했는데 스톰때문에 커피차도 퇴갤 또르르..

드디어 보모어 증류소 입갤


투어 체크인하고 대기하고 있는 도중 갑자기 중국인 4인가족이 오더니 투어 가능? 하더니 그자리에서 등록을 해서 같이 투어를 하게되었다.
그리고 조금 더 기다리다보니 어제 같이 지냈던 한국인 두분이 오전에 브룩라디에서 알찬 시간을 보내고 보모어로 오셨고, 그렇게 출발하였다.
원래 이 투어는 증류소 둘러보는 것은 없고 바로 창고 직행인데 이상하게도 우리를 몰팅플로어로 데려가셨다.
어제 스프링뱅크에서 다리아프게 돌아다니면서 봤던지라 아주마이요 바로 창고 가입시더.. 하고싶은데 오늘의 가이드 마가렛 아주마이는 댓츠노노 하시며 몰팅플로어랑 보리 말리는데까지 끌고가셨다.
대신 말리던 보리 한주먹 집어서 맛나게 씹어먹고 탄수화물 보충했다.
보모어의 경우, 아래 마가렛 아주머니 나온 사진의 천장부분을 잘 보면, 삽질 열심히 하다 보리가 자연스럽게 위쪽 선반에 남게되는 것을 막고자 'ㅗ' 형태가 아닌 'ㅅ' 형태로 설계했다고 야 이거 쩔지 않냐 라고 우리가 못알아먹었을까봐 두번 얘기했는데 그냥 아 예.. 하고 말아서 리액션이 성에 안찼나보다.


약 10~15분정도의 몰팅플로어 견학을 마치고 이제 드디어 남바완 창고로 간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갑자기 정체모를 친구들 3명이 투어에 합류해서 8명이 정원으로 알고있었는데 갑자기 10명이 움직이게 되었다.
알고보니 이친구들은 켐벨타운의 글렌스코시아 증류소에서 일하는데 사내 트레이닝 (이라고 쓰고 최고의 복리후생으로 읽자)의 일환으로 아일라로 왔고, 몇군데 증류소를 둘러보고 갈 예정이라고 한다.


일하면서 꽁으로 아일라에서 투어하는거 자체만으로도 넘모 부러웠는데 갑자기 아조씨 한명이 들어오더니 이친구들한테 100미리짜리 뒷바이알을 찔러주고 쿨가이 마소지으며 따봉을 들어올린다.
딱봐도 보통술은 아니었을텐데 이아조씨 알고보니 데이비드 터너라고 하는, 보모어에서 블렌딩하고 핸드필이랑 앤쏠로지같은거 만드는 아주아주 유명한 분이라고 한다.
이름을 듣자마자 같이 투어하는 한국인 분께서 사진!! 사진!! 하고 외쳐서 엉겁결에 터너아조씨+셋이서 사진찍었다.
한국인 두분은 여기 오기전에 낮술로 보모어 핸드필 한판 땡기고 오셨는데 그것도 마침 터너아조씨가 만든거더라. 사진 보여주니까 그거 얼마받던? 하셔서 판매가격 알려주니까 히이익! 하면서 깜짝놀라서 뒷걸음질 치셨다. 아마 집에가서 꼼쳐놓은거 위옥에 내놓지 않을랑가..
사진찍고 뒤돌아 가는 터너아조씨를 바라보며 마가렛 아주마이가 점마 저거 사실 내 남편임ㅋ 이러심.. 어쩐지 왼손 약지에 다이아가 크고 우람하더라.
투어로 돌아와서, 남바완 창고에서는 총 3잔을 시음하고 그 중 본인이 원하는 캐스크에서 100미리를 가져갈 수 있다.
첫잔은 2006년 빈티지의 버번캐스크로서 이제 19년정도 되었겠다.

사실 이제 이쯤 시간이 지나니까 구체적으로 서술하기는 어렵다. 근데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맛있는 버번캐는 암 이래야지 라는 맛이었고 90점 줬던 것 같다.
술이 좀 들어가니 글렌스코시아 친구들이랑도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그러고보니 아란증류소 스캇아조씨 최애가 글렌스코시아 빅토리아나였다는 것을 떠올려서 그이야기를 하니까 스캇찡 우리랑 엄청 친하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우리보고 여기 오기전에 어디갔냐길래 어제 켐벨타운 갔다가 저녁페리로 아일라 왔다고 대답하니 "글렌스코시아도 갔었니?" 라는 질문에 일동 묵념했다.
그래서 내가 어제는 투어일정이 안맞아서 못갔는데 나 다음주에 켐벨타운 또갈건라 글렌스코시아 갈 예정이라고 일단 눈앞의 위기를 모면하려고 마음에도 없는 말 던지고 봤다.
다시 투어로 돌아가도록 하자.
두번째 캐스크는 2008년 빈티지의 와인캐스크이다. 여태까지 와인캐스크를 굳이 찾아먹지 않았던지라 정신 차린상태에서 마신건 처음이었는데 탄닌성분때문인지 확실히 떫고 드라이하더라.
그런데 우리의 밤꽃무새 성님은 한모금 하자마자 밤꽃!! 밤꽃!! 을 울부짖으며 밤꽃 세뇌공격을 하셨고, 두모금째 마시니까 시부럴 진짜 밤꽃향기가 느껴지는건 왜냐...
나는 그래도 맛있게 먹었는데 밤꽃형님은 끝까지 드시지 못하였다. 내 기준으로는 88점정도.

