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누가 나한테 화를 낸다던가 혼나게 되면 갑자기 어지럽고 평소에 몇배는 더 예민해짐 근데 집중이 안됨. 뭘 해도 손에 안잡히고 상사가 지시한 간단한 업무조차도 까먹어버림.

내 스스로 너무 모자라고 실수 투성이라 회사에 더 있으면 안될 거 같아서 퇴사했는데, 퇴사통보 하던 날에도 오전 업무까지는 봤는데 불안하고 실수할까봐 겁나서 몸이 벌벌 떨림.

사장한테 퇴사 통보하고 담배피고있는데 갑자기 호흡이 짧아지고 손발이 떨리더라. 그러다가 퇴사하고 집에 도착해서 누우니까 호흡은 괜찮아졌는데 갑자기 심한 두통이 몰려옴. 울거같다던가 그런 건 아닌데, 퇴사 후 막막하다는 생각 +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들고 그러더라.

머리로는 잘못된 생각인걸 잘 아니까 혼잣말을 존나 했음. "좀 쉬고 다른 데 알아보자. 스트레스 너무 받아서 그렇다." 이런 식으로

다음날 되니까 두통은 사라졌는데 이제는 너무 피곤하고 멍해짐.

옛날부터 상대방이랑 마찰 생기는 거 극도로 싫어해서 내가 맞춰주는 편이었음. 근데 내가 그 정도로 업무능력이든 일머리든  늘 부족했어서, 맞춰주다가 오히려 독이 된 경우가 많았음. 동등한 위치에서 시작했던 일이 어느 순간 내가 을이되고 상대방이 갑이되는 식으로 상대방은 지시를 하고 나는 시키는 대로 하고 시키는 대로 했는데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으니 늘 마찰이 생기고, 자존감은 떨어지고 살아온 세월이 실수 투성이였음.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는 게 사실 정상은 아니라고 생각은 함. 근데 이 글에 조금이라도 공감이 되는 사람이 있나해서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