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추모 분위기가 극에 달한 4월 16일, 서울 광화문의 모처에서 모든 일은 시작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시위에 나선 1만여명의 시위대가 청와대로 진격의 깃발을 올렸을 무렵이었다. 

모두가 청와대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을 때,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가린 한 남성만이 고개를 푹 숙인채 휴대폰에 대고 누군가와 속삭였다.

"각하..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의경으로의 봉쇄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다간 초유의 사태가 올 수 있습니다!!"

"차벽은요?"

그녀가 차분하게 대답했다.

"그걸론 어림도 없습니다. 오히려 분노게이지만 높여놓은탓에 버스는 걸레가되고 태극기는 불쏘시개가 되고 말았습니다!!"

애끓는 그의 목소리에 그녀는 답이없다.

"이러다간 브라질에서 돌아오셔도 당장 머무를곳이...!"

"뭐 터뜨릴거 없나요? 디X패치에 연락해보세요."

"이미 다 터뜨린지 오랩니다. 이제 남아나는게 없습니다."

"해외 정보기관에 연락해서 여객기를 하나 더 추락시키세요."

"무립니다. 이제 더이상 묻을 방법이 없습니다!! 각하 결단을!!!"

"...."

그녀는 묵묵부답이다. 어마어마한 비장의 수를.. 그녀는 차마 꺼내들 수가 없다. 이것은 정권의 명운을 건 도박이다. 파멸, 하야까지 각오해야하는 문제다.

"...하세요."

침묵 끝에 그녀의 메마른 음성이 전해왔다.

"네?"

"실행하세요.. 작계 1506을..."

"예!!!!!"

남자는 비장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전화는 이내 끊어지지만 남자는 여전히 휴대폰을 불끈 쥐고 있다. 이윽고 그는 누군가에게로 전화를 걸었다.

수신음은 짧게 울렸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남자였다. 20대 초중반일 것으로 예상되며 한창 오후인 지금 시각에 이렇게 빨리 전화를 받는 것을 보면 직업이 일정하지 않은 모처의 아무개다.

"무슨 일이시죠, 장 요원님. 이렇게 전화를 다 주시고."

전화를 받은 아무개가 약간 불안한듯 물었다.

"청군, 일을 해줘야겠어."

"네?! 그 '일' 말입니까?"

"그래, 그 일! 왜 그러나. 설마 이제와서 그 위키가 아깝다는 소리를 하는건 아니겠지? 누구덕에 오타쿠들의 더러운 사이트가 그렇게나 성장했다고 생각하는거야!!"

"으...으윽!!"

청군이 반박하지 못하고 털썩 무릎을 꿇는 소리가 들렸다.

"어서 실행하게."

남자가 재촉했다.

"어서!"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다. 모든 이슈를 묻어버릴... 초유의 결과를 낳을... 선택의 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