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잠깐 썰 뭐 쓸까 물어봤더니
댓글에서 이것만 우선 궁금해하니까 씀

우선
전역할 때 어차피 폐기처리할거라면서 갖고 갈건 가져가라고 해서
해군 전투모(검정색)
해군 우의(육군 장교우의렁 같은 모양. 색만 짙은 남색)
단화
해군 동하계 체육복 상하의 등등 여러개 갖고 나옴

실생활에서 요긴하게 쓰다가
일본 가면서 단화 빼고 위에 적힌 것들은 쓸려고 다 챙겨갔었지

자 이제 본론 시작

일본에서 살고 있던 어느날 밤
일기예보에서 안개가 짙게 낄거라는 말은 이미 들었지만
창문을 내다보니 진짜 짙게 끼어있는 거임

오 ㅆㅂ 이런건 찍어서 애들한테 보여줘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비도 살짝 내리고 있어서

전투모 쓰고
검정 상하의에 검정 신발
여기에 해군 우의 입고
손에는 폰만 들고 룰루랄라 거리면서
숙사를 나와 캠퍼스를 돌아다녔거든

당시 가시거리가 약 3미터 정도? 아니면 더 짧았음
그래서 지나가다 사람 마주치면 갑작스레 서로 뿅하고 나타나서 놀라고 했는데....

나야 사진 찍어서 카톡으로 보내면서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어느새 좀 거리 있는 곳에서 뿌옇게 빨간 불빛이
깜빡깜빡하는듯하더니
빛줄기 세개가 나를 향해 다가오더니

어라?
일본 경찰 2명하고 학교 경비원 아저씨 한 명이네?

이때 (나갈 때부터) 흑모 푹 내려쓰고
우의 모자도 푹 내려쓴 상태라
상대방은 내 코랑 입 밖에 안 보이는 상황

경찰들이 다짜고짜 일단 신분증부터 확인할테니 주세요
해서 폰케이스에 꽂아둔 재류카드 주고 보니 경비아저씨가 친한 아재
그래서 모자 벗으면서

옺상 이거 무슨일인에요? 하니까
경비아저씨는 나 알아보고
어 ㅇㅇ상 너 여기서 뭐하는거냐?

경찰은 아는 사람입니까?
경비 울 학교 학생이고 저기 기숙사 살고 있어요

이러면서 사정을 알고 보니

캠퍼스 돌아다니면서 마주쳤던 몇몇 학생들이
시꺼멓고 어두운 옷 입은 사람이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안개낀 상황에서
돌아다니고 있는게 무섭고 수상해보여서
학교 경비들한테 신고.

학교 경비들은 이 신고를 접수하고
기숙사와 캠퍼스 건물들(이라 해봤자 당시 시간상 도서관 정도지만)에
지금 캠퍼스에 어두운 색 옷을 입은 수상한 사람이 돌아다니고 있으니
안전을 위해 건물 안에 있어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때리고
경찰에 신고해서
나 찾으러 캠퍼스 돌아다닌거였음 ㅋㅋㅋㅋㅋ

뭐
신분 확인하고는 왜 돌아다닌거고 그 옷은 뭐냐고 묻길레
검정색은 원래 자주 입는 색이고 모자랑 비옷은 한국에서 군 복무하면서 받은건데
오늘 날씨 진짜 신기하지 않아요? 아니 게임이나 영화 같잖아요. 당연히 나와서 사진찍고 자랑해야죠하니까 피식 웃더라

그러면서 한국군 군생활 관련해서 여기저기서 주워듣고나 일본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던 것들 물어보면서 수다 떨었는데
그나마 확실히 기억 나는게
한국에서 군대가면 지렁이 먹어야 한다는데 사실임?
물어보길래
아닌데. 근데 해병대는 먹이는 미친놈들이 있음
이건 기억나네

나중에 설명해주기로는
이 때가 일본에서도 자기가 is라면서 테러 협박하거나 시도할려고 했던
미친 유학생과 외국인 교수들이 몇명 있었고
마약 소지 및 유통 그리고 이로 인한 범죄까지 일으킨 유학생들도 일주 있었던 와중이라(근데 왜 내가 아는 위 아래 사례는 다 파키스탄이랑 방글라데시인거지) 신고가 접수되어서 안전 확인차
왔던거라고 하더라고

여튼
일본에 살면서 그리고 그 전부터 학회나 세미나로 다니면서
정복이든 사복 경찰한테 신분증 검사 받은건 이때 처음이었음

그 전까지는 다른 우리나라 일행이나 중국인 일행들은 검사받아도
나는 항상 예외였거든

언제였냐에 따라 달랐지만 대부분
일본 애들(이래봤자 대학생 및 대학원생 그리고 간혹 몇몇 소재는 교수님들까지)이랑 일본어로
건담, 슈퍼전대, 가면라이더, 디지몬, 48/46 아이돌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이 때 항상 들었던 이야기가

저렇게 이야기하는 애가 일본인이 아닐리가 없다 였으니까
(속으로 그리고 나중에 경찰 가고 나면 일본 애들이랑 ㅋㅋㅋㅋㅋ 니 이제 한국인 아닌거 아냐? 덕이면 다 일본인되는건가? 하면서 웃었으니)

이걸로 한국 해군 우의 때문에 일본 경찰 뜬 썰은 끝!

군사글: 장교우의는 아직도 방수가 잘 되고 있어서 잘 사용하고 있다. 받은지 10년도 넘음

다음에는 또 다른 일본 썰 들고 오겠음

1. 야구 이야기로 일본 아재 및 할배들한테 술 얻어먹은 이야기
2. 육자대 아재(이좌. 우리나라로 치면 중령)이랑 술집에서 군사 이야기랑 vs 놀이하면서 논 이야기
3. 한국 육군 군부심부리다 털린 다른 유학생 이야기
4. 일본 재특회 회원 및 간부 몇명 전향시킨 이야기
5. 폭설로 고립된 후 식량 떨어져가서 국제 군필자끼리 산 넘은 이야기
또 뭔가 더 있는데 뭐있지

암튼 기대하지 않더라도 담에 썰 또 들고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