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미스로 실컷 쓴 글 날려먹고 다시 쓰는 글..
이왕 쓰는김에 내용에 살을 좀 더 붙여보기로 했다
바야흐로 식물에 첫 관심을 가지게 된건 약 5년전, 그러니까 고등학교 3학년 무렵
대학교 진학을 위해 여기저기 논술 원서를 써냈다
정시파였지만 어쨌건 예의상..
암튼 살면서 단 한번도 생명과학과 화학에 관심이 없었던 나였는데
쓰고나니 대부분 지원한 곳들이 생명과학과 수학이 필수응시였던가? 그래서 생명과학이란걸 공부를 해봤다
뭐 당연히 하고싶어서 하는건 아니었지만 이 생명과학을 공부하다가 유전파트에서 익히 유명한 "멘델의 완두콩 실험"을 접해버림
인생은 실전이라고, 그 때 실전이라는 핑계로 다육식물을 몇 그루 사온게 화근이라면 화근이었다..
암튼 그리 한참을 키우다가, 대학라이프를 즐기느라 식물에 시들해졌는데
최근에 코로나때문에 그냥 집에만 틀어박혀있으니 다시 식물이 눈에 들어와서 키우기 시작했다..
종류가 워낙 많아서..본격 스압은 이제 시작
첫 번째로, 옥상에서 키우고 있는 쑥갓
2021/04/18 파종
일도 그렇고 결국 다 먹고살자고 하는건데,
직접적으로 중간과정 생략하고 먹을걸 기르자! 하고 다이소에서 씨앗 사다 대충 심은게 너무나도 잘 자라고 있다
최근에 한 번 솎아내기 하면서 나온것들을 먹어봤는데, 쑥갓향도 약하고 무엇보다 새싹채소 특유의 그 거슬리는 향만 너무 강하다
튼실하게 키워서 우동에 넣어먹어야지
두 번째, 블랙베리 혹은 슈퍼복분자라고 불리는 개체
2021/04/04 이식
당근마켓 두리번거리다가 2주 10,000원에 판다길래 덥썩 사온 것
그 당시엔 잎 하나도 없이 오로지 줄기뿐이었는데
얼추 1달만에 이렇게 풍성해졌다
동네어르신들이 이거 뭐냐고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것 중 하나
???: 이기 머꼬?
아 이거..외국에서 키우는 복분자예
???: 아 그기 복분자라?
뭐 대충 이런 대화를 심심찮게 한다
세 번째, 아보카도
2021/02/08 파종
5알을 물발아 시켜서 그 중에 살아남은 딱 한 그루다
발아되기는 하나가 더 되었었는데, 컵에 띄우려고 박아둔 이쑤시개 뽑다가 부숴버렸다
어르신들이 제일 많이 물어보는 식물 1위
???: 야는 와 계란에서 뭐가 나오노?
실화다
아무튼, 얘는 열대/아열대 식물인데도 독특하게 월동온도가 아주 낮아서 가장 먼저 옥상에 나와있다.
네 번째, 레몬
2020/10/13 파종
동네 조깅하다가 갑자기 새콤달콤한게 땡겨서 근처 마트에서 레몬 3알 사다가 먹고
솜발아 시켰는데 10개 발아시킨게 다 나버려서 7그루는 당근에 나눔하고 남은 3그루
예전에도 저렇게 테이크아웃컵에 키우다가
올해 3월 29일에 직사각 화분 좀 큰 것 구해다가 3그루를 한군데에 모아심었는데
흙을 배합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비료폭탄을 떨구는 바람에
잎 다 떨어지고 줄기 처지고 죽어가는거 4월 14일에 새 흙에 마사만 좀 섞어서 다시 분리해줬다
1달만에 제법 살아나서 안도의 한 숨 쉬는중
참고로 저 때 비료폭탄 맞은 화분은 위 사진에서 쑥갓이 자라고 있는 적색 화분..ㅋㅋㅋㅋ
비료끼 빨리 빠지라고 소모성 작물 엄청나게 키우고 있는데 아직도 똥내가 올라온다
다섯 번째, 아프리카 바오밥
2021/04/06 파종
개인적으로 여태 파종한 씨앗들 중 파종 준비 난이도 원탑이었다.
