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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나는 두려움을 안다앱에서 작성

메리

2021.06.03 19:29:21

조회 69 추천 4 댓글 3

viewimage.php?id=29b8c034e0c12baf61b1e9bb13c675&no=24b0d769e1d32ca73fec8efa11d02831835273132ddd61d36cf614d09d49d54b5a4f7c563a4e4b9e5fd3e0231f3453dbe29814aacb6e2c1cab6906ebc744e634162d429e9287bfb5b6b1b8eab6c9b1f487188ec2191d147be660

귀신이나 공포영화에서나 보던 살인마.

그런 것들이 아니다.

나는 아빠를 죽이려 했었다.

그 두려움을 나는 안다.

아빠가 너무 미웠던 나머지 나는

술주정에 취해 곤히 잠든 아빠를 죽일 생각을 했다.

소리가 날까 싶어 주방 불도 켜지 않은채

뒤꿈치를 들고 까만 사방을 헤맸다.

식칼을 꺼내들었다.

식칼을 오른손에 쥐고

조심스럽게 아빠에게 다가가려 했다.

온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렸다.

그당시 아빠는 나에게 절대적이고 권위적이였으며,

유일하게 내가 살의를 갖고 있던 대상이였다.

매일 아빠가 집에 돌아오지 않길 빌었지만

언제나 그렇든 내게로 와

다음날에 기억도 나지 않을 술주정을 부리곤 했다.

아빠의 곁으로 가 무릎을 꿇고

식칼을 두손으로 꼭 쥐며 떨림이 멈추길 기다렸다.

1분 1초가 아주 느리게 지나갔다.

모든 감각들이 깨어나 예민했다.

그동안 상상을 했다.

갑자기 일어나서 칼을 뺐어들고 나를 죽이면 어떡하지,

당황하며 죽음을 벗어나기 위해 나를 달래는 아빠의 모습,

더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 후로 내 머리속은 하얗게 되었고

그 상태로 20여분간 가만히.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만큼

숨을 작게 쉬며 진정하려 했다.

아빠의 가슴팍에 식칼을 찌르려 하니,

또다시 내 심장은 온 몸을 뒤덮은 것 마냥 내 세상을 울려댔다.

나는 그날 식칼을 베개 밑에 두고 울면서 잠에 들었다.

일어났을 때는 엄지 손가락을 식칼에 베이고 말았다.

나는 두려움을 안다.

자식이 부모를 죽이려는 두려움을 안다.

고정닉 4

원본 첨부파일 1

20210519_00500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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