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주 도명은 강남의 목주 출신이다. 성이 진씨이므로 진존숙, 진포혜라고도 한다. 황벽 희운의 법을 잇고 관음원 용흥사 등에 머물렀다. 지계가 엄정하고 삼장에도 정통한 학장이었지만, 학인을 교도하는 언행은 준열하고 분방하였다고 한다.

목주화상이 납자에게 말했다. "여기 오기 전에 어디에 있었는가?" 납자가 느닷없이 '할'이라고 목주에게 소리쳤다. 목주는 아주 차분하게 말했다. "노승이 너에게 한 방 맞았군". 납자가 또 "할"이라고 소리쳤다. 목주가 느슨하게 말했다. "세 번, 네 번 '할'을 한 후에는 어떻게 할래." 계속 할을 해대는 납자에게 더 이상 '할'을 할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물었다. 납자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당황했다. 목주는 갑자기 승을 내리치면서 "이 엉터리 같은 놈!"이라고 했다.

'약허'는 경솔하고 경박하다는 뜻이다. 속은 전혀 모르면서 수박 겉핥기마냥 겉치레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선법을 선양하는 데는 대오 철저한 종사가의 견식과 역량이 없으면 안 된다. 목주의 예리한 언동은 전광과 같았다.

평소 목주는 불교 교학에 조예가 깊은 학승들을 점검했다. 본칙에 나오는 납자도 참선학도로서,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목주 앞에 선 것이다. 그러나 용두사미가 되었다. '할'로서 목주를 제압해보려고 했지만 도리어 자신이 제압당했다. 임제의 '사할'을 살펴보면, 어느 때의 '할'은 금강왕 보검과 같고, 어느 때의 '할'은 대지에 웅크린 사자와 같고, 어느 때의 '할'은 탐간영초와 같고, 어느 때의 할은 소용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더 이상 '할'을 할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당혹한 승을, 목주는 바로 그 자리에서 무섭게 내리쳤다. "이 엉터리 같은 놈!" 사량분별을 완전히 부숴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