껍데기가 어찌나 단단한지 뜨거운 물에 2일을 불려도 변화가 없기에,
네일버퍼로 일일히 씨앗 하나당 10분가량 투자해서 껍데기에 작은 흠집 하나 내고
다시 뜨거운 물에 2일 불리니까 그제서야 껍데기가 불어나길래 벗겨서 심었다
대신 발아랑 성장은 엄청나게 빠르다
외형은 사실 뒷산에 있는 잡초랑 아직까지 차이점을 모르겠지만, 잘 키우면 왕자님 하나 납치해주겠지..
어린 왕자 납치해오면 내가 잡혀가니까 만 20세 이상 건장한 성인으로..
여섯 번째, 페리에리 바오밥
2021/04/04 파종
얘는 야생에 단 200그루 가량 남은 희귀종이라던데
사실 잘 이해가 안간다
그도 그럴것이 아프리카 바오밥과는 다르게, 껍데기에 상처 안내고도 2일만에 퉁퉁 불어서 껍데기 벗겨 심었고
3일만에 떡잎 내밀더니, 우리집에서 지금 가장 크고 빠르게 자랐다
아빠가 가끔 지나가다말고 아프리카에 집 사둬야하냐고 물어보심
여담이지만, 잎이 윤기도 돌고 약간 팔손이 느낌이 나기도 하고, 아프리카바오밥보단 좀 더 이뻐서 정이 잘 간다
일곱 번째, 메로골드자몽 (청자몽)
2021/02/11 파종
저 당시에 한창 자몽요구르트 만들어먹는데에 빠져서
메로골드자몽을 거의 한 25알 가량을 까서 갈아먹었다
근데 이게 웃긴게, 메로골드자몽 자체가 일반 자몽을 오렌지와 접목시켜서 만든 품종이라 그런지
당도는 자몽보다 현저히 높은데 씨앗이 거의 없다시피하다
25알에서 나온 멀쩡한 상태의 씨앗은 단 3알
근데 그 중 한 알은 발아하다가 뿌파한테 전사하셨는데
다른 한 씨앗이 두 그루의 독립된 개체로 자라길랰ㅋㅋㅋㅋ
결과론적으론 다시 3그루가 됨ㅎ
레몬이랑 같은 시트러스류인데도 불구하고 완전 다른 모양을 보인다
자몽 잎이 무광이며 더 두껍고, 좀 더 원형에 가까우며, 끝은 둥글다.
여덟 번째, 애플망고
2021/02/11 파종
자몽과 같이 파종했다
그 당시 기억상으론 2주가량만에 발아를 했고, 초기성장속도는 그야말로 어마무시했다
뭔 아침이랑 저녁이랑 높이가 다르고 그랬으니..
허나 첫 잎이 다 자란 이후로는 그닥 빠르진 않은 성장세를 보인다
높이성장은 거의 관측이 안 되고, 그나마 새 잎들이 나올 때나 조금씩 같이 자란다
얘는 살짝 번외
아프리카바오밥인지 페리에리바오밥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바오밥나무다
발아 극초기에 뿌리가 나오고 있을 때, 테이크아웃잔 하나에 씨앗 3~5개가 같이 있었는데
뿌리가 나니까 분가시켜준다고 하다가 얘 뿌리를 반으로 잘라먹었는데
안 죽고 살아준다..
아마 추측이 맞다면 페리에리일거라서 더더욱 살아줬으면 하는 개체
떡잎과 본잎이 기형적으로 작게 자라서 조마조마하지만 잘 자라줬으면 좋겠다
아홉 번째, 밤
2021/05/05 파종
냉장고에 생밤이 있길래 오독오독 씹어먹다가
하나 던져두면 자라나? 싶어서 던져놨는데 진짜 자란다
조만간 화분들 빅카드 2차 관수 하고나면 테이크아웃컵에 상토 넣고 심어줘야지
열 번째, 여우꼬리선인장
얘는 역사가 가장 길다
위에서 푼 썰의 주인공이랄까..
