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과는 상관도 없이 되어 버리고

더 이상 공격할 수도 없게 되겠지.

그래서 나는 혁명에서 고개를 돌렸어.

나는 이제 어느 누구에게도 예속되지 않겠어.

내게 파멸이 선고된다 해도,

나는 내 힘으로 쟁취할 수 있는 것을

그 파멸에서 쟁취하겠어.

나는 혁명에서

물러날거야.

이제 나는 개입하지 않고

관찰만 할거야.

내가 관찰한 것을

기록할거야.

그러면 적막이

나를 감싸겠지.

(숨을 헐떡이며 잠시 멈춘다)

내가 사라질 땐,

내 뒤에 남을 나의 모든 흔적도

지워버리겠어.

(셔츠를 집어들고 그것을 입으며, 천천히 자기 의자로 되돌아간다)

22. 가엾은 마라, 박해와 야유를 받다.

마라

(앞으로 몸을 숙이고, 축 처져서)

시몬느, 시몬느,

(장님처럼 응시하고 있다)

왜 이렇게 어두운가.

이마에 새 수건을 둘러 줘.

어깨에도 새 걸로 갈아주고.

추워서 떨고 있는 건지, 열이 나서 정신을 못 차리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어.

(시몬느는 이미 준비하고 서 있다가, 몸을 굽히고 손을 그의 이마에 올려놓는다. 수건을 갈아주고 열을 식히기 위해 부채질을 한다)

시몬느,

바스 (역자 주 : 마라가 살해당할 때 마라 집에서 함께 살았던 시민. 그는 마라를 도와 함께 일했다) 를 불러, 연설문을 받아쓰게 해.

프랑스 국민에게 할 연설문이야.

(시몬느, 깜짝 놀라 고개를 저으며 손으로 입을 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