세번째는 아몬티야도 캐스크인데, 이게 아마 올로로소 캐스크 쫑나고 나서 새로 들어온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올로로소를 기대하고 갔는데 없어서 아쉬웠.. 지만 매우 훌륭했다.
2005년 빈티지니 약 20년정도 숙성 되시겠다. 나는 한모금 하자마자 직관적으로 처음에 먹었던 버번캐스크보다 이게 확 와닿아서 바로 100미리 보틀은 이거 가져가야지 하고 정했다.
91점.. 91점이요..

3잔 시음이 다 끝나면, 이제 각자 원하는 캐스크에 펌프 꽂아서 100미리 보틀에 병입하는 성스럽고 경건한 의식이 남아있다.
밤꽃무새 형님의 영향이었는지 와인캐 가져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아마 버번6 아몬티야도4 였던 것 같다. 한국인 두분은 긴 번뇌의 과정을 거친 후 버번을 고르셨다.
내가 별 고민 없이 아몬티야도를 가져간건.. 그건 바로 3일뒤에 여기 또오니까 그때 버번 가져가야지ㅋ

사람이 정원 2명초과라 이 프로세스가 진짜 혼돈의 카오스였는데 사실 좋았던 것은 말이다..
가이드 아주마이가 다른사람들 봐주는데 정신팔려있을때 100미리 병에 따르고 남은거 반납 안하고 전쟁터에서 의무병찾듯 바이알!! 바이알!! 외쳐서 주섬주섬 돚거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술도 꼼쳤겠다) 엄청나게 만족스러웠는데 증류소 2층 바로 인솔해가더니 25년 앤솔로지 혹은 2024년 페스아일 19년숙성 둘중 하나 골라서 한잔 준다는 것이 아니겠슴미까..
나는 스코틀랜드 오기 전부터 보모어 2024년 페스아일 19년숙성 보틀만큼은 증류소에서 꼭 구매 할 생각이었던지라 정가 495파운드이자 마가렛 아주마이의 남편이 담근 앤솔로지로 골랐고, 거의 대부분 가격에 홀려서 앤솔로지 골랐던 것 같다.

사실 내가 두번째 했던 투어나 다른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면 바에서도 막 더 더 퍼준다고 하는데 그날은 마가렛 아주마이가 엄근진 하기도 했고 사람이 많아서 하나하나 챙기기 어려웠는지 보너스 한잔씩만 받고 끝났다.
스코시아 친구들과는 다음주에 켐벨타운에서 보자는 밑도끝도없는 약속을 하고, 한국인 두분과 함께 바에서 추가로 핸드필 주문해서 마셨는데 3잔 세트에 또 와인캐 함정이 들어있었는데 여지없이 밤꽃!! 밤꽃!! 을 외치셨다..
그때부터 였을까요.. 보모어를 먹으면 밤꽃이 스쳐가요..

한국인 분들은 내일아침 페리로 돌아가신다고 하셔서, 저녁식사까지 같이 하기로 하였다.
SeaSalt를 미리 예약해두었기에 그대로 포트엘런으로 내려갔는데 아직 오픈까지는 시간이 남아 포트엘런 공원에서 추위를 벗삼아 걷는데 좆거위쉑 또만났다.
아란에서 만난 정신병자랑은 다르게 그냥 풀만 뜯어 먹었는데 자라보고 놀란가슴 진짜 마이아프다..


해변가 공원 벤치에 앉아 카덴헤드 미니보틀을 완병하였고, 그대로 알딸딸한 상태로 SeaSalt로 가서 오늘의 특선(?) 해산물과 관자버터구이, 그리고 어제 애미야 국이 짰던 굴을 한다스 시켰다.
굴은 이게 굴이지 하면서 넘모 맛있게 먹었고, 캐치오브더데이가 진짜 미쳤다. 중간에 마늘빵도 추가해서 먹었는데 이게 이번 스코틀랜드/영국 여행에서 먹었던 음식 중에 남바완이었다.




밥먹고 나와서 그대로 헤어지기 살짝 아쉬워서 근처 영업중인 바에 갔는데, 위스키는 너무 많이 마셔서 맥주 한잔씩 시켰다.
웃겼던건 SeaSalt에서 밥먹는중에 글렌스코시아 3인방 또만났어서 나오는길에 애들아 진짜 안녕! 하고 나와서 바 들어갔는데 우리 들어오고 한 15분 있으니까 이친구들도 아추워 으츠츠 하면서 들어오더라.. 하이 방가방가 또만났네

더웃겼던건 글렌스코시아 여자애한테 현지 할아버지가 "오 또왔네 오늘기분어뗘?" 하고 말걸었는데 단호하게 "나 여기 처음인데요" 하고 쌩까고 갔다.
그거보고 옆에있던 한국분이 "와.. 할아버지도 저렇게 열심히 플러팅 하고 사는데 우리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라고 하셔서 개웃었다.
이제 진짜로 밤도 어두워져서 그렇게 해산하고, 일본에서 챙겨온 해장용 라면이랑 된장국이랑 안주같은 것들 챙겨드리고 빠이빠이 했다.
이날도 숙소 오자마자 씻고 바로 의식을 잃었는데 중간에 넘모 오줌마려와서 일어난김에 밤하늘 봤더니 어머 시상에나 이렇게 맑고 예쁠수가.. 바로 삼각대 빼서 별사진 찍고 추워서 컵라면 하나 끓여먹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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