생명과학을 공부하다 말고 울 집에 온 5년차 대선배
사실 한 1년 관심주다가 내가 바빠져서 그 후로 4년은 신경도 못 썼는데
아직까지 잘 살아있는게 너무 기특해서 조만간 분갈이하고 잘 키워볼 예정
열 한 번째, 만리향
2021/04/02 이식
아빠가 가끔씩 키워보고싶으시다고 노래를 부르셨는데 사오지는 않으시던 그 만리향이다
아마 사오면 엄마가 등짝을 때릴걸 아셔서 안 사오시고 계셨던 듯 한데
어느날 당근마켓 눈팅하는데 5천원에 올라와있길래 바로 사왔다
만리향은 사실 정보도 잘 모르고 하지만
식물이 다 거기서 거기지 뭐..동물보다 오백배는 쉽다
얘도 내가 흙을 배합해준게 아니라서 조만간 흙갈이 할 예정
열 두 번째, 열 세 번째, 열 네 번째 친구들
각각 십이지권, 스투키, 미니알로에다
얘네는 예전에 내가 잠시 플랜테리어를 주제로 조그마한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할때 팔다가 남은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원래 키울 생각으로 떼온 개체들이 아니라서 이 역시 목숨만 부지하고있었는데
다른 식물들 키우는 김에 관심 좀 줬더니 십이지권이 자구도 내고 꽃대도 올리기에 여우꼬리선인장과 함께 잘 키워 볼 예정
우측에 저 두꺼운 스투키 2개는 거의 다 말라서 쪼글해지고 뿌리도 하나 안 남아서 물 주면 쓰러지고 그러더니
요즘은 뿌리가 제법 자란듯 하다
여긴 아직 싹틔우지 못한 아이들이 머무는 곳
원래 식물들이 자라던 배양실이었는데, 쟤네가 독립하고 그냥 발아실이 됐다
내부엔 세라믹 발열램프가 있어서 27℃ 가량을 유지하는중
각각 왜성석류(파종 33일차), 안개나무(파종 20일차), 파파야&핑크벨벳바나나(파종 39일차) 가 자라고 있다
저 중에서 가장 기대가 큰 씨앗을 고르라한다면, 핑크벨벳 바나나다
이쁜 색감의 과실과 파릇하고 울창한 나무..
꼭 발아해줬으면 좋겠다
기존 배양실에 있다가 밖으로 나온 아이들
슬슬 기온이 올라서 실내온도가 25℃ 이상으로 계속 유지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다들 너무 성장해서 내부가 좁아진 이유로 그냥 방 하나를 통채로 내줬다
사진엔 안나오지만 쪼꼬만한 탁상용 선풍기로 바람도 쏴주는 중
원래 얘네는 이렇게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식물용 LED, 세라믹 발열램프, CPU쿨링팬, 그리고 습도가 낮을땐 가습기까지
거의 완벽하다시피 한 조건을 갖춘 환경이라고 자뻑해본다
이제 다들 너무 커 버린 나머지, 저기는 쓰일 일이 없겠지만
이런 정돈된 환경이 참 좋긴 했다
그리고 베란다에서 사진 찍고 있는 집사를 하찮게 바라보는 고양이
환기시킨다고 암막필름 발라둔 창문을 열었더니 닫으라고 시위하는 모습..
그나저나 털 깎아놨더니 완전 안습이네
아무튼 지금 키우고 있는 식물들 약 14종과, 발아중인 4종 외에도
씨앗상태로 보관중인 "립스틱나무" , "용혈수" , "쿠바대왕야자"
그리고 2달간의 춘화과정중인 "자이언트세콰이어"가 있다
얘네도 빨리 싹 틔워서 방 하나를 식물로 가득 채워버려야지..
PS. 블로그도 하나 운영중인데, 댓글도 안 달리고 서이신청 하고 다니기도 귀찮아서 식갤도 같이 병행하는 중이므로
혹시나 같은 사진이 박혀있는 블로그가 보인다면 도용으로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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